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리로 부모형제와 조카들의 뒤바라지를 하는 장애인이 있습니다. 기자가 룡정시 개산툰진의 3급 지체장애인 자학청씨를 취재했습니다.
신을 깁는 재봉침소리가 귀맛좋게 들리는 가운데 자학청씨가 익숙한 솜씨로 망가진 신을 곱게 수리했습니다. 올해 56살인 자학청씨는 신수리를 해온 근 30년간, 매일 아침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시장 한모퉁이에 위치한 신수리소에 나왔습니다.
4남매중 둘째아들로 태여난 자학청씨는 소아마비후유증으로 3급 지체장애인이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간염, 신장염, 신경통 등 만성질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를 잃은 딸과 두명의 조카, 14년간이나 중풍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어머니, 그리고 형제자매들의 생계까지 책임지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녀동생 자옥진입니다.
<둘째오빠는 아버지가 돌아간후 20여년간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고생 많았습니다. 큰오빠자식들을 고중부터 연길에 보내 공부시켜 큰조카는 박사, 작은조카는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둘째오빠는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조카들을 공부시켰습니다.>
형님과 막내녀동생마저 장애인인 자학청씨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불쌍하게 자란 막내녀동생의 마음속 그늘을 가셔주기 위해 녀동생의 결혼식을 남부럽잖게 치러주었습니다.
막내녀동생 자옥결입니다.
<제가 결혼할 때 둘째오빠는 랭장고와 색텔레비죤, 세탁기와 이불, 옷을 사주었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저의 신랑에게 속옷부터 양복까지 첫날옷을 맞춰 줬습니다. 둘째오빠가 늙으면 잘 모시겠습니다.>
자학청씨는 자신도 어려운 처지에서 살고있지만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는 사랑의 손길을 보내는 마음착한 사람이였습니다.
이웃에 살고있는 소복향로인입니다.
<이웃으로 50년을 살았습니다. 그가 부모나 조카들에게 기울이는 정성에 탄복합니다. 그도 병으로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불쌍한 사람이 오면 수리비를 받지 않습니다. 하루에 10원정도 벌면 잘 벌겁니다.>
지금 자학청씨의 딸과 두조카는 모두 외지에서 사업하고 집에는 어머니와 형님, 녀동생이 함께 있습니다.
자학청씨입니다.
<응당한 일입니다. 형님과 동생들과 마음맞춰 행복하게 사는것이 제 념원입니다. 지금까지 저금은 없지만 조카들이 공부를 잘해 기쁘기만 합니다.>
자학청씨는 올 음력설에는 조카가 색시와 사돈님들을 모시고 집에 와 설을 쇤다면서 설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평생을 부모형제와 조카들의 뒤바라지를 해온 자학청씨는 지난해 <
연변 좋은사람>으로 평의됐습니다.
연변인터넷방송 김홍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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