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밀짚모자 쓰고 마늘 수확… “시골처녀” 다 됐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7월15일 16시04분    조회:157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훈춘시 밀강향의 깊숙한 산자락,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인 밀강촌에는 수려한 산세만큼이나 자랑할만한 아가씨가 있다. 흙을 만지며 여생을 보내려는 성공한 은퇴자도 아닌, 자연속에서 아이들을 기르고픈 젊은 가족도 아닌, 그냥 “젊은 처자”이다. 29살 꽃다운 나이에 밀강촌을 누비며 “대학생서기”로 맹활약중인  조미용(29살)씨, 그녀는 시골이야기에 푹 빠져사는 도시처녀 같은 시골처녀이다.

오늘도 이른아침부터 동네 곳곳을 누비는 “처녀서기” 미용씨의 야무진 포부를 만나본다.

조미용(29살)씨는 지난 2010년에 장춘대학 계산기학과를 전공하고 교수의 추천으로 소위 잘 나가는 외국기업에 취직할수 있는 기회도 마다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대학생촌간부를 선택했다.

“외지로 나갔던 많은 선배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다 다들 고향으로 돌아오더라구요. 저도 겁이 덜컥 났어요. 과연 내가 그 경쟁에서 살아남을수 있을가? 어쩌면 그 우려때문에 제가 이곳 시골을 선택했을지도 몰라요”

요즘 20대가 흔히 하는 고민에 빠졌던 조미용씨였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온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미래를 생각하면 뭘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래를 생각하면 두근거려요. 제가 시골체질인가 봐요. 호호…”

언뜻 어리고 연약해보이지만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야무지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채우고있는 그녀만의 강인함이 느껴졌다.

2010년 10월, 그녀는 밀강촌지부 당서기 조리로 시골로 내려왔다. 장성하면 시골을 떠나기 바쁜 젊은이들이 대부분인 요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취직에 실패하니 시골에 내려온것 아니냐”는 눈빛을 보내오는이들도 있었다. 미용씨의 부모 역시 반대했다. 큰 도시에서 출세하라고 힘들게 농사지어 대학에 보냈는데 다시 시골에 돌아오겠다는 딸을 반길수만은 없어서였다.

막상 시골생활도 결코 쉽지 않았다. 삽도 호미도 잡아본 일이 많지 않았던 그녀는  생소한 육체로동을 이기지 못해 병원에 다니며 물리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이였다. 그러다 큰 도시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가끔 사진을 보내올 때면 은근히 부럽기도 해 혼자 울기도 했지만 또래라고는 없는 동네에서 함께 고민을 털어놓을이 하나 없었다.

“그냥 포기할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굳게 다잡았죠.” 손놓고있을수 없었다는 조미용씨이다.

그는 일부러 저녁때 일일드라마 할 시간이 되면 동네 할머니들 집에 놀러갔다. 그리고는 할머니와 드라마내용을 주제로 이야기도 나누고 장단도 맞추고 응석도 부렸다. 농번기에는 일손도 돕고 마을로인들의 건강문제 그리고 공문서 하나하나까지 직접 도와나섰다. 소소한 민원부터 시설보수 등 마을일이라면 미용씨가 나서지 않는 일이 없다. 눈이 어두운 어르신들을 위해 먼 이국타향에서 자식들이 보내온 편지도 읽어드리고 교통이 불편해 시가지로 약 사러 가기조차 힘든 사정을 알고는 정기적으로 어르신들을 대신해 약을 사다드리기도 했다.

밀짚모자를 쓰고 양파와 마늘 수확을 돕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한두달 저러다 말겠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마을 주민들의 태도도 드디여 달라졌다. 지난해 5월 그녀는 마을 어르신들의 강력추천으로 부서기로 선출됐다.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기가 무섭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마을일에 그녀의 발길이 안 닿는 곳이 없다보니 밀강촌 어르신들에게 조미용씨는 이제 어디 내놔도 자랑스럽고 아까운 “우리 서기님”이 됐다.

“나중에 조건 좋은 취직자리가 생기면 저도 아마 떠나겠죠. 그때가 되면 마을 어르신들 떠나기가 무척 가슴이 아플것 같아요. 지금은 떠난다는 생각을 않고 열심히 일만 할거예요”라고 말하는 그녀다.

한창 멋 부릴 나이에 시골에서 자신의 미래를 조용히 설계하고있는 조미용씨, 농촌에 정착한 “시골처녀”의 래일은 두근거림으로 벅찬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남편이 사망한 뒤 같은 무덤에 들어가고싶지 않다며 이른바 “사후(死後) 리혼”을 신청하는 녀성들이 늘고있다고 일본 슈칸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사후 리혼”은 법률용어는 아니다. 배우자의 죽음 이후 “인척관계 종료 신고서”를 제출, 배우자의 혈족과 관계를 끝내는것을 “사...
  • 2016-09-26
  • 영매처녀의 화상처치를 해주고있는 연길익수당종합문진부의 의료진   “25살 처녀 화상후 치료비걱정에 눈물”이라는 기사가 최근 인터넷길림신문에 발표되면서 룡정시 천보산진에 살고있는 한 처녀가 화상을 입은후 치료비걱정에 울고있는 안타까운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회의 따뜻한 지원의 손길이 이...
  • 2016-09-22
  • 28살 젊은 나이에 한 살배기 아들을 중국 하얼빈에 두고 부산의 방직공장으로 돈 벌러 한국에 왔던 조선족. 식당 주방일과 홀 서빙 등으로 전국을 전전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아 귀화도 하고 30대 후반에는 번듯한 호프집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는 사람. 하지만 이를 시샘이라도 한 걸까? 승승장구하던 시절 갑자기 찾아온...
  • 2016-09-20
  • 최근 들어 배우자를 여의고 홀로 고독하게 살던 로인들이 마음 맞는 상대를 찾아 생활면에서 서로 의지하고 말동무도 하면서 로년을 즐겁게 보내는 로인들이 적지 않다. 일명 “황혼의 로맨스”라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재산을 탐내 주동적으로 접근하여 황혼로맨스 “사기극”을 펼치는 사건...
  • 2016-09-18
  • 권희숙 안산국제비즈니스고 교장이 안산 최초의 외국인 전교학생회장 기디연 군을 격려하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기디연 안산국제비즈니스고회장 탄생 학급서 '솔선수범' 6명 후보 제치고 당선 "서로돕는 한국문화 세계에 알릴것" 포부 권희숙 교장 "함께하는 프로그램" 강조 "저는 비록 한국사...
  • 2016-09-12
  • 지난 8월 17일, 닛시푸드 연변지사 사무실에서 김파(35세)씨를 만났다. 김파씨에 따르면 상해닛시푸드유한회사는 15년간 부자아빠김치를 비롯해 청록원 훈제오리, 화랑쌀, 어사또 등 세개의 자체 브랜드를&nbs...
  • 2016-09-08
  • 연길시 려객운수소(북역) 맞은켠 예지성무용요가학원에 가면 70대 할머니가 있는데 로인답지 않게 체력이 빼여날뿐만아니라 어려운 동작도 척척 잘 소화한다는 소문을 듣고 23일, 무작정 그곳으로 찾아갔...
  • 2016-08-28
  • 력사적인 도시로 일찍이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의 국도였고 수나라때 대운하가 개통되여 강남쌀의 수송지로 활력을 과시으며 항주와 더불어 “천상천당 지하소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번영한 소주는 오늘날 많은 외국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서로 다투어 찾는 명승지이다. 소주에서도 우리 조선족은 활약하고 있다...
  • 2016-08-24
  • 어린 시절 접한 사진 한장의 감동이 한 남성의 일생에 불꽃을 일궈 만리장성에 헌신하게끔 이끌었다. 국내언론들이 소개한 영국인 윌리엄 린드세이(60세·William Lindesay)의 이야기이다. 1967년 당시 11살의 그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세계지도책에서 만리장성의 사진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만...
  • 2016-08-17
  • 니쯔 하루꼬(자료사진) 일본 도꾜의 하네다(羽田)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 5개밖에 안되는 5성급 공항(일본 하네다공항, 한국 인천공항, 향항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뮌헨국제공항)에 든 공항으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한 공항”이미지를 영위하고있다. 그 미명과 함께 청소를 극치에 도달시킨...
  • 2016-08-16
  • 최설학생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는 박선옥할머니(오른쪽) 8월 4일 아침,연길아리랑방송 《나눔과 행복》프로 현장에서 연길시 로인뢰봉반 성원인 72세 박선옥할머니가 지선당에서 어렵게 공부하다 대학에 붙은 최설(원명 최설매)학생에게 대학등록금에 보태라며 1200원을 쥐여주었다. 최설학생은 4살에 엄마사랑을 잃고 조양...
  • 2016-08-13
  •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왼쪽)씨는 딸과 둘이 있을 때는 중국어만 쓰기로 딸과 약속했다고 한다. “엄마가 외국어 선생님이 됐다고 딸이 너무 좋아해요!”   12년 전 시집온 중국인 오건금씨 구미 상모초교 등 3곳 강사 맡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43)씨는 만나자마...
  • 2016-08-11
  •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에 사는 중국 출신 결혼이민여성이 모국에서 봉사활동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18명과 자원봉사자 10명은 지난 9일부터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서 민간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주민에게 생필품을 지원하고 농사활동을...
  • 2016-08-11
  • 팔순 할머니 한분이 식사후 집부근 산책도중에 배낭 하나를 주었는데 안에는 금은악세사리, 호구부, 은행카드가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하여 제자리에서 3시간 남짓이 기다렸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어쩔수 없이 배낭을 단지에 부탁하였다. 8월 3일 오후, 분실자 박녀사가 단지에서 자신의 배낭...
  • 2016-08-06
  • 강소성 복광미농민 온 가족을 데리고 46년 전 제2고향 도문 달라자에 왔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성실로 내용을 이뤄가는 것이다”는 명언이 있다. 필자가 일전에 만난 복광미씨는 바로 이 명언의 주인으로 성실로 인생을 가꾸는 사람이였다. 이런 일이다. 지난7월 17일 오전 10시경, 필자는 도문시 석현...
  • 2016-07-28
  • 왼쪽부터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취·창업지원교육과정에 참여중인 리우유핑, 후메이좬, 리쇼우리씨. 평택/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우리가 잘 배워서 잘 돼야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고 힘들어도 꼭 취·창업에 성공하겠습니다." 경...
  • 2016-07-27
  • 누군가의 지나온 삶에 대해 물어 보고 기록하는 행위는 흥미로운 작업인 동시에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지나온 삶이란 드러내고 싶기보다 감추고 싶은 영역이 더 많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태희(가명)는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태희...
  • 2016-07-23
  •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태교로 영어를 배우는 예비엄마들이 수두룩하다. 글로벌시대에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수 있는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열풍에 요즘 중년의 나이를 잊은 채...
  • 2016-07-21
  • 강오금   강오금(75세): 계속 민족교육에 몸 담그련다   심양시교육국 부국장급 순시원으로 있다가 퇴직했다. 퇴직직전에 심양시에는 6개 조선족중학교와 30여개 조선족소학교가 있었다. 처음 심양시교육국에서 근무할때는 나 혼자 조선족이였다. 나중에 십여명 조선족들이 교육국에 오게 되였고 심양시의 민족교...
  • 2016-07-19
  • 29일 오후 중앙민족대학 한어문문학학부 62급 동창들이 장춘 설월산호텔에서 “황혼의 삶 탐구”를 주제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북경, 상해, 심양, 대련, 할빈, 연변 그리고 한국에서 온 이들...
  • 2016-07-19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