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메달소식이 가장 뿌듯…남편 원망 안해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4월30일 09시50분    조회:200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조선족씨름하면 업계 사람들은 당연히 연변성주청소년체육클럽의 리설봉관장을 떠올린다. 지난 십수년간 그의 제자들이 전국대회서 수많은 메달을 앗아오며 연변, 나아가 길림성을 위해 영예를 크게 떨쳤기때문이다.

2013년, 리관장은 여러 난관들을 극복해내며 제1회 “주덕해컵”중국 조선족씨름대회를 성공리에 주최해 연변의 위상을 높였을뿐만아니라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한 씨름의 부활을 위해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씨름을 위해 애면글면하는 리관장의 뒤에는 항상 안해 리순란(42살)씨가 있다. 끼니를 걱정 할 정도로 힘든 시절을 함께 하면서 늘 남편 뒤에서 묵묵히 내조하면서 남편의 꿈을 위해 조용히  곁을 지켜나선 그녀, 안해로서, 엄마로서, 녀자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길가에  피여난 이름모를 들꽃마냥 조용히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고있었다.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는 “내조의 녀왕”-“평강공주”로 불리운다. 2001년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온 남편의 한마디가 “올림픽 무대에 조선족 씨름선수를 보내 메달을 따내는것이 내 평생의 꿈이다”였다. 청천병력이였다. 점점 잊혀져가는 비인기 종목인 민족씨름인데다 더욱이 돈벌이도 안되는걸 한다니 웬 날벼락인가 싶어 언성을 높였지만 결국 남편의 고집을 꺾을수가 없었다. 대부금을 맡아 연길시 교외에 체육관까지 마련해놓고 학생모집을 다니는 남편을 그녀도 무작정 말릴수는 없었다.

“결혼한지 20년도 넘었지만 저희 아직 세집살이 해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나 싶어요” 담담하게 얘기하는 그녀였다. 10여명의 교련과 일군들의 로임까지 지불하며 체육관을 꾸려가고있는 이들부부가 아직 집 한채 자신들의 이름으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왠지 뭉클해났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조선족씨름은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들 꺼리는 비인기 종목이라 부모들이 아이 보내기를 꺼리다보니 체육관을 찾아온 애들은 주내 각 지역 농촌에서 이불짐 싸들고 온 애들과 고아원에서 온 아이들이 대부분이였다.

“신경 쓰지 말고 당신 꿈을 이루라며 남편을 다독이긴 했지만 정말이지 앞날이 캄캄했어요”

남편의 사직으로 생계는 이제 복장점을 다니며 받는 리순란씨의 400원 월급으로 꾸려가야만 했다. 세식구가 살림하기에도 빠듯한 돈으로 체육관 아이들까지 책임져야 하니 캄캄할만도 했다. 다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라 얼마 안되는 식비도 주면 받고 없으면 받지 못했다.

“손에 돈은 없지  한창 식욕이 왕성한 아이들이라 끼니를 에울수도 없고...그때 처음으로 도매시장에 가서 체육관 아이들 때거리로 채소와 돼지고기를 외상으로 들여왔어요. 지금이야 넉살좋은 아줌마가 다 돼서 괜찮지만 그때는 얼마나 부끄럽고 서럽던지...”

풍족한 집안에서 남부러울것없이 자란 그녀가 한창 멋부릴 20대에 시장에서 10전, 20전으로 상인들과 옴니암니 캐며 싱갱질하고나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단돈 1원 뻐스비도 없더란다. 두손 가득 채소를 짊어지고 그저 하염없이 집으로 걸어 가는데 어찌나 서럽던지 그대로 길바닥에 퍼더버리고 앉아 엉엉 울었단다.

그러고는 또 언제 그랬냐 싶게 부엌에서 홀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어 아이들을 먹이면서 가타부타 남편에게 싫은 소리 한적 없었다. 새벽까지 가져온 옷감으로 부업까지 하면서 받는 월급을 쪼개서 쌀과 채소를 사고 모자라면 또 외상으로 사오고 그러기를 반복하면서도 그녀는 생활비로 남편한테 바가지를 긁지 않았다.

아이들이 주내 크고 작은 씨름경기에서 성적을 내며 입소문을 타자 체육관으로 학생들이 하나, 둘식 모여들어 이제는 90명을 훌쩍 넘긴 제법 몸집이 큰 체육관으로 됐다. 그래도 대부분 농촌아이들과 고아들이다보니 면비로 주숙까지 책임져야 한다. 부엌일은 여전히 그녀 전담이다. 도우미를 쓸 돈으로 아이들에게 고기 한점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때문이였다. 이들부부가 지난 10여년간 애들한테서 무상으로 지급한  식비만 해도 100여만원이 된다.

“세집도 13번이나 옮겼어요” 거칠어진 두손을 맞잡고 미소를 짓는 그녀다.

오르는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서 짐을 싼 경우가 많다. 그동안 이사짐 나르는 일도 그녀 혼자 해냈다. 체육관 일로 바쁜 남편한테 부담주기 싫어서였다.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웬만한 일에는 눈도 깜작하지 않는 그녀라지만 집세가 감당이 안돼 쫓기듯이 이사를 다닐때면 너무나 막막하여  참아왔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가끔은 모든걸 포기하고 훌쩍 떠나고싶은 마음도 굴뚝같이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았다. 그럴때마다 마음을 눅잦힐수 있었던것은 “아이들이 국내 크고작은 경기에서 메달을 따왔다는 소식”이였다. 씨름으로 전전하며 오로지 씨름 하나만 보고 사는 남편이 메달을 쥐고 좋아 어쩔줄 모르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날들을 잊고 같이 기뻐해주는 그녀다.

이들 부부는 크게 싸워본적이 없다. 웬만해서는 그녀가 남편말에 따르기때문이다. 경기에서 져도 무조건 잘했다고 응원한다. 잊혀져가는 민족씨름을 부활시키겠다는 남편의 의지만으로도 존경스럽기때문이란다.

시집와서 지금까지 나들이 옷 한벌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남편의 뒤바라지를 하는  그녀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남편때문에 고생이 많다"고 안스러워 한다. 그래도 그녀는 요즘에는 고생한 보람이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무엇이 행복의 기준인지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어쩜 평생 세집살이로 전전긍긍해도 남편 원망은 안할거에요. 내 운명이구나 내가 해야 할일이구나 할뿐이죠...”

씨름인의 안해 리순란씨의 생각이다.


연변일보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길림성 룡정시에는 은사님사랑에 참된 진정을 다 바치는 이가 있는데 그가 바로 중화효경본보기상과 길림성《유자의 소》상 수상자 박금철(54세)씨이다. 박금철은 1993년부터 민정사업에 참가했는데 사업의 수요로 2001 년 7월부터 룡정시영예원 원장직책을 맡게 되였다. 일심정력으로 사업해온 박금철은 당조직과 사회의 ...
  • 2013-08-27
  • 왕평평학생가정에 위문금을 발급 일전 장백세관 해당 책임자들과 인터넷 글쓰기능수이며 《장백의 좋은사람》으로 불리는 김영화는 장백조선족자치현 신방자진 신방자촌의 왕평평학생가정을 찾아 위문금과 생활용품을 전해주었다. 올해 17살난 왕평평은 우수한 성적으로 고중입학시험에 합격되였다. 하지만 가정경제난으로...
  • 2013-08-26
  • 오늘은 개학날이지만 연길시성주구락부 초중 2학년 김철학생은 학교교실이 아닌 병원의 병실에 누워있어야 했다. “긴장하지 마세요. 수술이 잘될수 있으니까. 수술후 주치의사말을 잘 듣고 접착현상이 없도록 하면 운동에도 영향주지 않을거예요.” 연변제2인민병원 외과병동에서 이제 곧 수술실로 들어가게 될...
  • 2013-08-22
  • 안도현 석문진 룡흥촌로인회의 로인들은 마을의 빈곤호와 일손이 바쁜 이웃을 돕는것을 락으로 삼고있다. 황룡복(77세)회장이 이끄는 이 로인회에는 로인 26명이 있는데 최고령 로인은 박봉출(87)할머니이다. 로인회에서는 2.5헥타르의 활동지를 다루어 해마다 7천여원 수입, 기타 수입까지 합치면 1만여원의 수입이 있다....
  • 2013-08-21
  • 축수연의 한 장면 8월 15일, 연변주 왕청현 왕청진 대천촌에서는 박해봉, 조명숙, 김만수 등 19명의 80세이상 로인들에게 《건강축수연》을 마련해 올리는것으로 로인절을 경축하였다. 더덩실 춤을 추는 86세 오순복할머니. 왕청호텔에서 진행된 축수연에는 왕청진정부 진장 고명학, 진로인협회 회장 김희숙을 비롯한 관계...
  • 2013-08-18
  • 왕청현로간부국 업무과 김수한과장(53살)이라 하면 로간부들은 “그는 우리들의 수호신이자 자식과도 같은 귀중한 존재”라고 치하해마지 않는다. 로간부들의 어려움을 자기의 어려움처럼, 로간부들의 기쁨을 자기의 기쁨처럼 대하면서 평범한 일터에서 평범치 않은 실적을 쌓아가고있는 김수한과장을 찾은것은 ...
  • 2013-08-15
  • 대련시에서 근무하는 한금연씨는 일전 남편과 함께 한국행으로 량가 부모님을 뵙고 돌아온후 소비패턴을 크게 바꿨다. 량가 부모님의 경제지원으로 대련에 집, 자가용을 마련하고 둘 다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부부는 모두 외동자식인데다 부모님 모두 외국에서 수년간 로무로 일해 씀씀이가 헤픈편이였다고 한다. 이번...
  • 2013-08-15
  • 8일 9시경, 천막밖은 비바람이 세차지만 이웃절을 맞는 연길시 건공가두 장해사회구역 사무청사마당은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남녀로소들로 북적거렸다. 이 사회구역의 교위, 남원, 재천, 천신 아빠트단지에 사는 로인들중 조선족전통음식을 만드는데 솜씨가 있는 로인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민들을 대접하는 이웃절잔치...
  • 2013-08-14
  • 8월 11일 돈화시조선족씨름협회 박경철주석의 위탁을 받고 씨름협회 비서장 최봉진일행 5명이 8.15 로인절을 맞으며 돈화시 태평령조선족탁로원(托老院)을 찾아가 로인들을 방문하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여러가지 과일, 위문품과 500원의 현금도 전달하여 로인들을 기쁘게 해드리였다. 돈화시조선족씨름협회 최봉진 비서장...
  • 2013-08-13
  • 8월 10일, 연변주 왕청현교육국로년총회에서는 《8.15》로인절을 맞이하면서 연변에서 처음으로 되는 집단팔순경축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집단팔순행사에는 림송준, 서정만, 박영봉, 김경호를 비롯한 9명의 80세 리퇴직교원들이 참가했는데 선생님들의 밝은 얼굴에서는 자식들과 친척, 제자, 동사자, 현교육국당위, 현...
  • 2013-08-13
  •      (오른쪽으로부터 윤동주장학회회장 허응복, 지원자 주룡린, 길소성학생, 소성의 어머니)   1996년2월, 길림성 룡정시 축산국부국장직에서 퇴직한 주룡린(76세)은 베풀기를 즐기는 분이다.    줄곧 농촌 축목계통에서 사업하며 한때는 조직의 파견으로 촌장직도 맡았던 주룡린은 고...
  • 2013-08-12
  • [기획-조선족농촌을 가보다] 반석시 서북방향 반장(반석-장춘)도로 10킬로메터 지점에 위치한 반석시 조양산진 지부조선족촌, 2012년에는 세멘트포장도를 가로세로 반듯이 닦아 동네가 한결 훤해지더니 금년에는 또 촌사무실 및 로인활동실 신축공사를 시작해 마을주민들은 심정이 흐뭇하다. 《동네주민들이 대부분 외지로,...
  • 2013-08-12
  • “이웃과 물업, 소방대원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불도 제때에 꺼 화재손실을 줄이게 되여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지난 7월 15일, 집에서 료리를 하다가 실수로 화재가 발생해 배연기(排烟机)에 불이 달리고 주방천정에까지 불이 번지면서 큰변을 당할번했던 류병걸로인은 당...
  • 2013-08-08
  • 절강(浙江)성 건덕(建德)시 신안강(新安江) 강변에 하애(下涯) 습지가 있는데 산이 푸르고 물이 맑으며 기후가 맞춤해 아주 살기 좋은 곳이다. 7월부터 9월까지 하애습지는 아침과 저녁의 일교차로 인해 안개가 피여오르는데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선경과도 같다. 이때면 습지의 고기잡이 배의 등불쇼가 인기를 얻게 되는데...
  • 2013-08-07
  • 개짖는 소리가 적막감을 깨우는 자그마한 시골마을이다. 마을입구에서 왕진가방을 멘 할아버지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기자를 맞아준다. 그는 “산골이라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젊은이들 다들 떠나고 로인들만 남아서 이렇게 조용하다”면서 “홀로 남은 로인네들 이런데서 갑자기 병이라도 걸리...
  • 2013-08-07
  • -86세 고령의 리직휴양간부 최채봉할머니를 찾아서 안도현 명월진의 한 양로원에는 지난세기 50년대 녕하, 하북, 길림, 료녕 여러 민족 참관단의 일원으로 조국의 수도 북경에 가서 류소기, 주덕, 진의, 하룡 등 당과 국가 지도자들의 접견을 받고 그들과 함께 소중한 기념사진까지 남긴 86세 고령의 리직휴양간부 최채봉할...
  • 2013-08-05
  • 오랜만에 남기는 동창사진   (흑룡강신문=칭다오) 김명숙기자= 흑룡강성 오상조선족고급중학교 86기 동창모임이 지난 7월 27일 칭다오에서 있었다.   이번 모임은 24년만에 가지는 것으로 칭다오를 비롯 웨이하이, 스촨, 베이징, 텐진, 장쑤, 하얼빈, 상하이, 한국 등 곳에서 20여명 동창들이 찾아와 뜻깊은 모임을 가...
  • 2013-08-01
  • 강미옥녀성이 량정숙로인에게 옷을 입혀주고있다. 룡정시 북신사회구역 강남17조에는 이웃에 사는 80세 독거로인을 6년째 친정어머니처럼 살뜰히 돌봐드리는 녀성이 있다. 올해 46세인 강미옥녀성은 원래 량정숙로인의 이웃에 살고있었는데 이런 이웃관계로 홀로 계시는 로인을 돌보게 되였단다. 강미옥녀성도 생활형편이 ...
  • 2013-08-01
  • 돈화시공안소방대대에는 특수한 편제외"장병" 한명이 있다. 그는 일반 소방장병들과 함께 밥을 먹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고 훈련에도 참가한다. 특수한 점이라면 이 “장병”은 주말이면 부대에 나타나고 다른 장병들과 교류할 때 말 대신 손짓과 글을 사용한다는것이다. 그가 바로 돈화시소방대대...
  • 2013-08-01
  • 연변주 왕청현 천교령림업국 태양림장에는 안해가 선천성 소아마비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사람들처럼 걸어 다닐수 없고 남편 역시 지력장애로 넝마를 주어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이 있다. 이들 부부의 결합은 그들의 생활에 남들은 상상도 못할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그들 부부는 서로 의지하고 이끌고 밀어주면서 조...
  • 2013-08-0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