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대미문화상 응모글 13] 시아버님 사랑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3일 10시19분    조회:125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시아버님 사랑
태명숙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이다.”란 말이 있다. 시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았던 나로서는 이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다.

내가 23살 꽃나이에 꽃너울 쓰고 박씨가문에 시집 온지도 어언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옛날부터 한동네 혼사는 힘들다고 했건만 나는 복받은 녀자인지 한동네 사시는 아버님의 며느리로 박씨가문에 발을 들여놓게 되였다. 만천하에 혼자서 며느리를 삼는것처럼

아버님은 동네방네 일등며느리를 삼았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며 다니셨다.

결혼 며칠후 어느날 점심무렵, 아버님은 조용히 날 불렀다. 그러더니 품에서 저금통장 하나를 꺼내 내앞에 놓으시는것이였다.

“아가야, 이 통장은 네거란다.”

“아버님, 제 통장이라니요?”

그때까지 나에게 저금통장이 있을리가 없는 나는 말똥말똥한 두눈으로 아버님을 쳐다보았다.

“내가 애기에게 주는 마음이란다. 어서 받거라.”라고 하면서 통장을 내 손에 쥐여주시는것이였다. 금방 시집 온 나로서는 그냥 아버님께서 소비돈으로 얼마간 주시는줄 알고 쑥스러워하며 받았다. 그리고는 얼굴을 붉히며 살며시 통장을 펼쳐보았다.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백원, 천원? 잉? 아닌데… 내가 잘못 보았나? 나는 내 눈을 의심하며 다시한번 훑어보았다. 얼추 동그라미가 여섯개나 들어있었다. 만원, 천문수자 만원짜리 통장이였다. 나는 놀라서 눈을 말똥히 뜨고 아버님을 쳐다보았다.

“아가야, 이건 내가 평생 모은 돈이다. 앞으로 신혼살림에 보태라.”

아버님은 만면에 웃음을 지으셨다. 나는 어정쩡해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안절부절했다. 아버님이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나한테 넘기다니? 나는 손에 쥔 통장을 아버님께 도로 드렸다.

“아버님, 저 이렇게 큰돈을 못받아요. 아버님이 일생동안 아껴쓰며 모은 돈인데 제가 무슨 자격으로 이 돈을 받아요? 그 마음만 받아도 전 행복해요.”

“이 집에서 네가 이 돈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지. 박씨가문 삼대집 맏며느리지 않냐? 앞으로 네가 박씨가문에서 감당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에 비하면 이 돈도 많은것이 아니지. 어서 받아라.”

난 코마루가 시큰해났다. 시아버님께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다소곳이 고개를 돌렸다. 농촌에서 사는 농민한테 만원이란 얼마나 큰돈이였던가!

90년대초는 전국이 만원호를 목표로 할 때였다. 농촌에서 어느 집이 만원을 벌면 떵떵거리며 부자소리를 듣게 되고 거기다가 “만원호”란 이름으로 신문이나 방송에까지 나던 시절이였다. 그러기에 만원은 농민이 한평생을 아껴쓰고 아껴먹어도 손에 한번 쥘듯말듯한 엄청난 큰돈이였다. 그 큰돈을 내 이름으로 통장에 넣어 맡긴다니…
시아버님의 며느리 사랑은 남달랐다.

결혼휴가가 끝나고 출근이 시작되였다. 내가 출근하는 직장은 진소재지에 있었는데 우리 집에서 십여리쯤 떨어진 기차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가야 했다. 그래서 결혼할 때 시집에서는 오토바이까지 사주셨다.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은 나의 출근시간을 맞추느라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셔서 밥을 해놓고는 나를 깨우군 했다. 내가 밥 먹을 사이에 아버님이 내가 추워한다고 먼저 나가서 오토바이시동을 걸어놓고 내가 오토바이에 앉으면 대문까지 열어주셨다.

“조심해서 운전해라!”

아버님은 어느 한번도 이 말을 잊지 않으셨다.

원체 꼼꼼하지 못하고 덤벙대는 성격인 나는 거의 매일 갖춰준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출근준비에 집안을 발칵 뒤집었다.

“내 목도리 어데 갔죠? 내 장갑은 또 어데 놓았죠? 내 양말은? 내 열쇠 못 봤어요?…”

이렇게 소란을 떨며 온 집안을 복새판으로 만들기 일쑤였다. 평온하던 시집에서는 우리가 결혼한 이후로 련 며칠 이런 곤혹을 치렀다. 그런데 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내 책상우에 목수건, 장갑, 양말, 열쇠 등등이 차곡차곡 정연하게 놓여있었다. 시아버님이 아침이면 허둥대는 나를 위해 사전에 준비해놓은것이다. 난 저도 모르게 부끄러워났다. 이렇게 나의 부족함은 시아버님의 자상한 배려와 사랑 속에서 차츰차츰 고쳐졌다.

달콤한 신혼생활은 빨리도 흘렀다. 결혼 삼년째에 나는 딸애를 출산했다. 어느 집안인들 안 그러랴만 그때만 해도 아들을 선호하는 시대여서 은근히 아들을 기다렸을것이다. 난 차마 시아버님을 마주볼 체면이 없었다. 그런 나의 속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듯 시아버님은 얼굴에 서운한 기색 하나 없이 환하게 웃으시며 먼저 말을 건넸다.

“수고했네. 에미야, 딸이 더 좋지.”

퇴원후 산후조리가 시작되였다. 아버님은 산모가 잘 먹어야 된다며 십오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이틀에 한번씩 자전거를 타고 진에 가서 싱싱한 고기와 채소를 사왔다. 산후조리하는 4개월 동안 나의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게 했다.

그러던 어느날 시아버님은 내가 집에서 통근하는것이 너무 힘들어한다면서 직장부근에 세집을 맡아주었다. 그리고는 석탄과 불쏘시개까지 마련해놓고 저녁도 드시지 않고 부랴부랴 우리 세집을 떠났다.

“아버님, 저녁을 드시고 가세요.”

“집에 가서 먹으면 돼. 너무 늦기전에 가야 돼. 집에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 않나.”

십오리 길을 자전거 타고 가시는 시아버님의 마음을 난 너무나 잘 알고있었다. 이 며느리가 바빠할가봐, 힘들어할가봐 밥 한숟가락 들지 않고 총망히 떠나시는 시아버님의 뒤모습을 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다.

세간살이하던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저녁준비를 하려고 랭장고문을 열었다. 그런데 붉은 비닐주머니가 랭장고안을 가득 채우고있었다. 분명 내가 넣은건 아닌데… 갸우뚱하며 꺼내보니 깨끗하게 손질한 닭 한마리 그리고 찹쌀까지 들어있었다. 비닐주머니에는 글쪽지 하나가 붙어있었다.

“얘들아, 래일은 너희들의 결혼기념일이다. 축하한다! 닭을 잡아왔으니 닭곰 맛 있게 해먹어라.”

바쁘게 사느라 우리도 잊은 결혼기념일을 시아버님은 잊지 않고계셨다.

(아버님두 참…)

며느리에 대한 곡진한 아버님의 사랑, 난 자상한 시아버님의 한결같은 사랑에 목이 메였다.

시아버님은 맛 있는 음식이 생겨도 먼저 이 며느리에게, 좋은 옷도 먼저 이 며느리에게, 값 비싼 가전제품도 먼저 우리에게 돌렸다. 그리고 시아버님은 우리에게 그 무엇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것만으로도 만족해하셨다.

그렇게 시아버님은 이 며느리에게 온갖 사랑을 다 주고는 조용히 저세상으로 떠났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자식이 점점 커갈수록 느껴진다. 우리 부부도 앞으로 시아버님같이 자식들에게 사랑을 쏟을수 있을가?

맛 있는 음식을 먹어도, 남편과 함께 려행을 가도, 명절에 친척들이 단란히 모여앉아도 나의 눈에는 언제나 시아버님의 모습이 밟힌다…
 
<청년생활>잡지 2016년 2월 호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연청사회구역주간간호쎈터   7일 오전, 연길시 건공가두 연청사회구역 주간간호쎈터를 찾았을 때는 몇몇 로인들이 한창 안마침대에 누워 안마 받거나 바둑장기실에서 바둑을 두면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입구와 층계 등 공간은  조선족민속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장식돼 조선족특색을 다분히 나타냈으며 ...
  • 2014-08-12
  •   연길시하남사회구역위생복무쎈터는 2011년부터 매년 한번씩 관할구역의 60세이상 주민과 만성병질환 환자, 장애인들을 위해 무료건강검진을 해주고 있다. 올들어 이미지 1700명의 로인들을 위해 무료로 건강검...
  • 2014-08-11
  • 주명봉로인(오른쪽) 8월 6일 연길시 건공가두 장생사회구역에서 살고있는 주명봉로인은 신문 한장을 손에 들고 8월 3일 운남 로전에 6•5급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보고 나랑 우리 집사람의 몫으로 2000원을 기부한다고 내놨다. 연길시 장생사회구역의 일군이 사진을 찍으려 하자 이런걸 왜 찍느냐며 멋적은 웃음을...
  • 2014-08-07
  •  4일, 연길시인민교육기금회는“정승우,김현각 조학금”지급식을 가지고 품성과 학업성적이 좋은 14명의 빈곤가정의 학생에게 조학금을 지급했다. 이날 “정승우조학금”과 “김현각조학금”을 받아안은 14명 학생가운데서 9명은 연길시 3개 고중의 본기졸업생들이고 5명은 연길시 실험...
  • 2014-08-06
  •   이놈의 폭염의 기세는 꺾일줄 모르고 폭염에 도로마저 녹아내려 그 열기에 곧 쓰러질것 같다. 더위를 피해 집에서 가만히 TV를 시청하거나 친구, 동료들과 어울려 강변을 찾기도 하지만...
  • 2014-08-04
  • [서울신문 나우뉴스]희귀병으로 양팔이 없이 태어났지만 장애는 약간의 불편함 일뿐, 세상을 밝고 힘차게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모자(母子)의 이야기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선천적 희귀 유전질환으로 양팔이 없는 장애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 2014-08-01
  • 여성협회 차세대양성프로그램행사에서 진지하게 강의를 하고있다.   타이핑런써우보험(太平人寿) 청양지사 김은숙 업무경리   (흑룡강신문=하얼빈) 김명숙 기자 = 지난 7월 6일 칭다오조선족여성협회 제1회차세대양성프로그램 행사에서 타이핑런써우보험 청양지사 김은숙 업무경리가 차세대를 대표하여 자신의 성공사례...
  • 2014-07-31
  • 29일,8.1건군절과 로인절을 맞아 연변산보과학기술유한회사에서 연변민정공익성복리기구인 연변광영원에 가치가 16만 5000원에 달하는 약품을 기증하였다. 이날 연변산보과학기술유한회사에서는 또 광영원에서 생활하고있는 렬사유가족로인이나 제대군인로인들한테 신체검사를 해주고 약품을 나누어주었다. 료해한데 따르면...
  • 2014-07-31
  • 방학기간 마설련교원은 매주 금요일이면 돈화시 민주가두 성서사회구역을 찾는다. 7월 25일도 어김없었다. 성서사회구역 2층 회의실에서 미리 통지를 받은 사회구역 결손가정, 빈곤가정 학생들이 그를 기다리고있었던것이다. 그는 바로 이곳에서 금요일마다 가정생활이 어려워 과외보도에 참가하지 못하는 결손가정, 빈곤가...
  • 2014-07-30
  • “하는 일도 잘돼 내노라 하는 부자는 아니지만 남부러울것 없이 나름 여유있는 생활이였어요”라고 말문을 연 박정순씨. “하지만 남편도 시골에서 조용하게 살고싶어했고 저도 문득 시골집에서 남새도 심고 나무도 가꾸고 풀도 뽑으며 여생을 보내는것도 괜찮을것 같다고  생각하다 후딱 결정해버렸...
  • 2014-07-29
  • 연길 팔도강락장수원 탐방기 여기는 연길시 조양천진 팔도촌 ㅡ 삼면이 우중충한 뭇산들로 둘러싸여있으며 저 쪽으로 110년의 력사를 자랑하는 천주교 큰 건물이 바라보이고 “구수하”란 이름을 가진 하천이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오붓하게 자리잡고 있는 마을 팔도촌이다. 지난 17일, 바로 이 조용하고도 오붓한...
  • 2014-07-29
  • 성애심회, 우리마당”잡지 공동으로 9만원 성금 모아 특대교통사고당한 박영혜가족에 전달   지난 7월 13일은 심양시 소가툰구조선족중심소학교 박영혜학생한테는 너무도 불행한 날이였다. 이날   박영혜학생의  어머니가  한국으로   떠나는   날이여서   온...
  • 2014-07-29
  • 안도현조선족학교 림명자교원   사업에 참가해서 29년간 줄곧 담임사업을 하면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아이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림명자교원, 왜소한 체구지만 그녀한테서는 교직에 대한 드팀없는 애착과 학생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무궁무진하게 뿜겨져나온다. “아이들이 이뻐서, 또 책임감으로 했을뿐...
  • 2014-07-28
  • 연길봉림양로원 림계화원장의 이야기   양로원의 로인들에게 친딸처럼 극진한 림계화원장/사진 김성걸기자 사람이 살면서 오복(五福)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종명(考終命)이다. 고종명이란 천수를 누리고 편안하게 죽는것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잘 죽는 것이 바로 고종명이다. 인생의 마지막길을 편하게 가는 일도 오복...
  • 2014-07-25
  • 장춘시 이도구분회 로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김혜학생 남창대학에서 공부하고있는 김혜학생은 지난 7월 11일과 13일 장춘시조선족차세대관심사업위원회(아래 관심위라 략칭) 성원들과 함께 장춘시조선족관심위 경제기술개발구분회와 이도구분회를 찾아 어렵게 공부하고있는 자기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내준 로인들에게 감...
  • 2014-07-25
  •   21일, 2014년 도문시농민문화절 계렬활동인 “다채로운 생활, 조화로운 석현”문화절이 개막된 가운데 도문시 석현진 하북촌 문화광장에서 “나의 중국꿈, 나의 석현정”대형군중싸인회 및 광장무시합이 펼쳐졌다. “다채로운 생활, 조화로운 석현”문화절은 2014년 도문시농민문화절...
  • 2014-07-25
  •       사회관리를 혁신하고 가두에 입주한 단위들에서 가두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2011년부터 북산가두에서는 당건설련석회의를 열고 당건설사업경험을 교류하고 다양한 활동을 폭넓게 전개했다. 2011년부터 북산가두에서는 연길시민정국, 연길시검찰원, 연변주강제격리마약계...
  • 2014-07-24
  • (흑룡강신문=하얼빈)리흔 기자 = 륙순이 넘어서야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되고 생모를 찾아 나선 조향연씨의 애타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요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할빈시 향방구 백모평방(白毛平方) 마을에서 태여난 조향연(曹香艳) 씨는 올해 61세이다. 흑룡강성 할빈시 교도소 경비 교도원으로 정년퇴직한 그녀는...
  • 2014-07-24
  •  “나눔앞에서 가난은 결코 장애가 되지 않아요” 사람좋은 웃음을 짓는 박씨의 목소리는 어딘지 수줍지만 시원시원하다. 그는 "동네바보"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얼마 안되는 월급까지 쪼개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다고 동분서주하니 “바보”로 불리울만도 하겠다. “세상에서 나눌수 없을만큼...
  • 2014-07-22
  • 1996년에 왕청현공상은행으로부터 퇴직한 방광혁로인은 퇴직후에도 당활동, 로인협회 활동을 조직한다하며 바쁘게 보내고있다. 재직시 그는 은행계통 당건설체계가 미흡한 점을 조사하여 은행계통 당위원회를 건립할데 관한 론문을 썼다. 그의 론문과 건의에 따라 체계화관리가 이루어지고 행정, 공회와 당조직이 윤활하게...
  • 2014-07-22
‹처음  이전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