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어요?”
매번 설명절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아이들의 반가운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피곤하고 힘들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듯한 행복을 느낀다는 전길억, 리정희씨 부부이다.
“아이들한테서 문안메시지나 전화가 올 때마다 그 이상 행복할수가 없어요. 아이들의 얼굴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구요…”
수더분하고 인심 좋게 생긴 전길억(52살)씨가 흐뭇한 어조로 내뱉는 말이다.
현재 17명의 고아, 장애아이, 결손가정의 아이를 돌보고있는 그가 이 아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것은 8년전의 일이다.
1992년에 안해와 함께 로씨야장사길에 올랐다가 얼마간의 목돈을 쥐고 2006년말에 왕청현으로 돌아온 그는 간질병에 걸린 아이가 집식구들의 버림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의 고통을 어찌 보고만 있을수 있겠느냐"며 그 아이를 데려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기 시작했다.
로씨야에 있을 때에도 어려운 동포들을 말없이 도와나섰던 그가 한 장애아이를 친자식처럼 열심히 돌보아준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 둘 그한에게 오갈데 없는 아이들을 데려왔다.
마음씨 고운 그들 부부는 부모사랑을 못받고 자라는 외로운 아이들을 나몰라라 할수가 없어 그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그들 부부는 소란스럽고 집을 못쓰게 만든다는 리유로 반년동안에 세집을 여섯번이나 옮기기도 했다.
고민끝에 그들은 2007년에 왕청진 사북촌에 130평방메터 되는 집을 새로 짓고 봉고차까지 사서 아이들을 안전히 학교에 데려가고 데려오군 했다.
그리고 생활원천을 마련하기 위해 2008년에 80헥타르의 경작지를 도급맡고 농사를 짓는 한편 400마리의 돼지와 소, 양, 닭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밭농사에 경험이 없는 그들은 결국 2년만에 손해를 보고 재작년에 “사랑의 집” 양로원을 꾸려 자금난을 해결함으로써 아이들을 돌보고 또 6명의 빈곤로인까지 무료로 보살펴드렸다.
지난 8년 사이에 그들은 도합 30여명의 고아, 장애아이, 결손가정의 아이를 돌보아주었다. 그들가운데는 조선족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족아이도 있었고 소학생, 중학생이 있는가 하면 대학이나 직업고중을 졸업한후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청년도 있었다.
현재 수십명의 로인을 친부모님처럼 살뜰히 모시면서 불우아이들한테 모든 정성을 다 쏟고있는 전길억, 리정희씨 부부는 또 작년과 2008년에 두차례나 왕청현자선총회를 통해 지역사회의 빈곤호에 1만킬로그람의 입쌀을 기부하는 아름다운 선행을 보이기도 했다.
연변일보 차순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