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박씨의 목소리는 어딘지 수줍지만 시원시원하다.
그는 "동네바보"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얼마 안되는 월급까지 쪼개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다고 동분서주하니 “바보”로 불리울만도 하겠다.
“세상에서 나눌수 없을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나눌순 있잖습니가?”
박씨는 오히려 이렇게 되묻는다.
박춘권씨의 이 선행은 지난 2001년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서 제작한 프로인 “사랑으로 가는 길”을 시청하고나서부터 시작됐단다.
“문득 지독하게도 가난했던 어린시절이 생각나더라구요”라고 말하는 박춘권씨.
그는 어린시절 공부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단다. 그런 기억이 있기에 박씨는 어려움으로 공부를 그만둬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도움을 기다리는 이의 간절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때문이다.
8년전 어느 하루는 퇴근하는 뻐스안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에게서 안도현 량강진의 어느 시골에 비싼 등록금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된다는 한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게 되였단다.
“바로 그날로 량강으로 갔어요”
2시간도 넘는 길을 달려 늦은밤 량강에 도착한 그는 아이를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돈 걱정일랑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라”는 부탁을 했단다.
그렇게 사정이 딱한 아이들과 하나둘씩 인연을 맺어가다 박씨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들을 끝까지 도울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다.
박춘권씨는 “렴치불구하고 기업이나 단체들을 무작정 찾아다녔죠. 미친놈 취급 당하면서도 아이들이 공부만 편하게 할수 있다면 뭔들 못하겠어요”라고 말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그런 그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후원해주겠다고 나서주는 고마운 사람들도 하나둘 늘어났다.
어린시절 가난에 맺힌 한때문에 “쌀 한 항이리 옆에 놓고 먹는것”이 평생소원이였다는 박춘권씨는 이제 다른이에게 “퍼주는 삶”을 살면서 “동네바보”로 불리워도, 마은만은 부자로 살고있다.
박씨는 수십년간 곁에서 함께 고생하는 부모님께 미안하다고 했다. 종종 부모님이 “우리 형편에 좀 그만해라”고 타박할때도 있다. 그때마다 그는 “배 곯지않는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라며 웃어넘긴다.
도와줬던 아이가 남보란듯이 성공해서 찾아오면 그날만큼은 잔치날이라는 박춘권씨, 가난해도 나눌수 있다는 그의 이 말 한마디에서 나눈다는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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