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26년을 1평방메터 매대서 기적 낳은 억척할머니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6월3일 08시00분    조회:329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내 팔뚝 좀 만져보오, 이런 알통 만져봤소?”
거짓말 안보태서 주먹만한 근육이 불끈 솟아오른 서영옥할머니의 팔뚝, 올해 76세라고 소개했을 때 놀라고 팔뚝을 만져보고 두번 놀랐다. 록두가루와 살구씨기름을 파는 할머니라하면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할머니, 그냥 보따리장사를 하는 할머니인줄 알았는데 이두박근은 너무나 례사롭지 않았다.

서영옥할머니가 50세가 다돼서 서시장 채소매대옆에 쪼그리고 앉아 장사를 시작한데는 말못할 사연이 있었다. 1년새에 기둥같은 두 아들을 선후로 잃었고 두 손녀가 할머니손에 맡겨졌던것이다. 분명 슬프고 가슴아픈 사연이였음에도 할머니는 담담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곱게 가루낸 록두가루며 살구씨기름을 올망졸망 담은 바구니들을 올려놓은 할머니의 매대는 불과 1평방메터, 15년을 서시장에서 팔다가 지난 2005년에 신세대쇼핑몰 1층의 자그마한 코너에 옮겨왔다. 손바닥만한 봉지에 담은것들을 5원, 10원씩 팔아서 장사가 될가싶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할머니는 그것들을 팔아 손녀 둘을 대학공부까지 시켰다.

모두가 익히 알고있고 또 손쉽게 구할수 있는 미용재료들이지만 만들기가 번거롭다는 점을 노리고 시작한 장사, 먼저 밀방전에 따라 약재를 사서 자신이 직접 시험해본끝에 효과가 좋은것을 골라 팔기 시작했다. 록두가루, 살구씨기름, 백지(白芷)가루, 백봉령(白茯苓)가루, 천문동(天门冬)가루 등을 팔면서 미용법도 함께 가르쳐준 덕분에 할머니의 매대앞에는 늘 손님들이 북적댄다. 멀리 북경, 상해, 광주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

“생활형편이 어렵겠다 짐작되는 손님들에게는 팔지 않고 재료명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하오.”라고 하는 서영옥할머니는 후더운 심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1평방 매대를 지켜온 26년 세월, 그 전에도 할머니는 모진 세월의 풍파에 부대껴온 억척할머니였다.

“옛날 얘기를 하면 끝이 없소.”하면서 할머니가 꺼낸것은 꽁꽁 싼 꾸러미였다. 그속에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제5차, 8차 인민대표대회 대표증이며 주급, 성급, 전국로동모범 증서며 3.8홍기수, 민족단결모범 등등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빨간 두껑의 증서들과 할머니의 아름다운 시절을 박아둔 색바랜 사진 몇장이 들어있었다.

5세때 부모를 여의고 8세부터 남의 집 일을 해온 할머니, 돼지도 직접 잡을 정도로 못해본 일이 없었다. 시집을 가서 일곱 식솔의 끼니를 챙기면서도 대대의 일을 걸싸게 해제껴 로동능수의 칭호는 늘 할머니의 차지였다.

서영옥할머니가 국가 상업부로부터 전국로동모범칭호를 수여받은것은 1983년, 왕청현 천교령에 있는 홍기려사를 일떠세운 공로를 인정받아서였다. 할머니가 경리직을 갓 맡았을 때 홍기려사는 볼품없는 모양새를 하고있었다. 할머니는 종업원들과 함께 구석구석 손수 청소하고 하얗게 다시 회칠을 했으며 이불들도 다 뜯어서 하얗게 싯었다. 그리고는 밀차를 밀고 수십리 떨어진 역전까지 가서 손님을 맞이했다. 홍기려사에서 묵고 가는 손님에게는 길에서 요기를 하라고 찐빵까지 챙겨서 보냈다. 알뜰하고 후더운 할머니의 마음씨 덕분이였을가. 페가에 가깝던 홍기려사는 린근에 소문난 려관으로 변모했다.

서영옥할머니는 꾸러미속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들었다. 전국로동모범들이 함께 연안 보탑산 관광을 가서 찍은 집체사진이였다. 지나간 추억이 떠오르는지 할머니는 이윽토록 사진을 들여다보는것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할머니의 목소리는 이내 씩씩한 톤으로 돌아왔다.

“힘자라는데까지 여기서 꾸준히 팔던것을 팔거요. 손님들이 자꾸 찾으니까.”

서영옥 할머니의 손녀들은 현재 각각 상해복단대학과 연변대학간호학원을 졸업하고 저마끔 꿈을 펼치고있다. 이제는 부담없이 할아버지와 오손도손 살아갈법도 하지만 할머니는 장사를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다. 그것은 아마 씩씩하고 락관적이며 매사에 에너지가 넘치는 서영옥할머니의 천성때문일것이다.

연변일보 글·사진 리련화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료녕성 무순경제개발구 사방태조선족촌에는 마음씨 착하고 아름다운 마을의 “천사”로 불리우는 리옥선녀성의 미담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세기 70년대 사방태촌에 의지 할곳 없는 80세 가까운 백씨 할머니 한분이 있었다. 로인은 비록 자녀들이 있고 딸집도 멀지 않은 시내에 있었지만 홀로 살고있었다. 당시 ...
  • 2014-07-11
  • 아리랑 지킴이 진용선(왼쪽) 강원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이 2005년 중국 길림성 왕청현 길상촌에서 조선족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아리랑을 녹음하며 기록하고 있다. 정선아리랑연구소 제공 [사람과 풍경] ‘정선아리랑 가사사전’ 낸 진용선씨 20여년 발굴 외길…한·중 발품 5503수 기록 ‘아리랑...
  • 2014-07-11
  • 김춘자할머니의 “젊은 비결”이 바로 운동    “생활을 사랑하기때문에 삶도 그만큼 나를 우대해주는것이구만.” 화분에 천천히 물을 주고있는 김춘자(68세)할머니 모습은 평온하고 자상했다.연길시 북산가두 단영사회구역의 한식구로 불리울만큼 8년이란 시간을 단영사회구역과 함께 한 김...
  • 2014-07-11
  •   법을 속인 행복의 꿈… 그건 악마의 덫이었다 ‘이제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단 하루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정상적인 신분으로 딸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백 번 반성하고 앞으로 우리의 고국 한국 땅에서 부끄럽지 않은 동포 신분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반복된 동포들의 비극을 헤아려...
  • 2014-07-10
  •   7월 4일 오전, 도문시 석현진 수남촌 주간로인부양쎈터, 100여평방메터 되는 널직한 집안에서 10여명 로인들이 오손도손 모여앉아 화투를 치거나 한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있다. 지난해에 활동실을 개조하여 만든 주간로인부양쎈터이다. 쎈터에는 텔레비죤, 노래방기계, 음향시설과 민족복장, 북 등 여러...
  • 2014-07-10
  •   《자,자- 다들 준비…》지휘자가 지휘봉을 들어올리는 순간 지휘봉에 맞춰졌던 초점들은 이내 각자앞에 놓여진 악보로 옮겨진다. 그러고는 힘찬 연주곡이 울려퍼지면서 여느 악대와 다름없는 연주의 장이 열린다. 간간이 긴 세월을 거슬러온 낡은 악기들이 내뿜는 음리탈마저 아름답게 들리는 이곳은 룡정시...
  • 2014-07-09
  • 지난 5월말 오전 서울에서 중국 지린 성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옌지(연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의 일이다. 비행기에 탑승하니 내 좌석의 복도 쪽 옆자리에 몸집이 좀 큰 할머니가 이미 앉아 계셨다. 내 자리가 안쪽이라고 하니 그분은 '내가 다리가 아파서' 하시며 일어서지 않고 몸을 옆으로 돌려 내가 간...
  • 2014-07-09
  •   불과 한세대전만 하더라도 로년이란 손자들 뒤바라지를 하면서 쓸쓸히 인생을 정리해가는 시기로 여겨졌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다소 억지스러운 위안처럼 들렸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였다. 자식들을 키우고 가르쳐야 하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신만의 인생을 만끽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 2014-07-09
  •   고열속에서 일하는 최선봉 깨끗한 길바닥 보면 기분 좋아 7일 12시경, 연길시의 기온은 섭씨 30도, 로면의 온도는 섭씨 40도를 초과했다. 정오의 땡볕에 행인들이 줄어들고있을 때 환경미화원 최선봉은 시공안국앞 광명거리를 청결하고있었다. “바닥에 뱉어버린 껌은 인차 청소하지 않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요...
  • 2014-07-08
  •   로천신수리 30년 응재우씨 5일, 한낮의 신시대쇼핑광장 서쪽골목, 볕에 그을려 피부가 가무잡잡해진 신수리공 대여섯이 줄지어 앉아있다. 번듯한 간판도, 그럴싸한 간이건물도 없이 그냥 시장바닥을 터로 잡고 일에만 열심한다. “아저씨, 이 신발이 질이 그닥잖은가봐요. 몇번 신지도 않았는데 구두굽이 벌써 ...
  • 2014-07-08
  •   4일, 연길시천원토지측량계획유한회사 사업일군들은 섭씨 30도를 웃도는 고온에도 일상과 같이 조양천진 지역의 토지측량에 나섰다. 료해한데 따르면 이 회사에서는 주로 연길시 농촌지역의 택지측량을 하는데 지난해 3월부터 조양천진 지역의 측량을 시작했고 이 작업은 2016년까지 지속된다. “주로 봄, 여름...
  • 2014-07-08
  •   연길시교육국에 알아본데 의하면 현재 연길시에만 교육국 허가를 맡은 사교육기구는 60여개소, 그중 예술, 스포츠, 학습지도 등에 해당되는 분야는 많지만 정작 독서지도를 전문 가르치는 학원은 가뭄에 콩나듯이라고 한다. 사교육열때문에 엄마들은 아이가 학원에 다닐수 있는 최저나이인 4살이 되기 바쁘게 무엇을...
  • 2014-07-07
  •   “백성들에게 책임지는 서기로 되겠습니다!” 연길시 조양천진 근로촌 당지부 서기이며 촌장인 의봉민(59세)은 이같은 말을 실천에 옮기고있다. 1994년부터 촌서기직을 맡은후 의봉민은 근로촌의 2026명에 달하는 조선족, 한족 촌민들을 이끌고 촌의 산업구조를 조절하고 농업산업화와 로무경제를 크게 발...
  • 2014-07-07
  • 대한민국 워킹맘들에게 조선족 베이비시터 ‘이모님’은 없어서는 안 될 특별한 동거인. 그녀들은 나보다 더 현실적인 모성애로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대리‘엄마’이자,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하는 고용된 헬퍼’다. 교포이자 외국인인 이상한 나라의 이모님이 일으킨 삶의 유쾌한 파장. 내 아이...
  • 2014-07-04
  • 작년 중국에서 사망한 한국인 수는 118명, 그 중 40%는 돌연사이고 대부분의 원인은 심근경색이라고 합니다. 아마 과도한 음주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된다네요. 저도 10여 년의 중국 생활 중에 가장의 돌연사로 슬픔을 겪는 경우를 가까이에서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남편과 아빠를 하루 아침에 더구나 이국 땅에서 이별의 눈...
  • 2014-07-04
  •   생수 매출액 동기대비 20% 증가 소비자들 물에 대한 인식 변화 “물로 치료하지 못하는 병, 약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속설이 돌 정도로 최근 생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주내 소비자들의 마시는 물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변화되고있는 추세이다. 주내 소비자들의 생수소비변화는 슈퍼마켓, 요식업체의 생...
  • 2014-07-03
  •   북산가두 통신원들과 기념사진을 남긴 정금화(앞줄 좌2)     올해 중국공산당 탄생 93주년을 맞이하면서 북산가두의 당위선전위원 정금화는 영광스럽게도 연길시우수공산당원의 영예를 지니게 되였다 .이 빛나는 영예속에는 정금화의 가두사업에서의 피타는 노력이 들어있다 . 2010년에 북산가...
  • 2014-07-02
  • 국가급 생태향, 위생향 룡정시 덕신향의 이모저모 룡정시 덕신향이 날로 특색있고 매력있는 고장으로 변모하고있다. 룡정시동부에 위치한 덕신향은 산하에 7개 행정촌을 두고있으며 고추, 마늘, 잎담배를 많이 생산하고있어 “세가지 매운 맛의 고향”이라는 미명을 갖고있다. 20일, 국가급생태향, 국가급위생향...
  • 2014-07-02
  • 당창건 기념일을 맞으며 6월 26일 연길시 건공가두 연춘사회구역의 공산당원과 입당적극분자 30여명은 연변혁명렬사기념관에 찾아가 렬사기념비앞에서 입당선서를 했었던 그제날를 장엄하게 되새긴뒤  연변 혁명력사전람관을 돌아보면서 당에 충성할것을 다시한번 다짐하였다. 이어 사회구역당위원회에서는 당건설사업...
  • 2014-06-30
  • 누구에게나 일생동안에 큰 운이 몇 번 찾아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운을 잡는 사람도 있고 놓치는 사람도 있다. 필자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한국에서 어떻게 교사가 되었냐'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교사를 하던 필자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할 일이 없이 지냈다. 아침에 일어나 쫓기며 출근 준비...
  • 2014-06-27
‹처음  이전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