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대미문화상 응모글 6] 300원의 가치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2월23일 09시02분    조회:120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300원의 가치
조홍매
                                     
대학교를 졸업한지도 어느덧 올해로 강산이 한번 변할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대학교에 다닐때에 비하면 물질적으로는 많이 풍요해졌지만 그때 300원으로 인해 세상을 다 가진듯이 행복해하던 엄마의 모습을 나는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대학졸업을 2달 앞둔 어느날

“화학선샘까?...”

송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갑작스런 화학선생이라는 말에 나는 미처 반응을 못한채 어떨결에 “누구?”하고 되물었다.
“내 리연임다.”

그제야 생각났다. 지난 겨울에 몇일간 가정교사로 배워주던 학생이였다. 전화내용은 며칠후의 고중입시때문에 작문을 써달라는것이다. 그리고 돈을 드리겠다는것이다. 지금까지 친구들의 부탁으로 몇번은 써밨지만 돈은 받아보기는 처음이였다.

결국 작문 하나에 50원씩 받기로 하고 7편을 써주기로 약속했다.

돈벌이는 좋지만 졸업이다 론문이다 하면서 엄청 바쁜 비상기에 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7편을 쓴다는것은 무리가 아닐수 없었다.

이튿날까지 반드시 다 써야 했다. 아무튼 약속을 했으니 밤을 패가면서라도 꼭 써야 했다.  날마다 있는 가정교사를 마치고 밥 먹으면서 구상하기 시작했다.

7개나 되는 제목가운데서 령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목으로부터 시작하여 초고를 다 쓰니 새벽2시였다. 이튿날 아침 가까스레 자리에 일어난 나는 부랴부랴 도서관으로 향했다. 사실 지금까지 시험을 친다고 해도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도서관에 발길을 옮긴적은 없었다. 점심 12까지는 반드시 타자를 끝내야만 했다. 점심밥은 씹지 않을 정도로 대충 넘기였다. 오후 1시부터는 또 가정교사가 있으니깐.

그 사이 학부모한테서 전화가 몇번 왔었다. 시간이 된다면 나보고 가져다 달라고 했다. 저녁에 학교부근에서 만나기로 했다. 시간에 맞추어 학부모를 만나니 적다면 서 300원을 주는것이였다. 하루만에 300원을 벌다니, 순간 난 피곤함도 가뭇없이 사라지는것 같았고 기분도 둥둥 뜨는것만 같았다.  길거리의 오가는 사람들이 나의 호주머니만 보는것같았다.

지난 대학4년의 힘겨운 생활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신입생때에 학교에서 “근공검학(勤工俭学)”활동을 벌렸었다. 농촌에 집이 있다보니 난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그래서 청소일을 하면서 달마다 60원이란 돈을 벌었다. 그러다가 2학년부터는 가정교사를 시작하면서 약간의 소비돈을 벌었다.  그리고 일당으로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하루에 제알 많게는80원까지는 벌었봤지만 이번처럼 하루사이에300원을 벌기는 처음이였다. 난 이 소식을 하루빨리 엄마한테 자랑하고싶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우리 딸이나?”익숙한 엄마의 목소리다.

“예. 저녁은 잡샀슴까?” 

“어째 목소리 이러야 감기걸레?”

“아니 피곤해서 그렇슴다”

어제 밤 새웠더니 감기 걸린것 같았다.

“언제 오개?”

엄마는 항상 이런식이다.

난 엄마한테 불쑥 행복한 선물을 드리고싶었다. 그래서 간다는 말없이 저녁  5시반 차에 몸을 실었다. 호주머니의 돈 300원을 만지면서 차창을 휙휙 스쳐지나가는 길거리 풍경이 예전보다 더욱 아릅답게 보였다.  저녁 8시쯤에 겨우 집에 도착했다. 집문에 뚝 떼고 들어섰다.

갑자기 들이닥친 딸의 모습에 어머니는 어리둥절해하신다.

“홍매 왔구나! 아까 전화에서두 온단 말 없지 않았나...”

“내 온다구 말하믄 엄마 또 차비가 아까워서 오지 말라고 할가봐…“

한달만에 본 엄마의 얼굴은 많이 수척해진것 같았다. 욕심이 많은 엄마는 지난 4년전 농사일을 그만두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자
딸의 학비라도 보태려고 다시 땅을 붙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으로 떠난 사람이 내놓은 밭까지 도맡았다. 일이 고되여서인지 엄마의 몹시 피곤해하셨다. 딸로 생겨 엄마한테 너무나 많은 밎을 지는것 같은 감이 들었다.

나는 지체없이 호주머니에서 돈 300원을 꺼내 엄마앞에 내놓았다.

“엄마,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이요. 이걸로 먼저 한전기음 싻을 내쇼”

24년만에 처음으로 딸한테서 받는 돈이라 엄마는 놀라신다. 그리고는 어린애처럼 입을 다물지 못하는것이였다.
엄마가 집에 더 있었으면 하는것도 이틀만 있고 와버렸다. 볼일도 있고 가교집에도 하루청가만 맡았고 또 졸업도 해야 되고 두루 리유를 만들어대고 말이다.

오기전날 지갑에서 300원를 꺼내드렸다. 돈이 딸리는 농사철이라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시라고…

“남들은 24년을 키워서 3만원을 받았단데 난 300원만 가진것두 어째 이리 좋나?”

잠자리에 들기전에 엄마는 몇번이고 웃으시며 곱씹는다.

이튿날 아침 잠결에 들은 엄마와 아버지의 대화중에서도 그 마음을 다시 한번 읽을수가 있었다.

“살다살다 별일이 다 있지 예? 딸한테서 돈을 다 받다니? 대학졸업을 앞두고 돈 쓸 일도 많겠는데… 학생이 무슨 돈이 있겠습둥.”
가마솥에 쌀을 앉히면서 부엌에서 불을 지피고있는 아버지를 향해서 엄마가 흥분에 겨워 얘기하신다. 이튿날 나는 졸업론문도 준비해야 있고 저녁에 가정교사도 해야 하기에 집을 떠났다. 엄마는 어느새 누룽지며 고추장이며 준비해서 한꾸러미 짐을 만들어 트렁크에 넣어주면서 뻐스역까지 따라나섰다.

“우리 딸이 다 컸구나!”

“엄마, 내 당금 졸업이니깐, 인제 일을 하지 마쇼”

그날따라 나와 갈라지면서 엄마는 나의 손을 꼬옥 잡아주셨다. 엄마의 손은 녀인의 손답지 않게 너무나 거칠었다.

학교에 돌아온후 기음철에 어머니가 걱정되여 몇번이고 전화로 내준 돈으로 싹을 내서 기음을 매라고 독촉했다. 그때마다 엄마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후에 정말로 엄마가 근심되여 어느날 저녁 이웃 마을에 사는 이모한테 전화로 묻기까지 했다.

“이모, 엄마 한전 김을 싻을 내서 다른 사람 시켰지?”

“너, 엄마가 네가 돈 300원을 준 일을 온 동네에 돌아다니며 다 자랑했다. 그러면서도 싻은 내지 않고…”

난 부랴부랴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엄마, 싻을 내란데두…”

“네가 대학을 졸업하면 하지 않겠다. 아직은 힘이 있는데… 배는 고프지 않니? 그 까마치는 다 먹었느냐?”

엄마에게 있어서 이 딸은 언제나 강가에 내놓은 어린애다. 그날 저녁 가정교학을 끝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니 배가 조촐해났다. 나는 엄마가 준 누룽지가 생각나 트렁크를 열고 꾸레미를 풀었다. 그런데 돌돌 감은 손수건이 하나 나왔다. 내가 풀어보니 그속에는 돈 300원이 들어있었다!

엄마! 눈물이 왈칵 솟았다! 난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한칸의 침실애들이 울음소리를 들을가봐.

그날 밤, 난 24살 먹도록 처음으로 그렇게 많은 눈물을 흘렸다…

난 300원의 돈의 가치보다 더 큰것을 알았던것이다.
 
대미문화상 응모작 

<청년생활>잡지 2015년 12월 호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남편이 사망한 뒤 같은 무덤에 들어가고싶지 않다며 이른바 “사후(死後) 리혼”을 신청하는 녀성들이 늘고있다고 일본 슈칸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사후 리혼”은 법률용어는 아니다. 배우자의 죽음 이후 “인척관계 종료 신고서”를 제출, 배우자의 혈족과 관계를 끝내는것을 “사...
  • 2016-09-26
  • 영매처녀의 화상처치를 해주고있는 연길익수당종합문진부의 의료진   “25살 처녀 화상후 치료비걱정에 눈물”이라는 기사가 최근 인터넷길림신문에 발표되면서 룡정시 천보산진에 살고있는 한 처녀가 화상을 입은후 치료비걱정에 울고있는 안타까운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회의 따뜻한 지원의 손길이 이...
  • 2016-09-22
  • 28살 젊은 나이에 한 살배기 아들을 중국 하얼빈에 두고 부산의 방직공장으로 돈 벌러 한국에 왔던 조선족. 식당 주방일과 홀 서빙 등으로 전국을 전전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아 귀화도 하고 30대 후반에는 번듯한 호프집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는 사람. 하지만 이를 시샘이라도 한 걸까? 승승장구하던 시절 갑자기 찾아온...
  • 2016-09-20
  • 최근 들어 배우자를 여의고 홀로 고독하게 살던 로인들이 마음 맞는 상대를 찾아 생활면에서 서로 의지하고 말동무도 하면서 로년을 즐겁게 보내는 로인들이 적지 않다. 일명 “황혼의 로맨스”라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재산을 탐내 주동적으로 접근하여 황혼로맨스 “사기극”을 펼치는 사건...
  • 2016-09-18
  • 권희숙 안산국제비즈니스고 교장이 안산 최초의 외국인 전교학생회장 기디연 군을 격려하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기디연 안산국제비즈니스고회장 탄생 학급서 '솔선수범' 6명 후보 제치고 당선 "서로돕는 한국문화 세계에 알릴것" 포부 권희숙 교장 "함께하는 프로그램" 강조 "저는 비록 한국사...
  • 2016-09-12
  • 지난 8월 17일, 닛시푸드 연변지사 사무실에서 김파(35세)씨를 만났다. 김파씨에 따르면 상해닛시푸드유한회사는 15년간 부자아빠김치를 비롯해 청록원 훈제오리, 화랑쌀, 어사또 등 세개의 자체 브랜드를&nbs...
  • 2016-09-08
  • 연길시 려객운수소(북역) 맞은켠 예지성무용요가학원에 가면 70대 할머니가 있는데 로인답지 않게 체력이 빼여날뿐만아니라 어려운 동작도 척척 잘 소화한다는 소문을 듣고 23일, 무작정 그곳으로 찾아갔...
  • 2016-08-28
  • 력사적인 도시로 일찍이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의 국도였고 수나라때 대운하가 개통되여 강남쌀의 수송지로 활력을 과시으며 항주와 더불어 “천상천당 지하소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번영한 소주는 오늘날 많은 외국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서로 다투어 찾는 명승지이다. 소주에서도 우리 조선족은 활약하고 있다...
  • 2016-08-24
  • 어린 시절 접한 사진 한장의 감동이 한 남성의 일생에 불꽃을 일궈 만리장성에 헌신하게끔 이끌었다. 국내언론들이 소개한 영국인 윌리엄 린드세이(60세·William Lindesay)의 이야기이다. 1967년 당시 11살의 그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세계지도책에서 만리장성의 사진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만...
  • 2016-08-17
  • 니쯔 하루꼬(자료사진) 일본 도꾜의 하네다(羽田)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 5개밖에 안되는 5성급 공항(일본 하네다공항, 한국 인천공항, 향항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뮌헨국제공항)에 든 공항으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한 공항”이미지를 영위하고있다. 그 미명과 함께 청소를 극치에 도달시킨...
  • 2016-08-16
  • 최설학생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는 박선옥할머니(오른쪽) 8월 4일 아침,연길아리랑방송 《나눔과 행복》프로 현장에서 연길시 로인뢰봉반 성원인 72세 박선옥할머니가 지선당에서 어렵게 공부하다 대학에 붙은 최설(원명 최설매)학생에게 대학등록금에 보태라며 1200원을 쥐여주었다. 최설학생은 4살에 엄마사랑을 잃고 조양...
  • 2016-08-13
  •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왼쪽)씨는 딸과 둘이 있을 때는 중국어만 쓰기로 딸과 약속했다고 한다. “엄마가 외국어 선생님이 됐다고 딸이 너무 좋아해요!”   12년 전 시집온 중국인 오건금씨 구미 상모초교 등 3곳 강사 맡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43)씨는 만나자마...
  • 2016-08-11
  •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에 사는 중국 출신 결혼이민여성이 모국에서 봉사활동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18명과 자원봉사자 10명은 지난 9일부터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서 민간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주민에게 생필품을 지원하고 농사활동을...
  • 2016-08-11
  • 팔순 할머니 한분이 식사후 집부근 산책도중에 배낭 하나를 주었는데 안에는 금은악세사리, 호구부, 은행카드가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하여 제자리에서 3시간 남짓이 기다렸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어쩔수 없이 배낭을 단지에 부탁하였다. 8월 3일 오후, 분실자 박녀사가 단지에서 자신의 배낭...
  • 2016-08-06
  • 강소성 복광미농민 온 가족을 데리고 46년 전 제2고향 도문 달라자에 왔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성실로 내용을 이뤄가는 것이다”는 명언이 있다. 필자가 일전에 만난 복광미씨는 바로 이 명언의 주인으로 성실로 인생을 가꾸는 사람이였다. 이런 일이다. 지난7월 17일 오전 10시경, 필자는 도문시 석현...
  • 2016-07-28
  • 왼쪽부터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취·창업지원교육과정에 참여중인 리우유핑, 후메이좬, 리쇼우리씨. 평택/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우리가 잘 배워서 잘 돼야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고 힘들어도 꼭 취·창업에 성공하겠습니다." 경...
  • 2016-07-27
  • 누군가의 지나온 삶에 대해 물어 보고 기록하는 행위는 흥미로운 작업인 동시에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지나온 삶이란 드러내고 싶기보다 감추고 싶은 영역이 더 많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태희(가명)는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태희...
  • 2016-07-23
  •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태교로 영어를 배우는 예비엄마들이 수두룩하다. 글로벌시대에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수 있는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열풍에 요즘 중년의 나이를 잊은 채...
  • 2016-07-21
  • 강오금   강오금(75세): 계속 민족교육에 몸 담그련다   심양시교육국 부국장급 순시원으로 있다가 퇴직했다. 퇴직직전에 심양시에는 6개 조선족중학교와 30여개 조선족소학교가 있었다. 처음 심양시교육국에서 근무할때는 나 혼자 조선족이였다. 나중에 십여명 조선족들이 교육국에 오게 되였고 심양시의 민족교...
  • 2016-07-19
  • 29일 오후 중앙민족대학 한어문문학학부 62급 동창들이 장춘 설월산호텔에서 “황혼의 삶 탐구”를 주제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북경, 상해, 심양, 대련, 할빈, 연변 그리고 한국에서 온 이들...
  • 2016-07-19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