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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편견 논란
지난 7월 말. 경남 창원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집단 폭행했다. 무지막지한 폭행 영상을 보고 국민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리 사회의 ‘이주노동자 혐오의 민낯’을 보여줘서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이주민이 늘면서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포용성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주민들이 국내 일자리를 빼앗았다’거나 ‘이주민들은 강력범죄를 유발한다’는 편견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고, 이들이 모두 불법 취업자가 아니라 내국인이 기피하는 일자리에 낮은 임금을 받고 고강도 노동을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주민 63%가 혐오 경험…내국인 61%는 외국인 배척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주민 응답자의 63.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더 많은 이주민들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혐오를 경험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31일부터 8월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진 수치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8.9%에 그쳤다.
◆“외국인은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생각은 편견
외국인은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6년 수도권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외국인 범죄에 대한 오해와 편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더 위험하다’는 항목에 10.0%(50명)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으며 48.0%(240명)가 ‘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또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증가는 범죄율을 높일 것’이라는 항목에는 17.2%(86%)명이 ‘매우 그렇다’, 57.8%(289명)가 ‘대체로 그렇다’고 답했다.
최영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조사 보고서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나 미등록이주민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위험하고,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범죄율은 높으며 외국인 범죄는 대부분 미등록이주민(불법체류자)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분석했다. 편견이라는 얘기다.
◆외국인 범죄는 교통·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이 대부분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2만4984건이던 외국인 범죄 건수는 2016년 4만1044건으로 79.1%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범죄 유형을 살펴보면 시민들이 우려하는 폭력 등 강력사건보다는 교통위반,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범죄가 많았다.
2013년 5759건이었던 교통범죄가 2016년 1만1435건으로 증가했고,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기타 사건도 같은 기간 3378건에서 8672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 강력범죄는 2013년 703건에서 2016년 830건으로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범죄 유형을 살인으로 한정했을 때는 중국인 범죄자 비율이 다소 높았다. 2016년 국내에서 검거된 살인범(미수 포함) 995명 가운데 외국인은 108명으로 11%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외국인 인구 비율(3%)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65%로 전체 외국인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52.8%)보다 약간 높았다. 그러나 살인과 강도를 제외한 절도·사기 등 대부분의 범죄 유형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총인구 대비 중국인 비율(2%)보다 낮았다.
◆전문가 “외국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 정부가 바로잡아야”
조영관 이주민센터 ‘친구’ 사무국장(변호사)은 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형사정책연구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저지르는 범죄율 자체가 내국인보다 높지 않다. 외국인들이 범죄를 유발한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청와대 청원 등에서 (외국인) 문제가 제기됐을 때 정부가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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