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나의 동창생 윤수범을 그리며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7월19일 16시44분    조회:93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윤수범동지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본인과 그의 가족들도 알고 있은지 오래 되고 우리도 일찍 알고 있었으니 모두 사상준비는 되여 있었으나 정작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접하고보니 정말 애통하기 그지없었다.

장춘시조선족차세대관심사업위원회 부분적 회원들과 함께 있는 윤수범(앞줄 오른쪽 세번째)

윤수범은 나와 고중시절부터 대학을 다닐 때까지 동창생이였다. 훈춘고중시절에는 반급이 다르지만 벽보에 수범동창생이 한어로 쓴 모범작문이 자주 올라 글도 잘 쓰고 한어수준도 참 높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2학년 때 문예경연대회가 있었는데 윤수범이 차재희가 주역을 맡은 희극 <김삿갓>의 편극을 맡아 크게 성공하여 동창생들을 놀래운적이 있었다.

지난 세기 1957년에 윤수범은 동북인민대학 (현재의 길림대학) 법학부에, 나는 물리학부에 입학하였다. 공부에만 열중하다보니 서로 래왕이 드물었다. 학생시절에 벌써 입당했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졸업후 어디로 배치 받았는지는 몰랐다. 문화대혁명후 장춘에 있는 7, 8명 되는 훈춘 고중동창생들이 한데 모였을 때 윤수범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그후 윤수범이 장춘에 전근해오게 되면서 나는 그와 20여년을 가깝게 지내게 되였다.

서로 만나는 시간이 많게 되니 여태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생각하는 가를 알게 되였으며 우리들의 우정도 더욱 돈독해졌다. 더우기 윤수범이 일생동안 꾸준히 써온 일기에 따라 《법률과 나의 인생》이란 자서전을 쓴 후 우리는 출판되기 전의 원고를 읽는 영광도 지니게 되였다. 그후 이 책은 민족출판사에 의해 조선문으로 출판되고 또 저자에 의하여 한어로 번역되여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였다. 우리는‘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사람만이 이런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다.”고 감탄해마지 않았다.

윤수범은 참으로 당기와 국기앞에서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대학졸업 후 고향에서 몇천리 떨어진 변방 신강 크라마이에 가서 5년간이나 봉사하고 1966에야 안해와 한곳에 모였고 년로한 부모를 모시려고 길림성 왕청현위 조직부의 한 간사로 전근했다. 다년간 기층사업을 하다가 문화혁명 후부터 당에 대한 일관한 충성과 출중한 사업능력으로 그는 선후로 연변조선족자치주인민검찰원 검찰장과 연변조선족자치주중급인민법원 원장을 담임, 1993년에 길림성 인대상무위원회 내무사법위원회 부주임 위원으로 전근되였다.

청장급 순시원으로 퇴직한 윤수범은 퇴직 후에도 당과 나라 그리고 인민을 위하는 초심은 변함없었고 또한 영광스럽고 빛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언제나 법률의 공정성을 위한 일에 앞장섰고 약세군체의 권리를 수호하는데 두말없이 나섰으며 당의 위신과 혁명렬사들의 영예를 수호하기 위한 일에 발벗고 나섰다. 길림화피창렬사릉원의 수건에는 그의 알찬 노력이 슴배여있고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와 장춘시차세대관심사업위원회, 장춘시경제기술개발구 조선족로인협회의 발전에도 그의 갖은 노력이 깃들어있다. 윤수범은 또 여러가지 쟝르의 글을 써 조선족문화발전에도 기여하였다. 그가 로년에 발표한 글만 근 100편이 되는데 《한 법관의 로후 》란 문집에 수록되고 출판되였다.

윤수범은 당의 리익과 법률의 공정성을 수호하는 대쪽같은 법관이고 가정에서는 년로한 부모를 잘 모시는 효자였으며 어린 동생들을 잘 거느리는 훌륭한 형님이였고 안해에게는 듬직하고 믿음직한 남편이였으며 자식들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많은 식솔들을 거느리느라 가계가 궁핍하여 안해가 사랑하는 교육사업을 그만두게 하였다. 안해는 어린 시누이를 데리고 구멍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용에 보탰다. 그는 일생동안 샘물같은 청렴을 숭상하여 두 아들의 이름도 샘물 천(泉)자 돌림으로 기천, 장천이라 이름지었다. 그런 교육으로 자식들은 모두 자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렇게도 삶을 사랑한 윤수범은 여러가지 재주도 많았다. 문학은 물론, 음악에도 소질이 있어 손수 작곡작사하여 여러편의 가곡을 발표하였다. 진취심이 강한 그는 언제나 꾸준히 학습하였다. 로년에 자동차운전과 컴퓨터를 배웠으며 중단거리 려행이나 외출할 때는 손수 차를 몰고 다녔다.

처음에는 차가 없어 둘째아들 장천이의 사업용 차를 몰고다녔는데 우리 동창생들도 자주 그의 차에 앉게 되였다. “우리는 ‘청장급 간부’가 모는 차에 앉았으니 우리의 급이 얼마나 높겠냐.”며 우수개 소리도 했다.

윤수범부부는 인품도 매우 후하였다. 연길에 있을 때 룡정에 있는 고중동창생 한희원은 아예 아들을 수범이네 집에 기숙시키고 연길에서 공부하게 하였다. 그가 장춘에 전근한 후 우리 동창생들은 종종 수범이네 집에 모였는데 아주머니는 늘 큼직한 뚝배기에 구수한 된장국과 손수 담근 약주 (주로 오미자, 송엽, 구기자 등으로 담근 술)를 내놔 우리를 즐겁게 하였다. 우리는 수범동창네 집에 모일 때마다 어느날 몇시에 ‘우리 구락부’에 모이자고 통지하군 했다.

2017년 7월 14일 12시 47분, 우리와 그렇게도 친근했고 우리가 그렇게도 소중히 여기던 동창생 윤수범은 78세를 일기로 우리 곁을 영영 떠나갔다.

그렇게도 사람좋은 윤수범이, 그렇게도 재능이 있는 윤수범이 우리와 영결했다. 몇년만 더 살았어도 초요사회실현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고 두 아들의 번창한 사업성과도 볼 수 있고 영준하고 이쁜 손자손녀들이 출세하는 것도 지켜 볼 수 있고 뒤바라지를 하느라 한평생 고생해온 안해에게 로년에나마 얼마만큼의 행복을 선사할 수도 있겠건만, 윤수범은 그와는 인연을 끊은채 아까운 인생을 마무리하였다.

윤수범동창생이여! 부디 잘 가시라! 

                                                길림신문 / 최돈걸 2017.07.17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어여쁘던 새색시의 머리엔 서리가 앉았고 백년해로를 약속했던 령감은 먼저 떠나고 어느새인가 혼자가 되여버렸다. 60여년만에 황혼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 홀로&nb...
  • 2017-05-15
  • 따스한 가족애로 동심에 꽃을 피우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것도 아닌데 추억속 학교교실의 풍경처럼 너도나도 도시락 꺼내기에 바쁘다. 도시락의 모양도 가지가지. 사각형, 원형, 납작한것이 보이는가 하면 키가 큰것도 눈에 띈다. 반찬도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운데 더욱 눈길을 끄는것은 도시락을 만...
  • 2017-05-15
  • 길림신문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19) ◇최돈걸(장춘)   올해 7월이면 내가 고중을 졸업한 지 꼬박 60주년이 된다. 80을 바라보는 나의 평생에서 3년이란 세월이 그닥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는 항시 고중시절을 잊을 수 없다.   연변4고중(훈춘고중)은 1954년에 설립되였는데 당시 1, 2기...
  • 2017-05-13
  • 작업중에 있는 박태동씨. 연길시 중심에서 부르하통하가 조용히 누워있는 강변도로를 따라 동으로 가다보면 “일송정”이라고 쓴 나무간판이 발목을 잡는다. 통나무를 세로로 잘라 그 단면을 부착해 만든...
  • 2017-05-11
  • 2016년 2월, 시름시름 앓던 나는 골수종양이란 진단을 받게 되였다. 하늘이 무더지는듯한 정신적 충격과 순간마다 겪어야 하는 뼈를 깍는듯한 육체적 고통은 내 삶의 희망도 즐거움도 용기도 송두리채 앗아갔다. 육십 평생 파란만장한 인생, 기구한 운명에도 꿋꿋이 버티고 열심히 살아왔으며 누구에게 악한 일을 한적 없건...
  • 2017-05-11
  • 연길 건공가두 장청사회구역 “어머니절”활동 벌려   10일,연길시 건공가두 장청사회구역에서는“따뜻한 5월,어머니사랑에 보답하자”는것을 주제로 한“어머니절”활동을 벌리였다.   이날 장청사회구역의 사업일군과 대리자녀들 그리고 연변농촌상업은행의 자원봉사자들은 가화...
  • 2017-05-11
  •  교통사고로 생명이 위독했던 한 조선족 교포가 검단탑병원의 무료 수술을 받고 최근 완치됐다.   한국 검단탑병원은 지난 3월 31일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내원한 중국 국적의 손(52)모씨가 3번에 걸친 대수술과 중환자실 집중치료를 통해 기적적으로 소생해 10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내원 당시 ...
  • 2017-05-11
  • 리창률 김옥자부부 길림성 백산시 혼강구 칠도강진 선명촌에 가면 완강한 의력으로 악한 병을 이겨내고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억센사나이 리창률(55세)씨와 그의 안해 김옥자(54세)녀성에 대한 이야기가 동네방네에 미담으로 전해지고있다. 리창률, 김옥자부부는 결혼해서 줄곧 농사일에 종사해왔다. 그들은 서로 아끼고...
  • 2017-05-10
  • ‘아름다운 추억’ 응모작품 (18) ◇강춘만(구태) “당신은 평생 어머님 곁에서 살아야겠어요.” 이는 안해가 밥상머리에서 늘 롱담 반,‘불만’반으로 해오던 말이였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깃들어있다. 사실 다섯남매중 막내로 태여난 나는 신통히도 어머님의 입맛을 똑 떼닮아 어머...
  • 2017-05-08
  • 백혈병 앓고 있는 김령학생 가정에 사랑의 성금 전달 상해 조인봉사단 24명 회원들 포함, 연길 대련 광주 장백 등지에서 사랑의 손길 줄 이어 최창남(오른쪽)기자가 길령학생의 가정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기자가 쓴 “백혈병을 앓고 있는 조선족중학생 김령이를 도웁시다”란 보도기사가 지면과 인...
  • 2017-05-08
  • 주방벽에 로친의 사진을 붙혀 놓고 보면서 감사하다는 90대 김수철 옹 4월 23일, 연변농학원 농학계의 “3인방”이라고 불린 김수철(93)옹, 황영수(85)옹,김륜범(82)옹이 조양천진 김수철댁에서 한자리를 하였다. 이날의 만남은 룡정의 황영수 옹과 김륜범 옹이 필자가 김수철 옹을 만나려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 2017-05-08
  •   지난 4월 29일, 기자는 청도 취재차에 이 도시 조선족층에서 각광 받고있는, 규모가 가장 큰 즉묵 백두산조선족양로원을 찾았다.   청도 즉묵시의 소구역내에 위치한 이 양로원은 4층짜리 아담한 단독 건물로 이뤄졌다. 봉페식 관리로 운영되고있는 이 양로원은 경비원이 일일이 방문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대문...
  • 2017-05-05
  • [백성이야기54] 색바랜 사진을 따라 찾은 옛 이야기  림춘애: “그때 그 시절 우리의 제일 큰 소원은 모주석을 만나는 거였지요.”   1957년 주중유고슬라비아 대사관의 연회에 참석한 중앙민족학원 소수민족학생들, 첫줄 왼쪽 첫번째 학생이 림춘애. 지난 력사의 한 장면은 문뜩 눈앞에 떠오르고 있었...
  • 2017-05-05
  • 치료중인 김령학생 “백혈병으로 앓고있는 조선족중학생 김령이를 구합시다”이는 4월21일, 백산시조선족로인협회에서 협회회원 김경웅(75세), 김영수(73세) 로인부부의 친손녀 김령이를 살리기 위해 창의한 발기문이다. 금년에 17세에 나는 김령(金灵,2000도생)이는 백산시 제9중학교 초중3학년 학생이다. 얼마...
  • 2017-04-28
  • 인생은 언제나 초보                  정련 [서울=동북아신문] 이해한다고 안다고 함부로 말했던 모든 상대에게 사과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겪고 화를 내고 하는 과정이 얼마나 다른 건지, 요즘 초보로서 새로이 겪는 모든 것들 때문에 세삼스럽게 배...
  • 2017-04-27
  •                (흑룡강신문=하얼빈) 피금련 특약기자=4월 26일, 밀산시조선족소학교 건교 70주년에 즈음하여 중국 조선족 저명한 서예대가 최원택선생이 모교인 밀산시조선족소학교를 방문했다.   전교 사생과 어울린 축제의 한마당에서 최원택선생은 자신의 혼과 열정이 새겨...
  • 2017-04-27
  • 침구치료중인 김춘복 원장.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싶어 30대 중반에 의학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자와 마주앉아 여느때와 진배없이 담담하게 터놓는 일본 긴자(银座) 중국중의병원의 김춘복(43세)원장, 손풍...
  • 2017-04-27
  • 사람들은 가끔 하늘을 보며 “나도 저 새처럼 자유로이 날아 어디든 가고싶다”는 말을 하곤 한다. 자유로이 산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새가 부러워졌을거다. 오늘은 새처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만한 분을 쫓아가보자.   >" /> ▲아부다비 황궁  두바이 려행이 성행되...
  • 2017-04-27
  •   김경숙부부 귀향해 창업 인생의 성취감 맛본다   룡정시 개산툰진 자동촌에 위치한 삼림토닭사육장의 경리인 김경숙(34살), 김경운(40살)은 고향에 돌아와 창업의 꿈을 펼치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나가면서 현재 인생의 성취감을 맛보고있다.   “부모님들도 이젠 년로하여 보살핌이 필요한데다 ...
  • 2017-04-26
  • '고향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3만 1000여원의 사랑의 물품을 전달   일본류학길에 올랐다가 지난 2015년에 고향 연길에 돌아와 창업의 꿈을 무르익히고있는 연변창의미의료기계유한회사 마성혁(38살)총경리의 소망은 고향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하고픈것이다.   마성혁총경리...
  • 2017-04-20
‹처음  이전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