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산시 해방촌 로년협회 김정문회장
(흑룡강신문=하얼빈)정명자 기자= 밀산시 련주산향 해방촌에 가면 모든 일에 솔선하며 바삐 보내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가슴이 설레이는 일'을 하는것을 만년의 가장 큰 기쁨으로 생각하고 있는 퇴직교사 김정문(70)씨이다.
32년간 련주산향조선족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교도 주임직도 했었다. 2000년에 퇴직한 그는 산동성 위해시 모 회사에서 서류정리 및 재무 일을 했다. 2004년에 해남도에서 무역회사를 경영하는 조카의 도움으로 자리를 옮기려 했다.
그러던 어느날 고향에 있던 안해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와 현재까지 13년째 안해를 극진히 돌보면서 집에서 자리 지킴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뇌출혈로 ‘식물인’이 된 안해는 세수며 치솔질, 머리감기, 대소변을 김정문씨의 손을 떠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해방촌의 로년협회를 제집처럼 깔끔하게 꾸려나가고 마을사람들의 일을 자기일처럼 관심해 사람들로부터 협회의 ‘알뜰한 살림군’으로 불리우고 있다.
“안해가 집에 누워 계시는데 낮에 로년협회 일을 하면서 하루에 몇번쯤 집에 가봐야 되는지요"라는 기자의 물음에 김정문씨는 “안해가 몸이 성치 않아 하루 세끼밥은 꼭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13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에 거의 7번쯤은 집으로 가봐야 한다면서 드디여 사연의 실마리를 풀었다.
로년협회의 일상사무를 맡은 그였기에 마을 어디에 일이 있으면 그의 손길은 어디에 있었다. 마을의 퇴직교사(7명)들을 조직하여 마을의 가로수전등을 가를 때, 벽화를 색칠할 때, 철바자를 수선할 때 그는 어느때나 두말없이 팔을 걷고 앞장에 나섰다.
로년협회 활동실의 청소며 학습재료, 신문을 나눠주고 회의통지를 하고 퇴직교사들의 월급이 오를 때면 7명의 월급을 타서 각각 나누어 주는 등 모든 것이 그의 일들이였다.
한달에 3번씩 로인협회 80여명에 달하는 로인들을 모시고 활동실에서 30분가량 국내외뉴스, 건강상식 등 여러가지 지식들을 강의한다. 그 다음 30분가량 몸소 드럼을 치며 다른 한 70세 로인의 전자풍금에 맞춰 로인들과 같이 노래를 부른다.
이렇게 10년가량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강의가 있는 날이면 활동실에 제일 먼저 나와서 준비를 마치고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고 대다수 사람들은 활동실에서 즐기다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였지만 그는 모든 사람들이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전기를 검사하고 문을 꼭 잠그고 제일 마지막으로 떠나군 했다.
로년협회에서 주인공적인 자세로 권리와 의무에 충실하는 한편 그는 집에 누워있는 안해한테 여러차례 가봐야 하는 현실에 얼굴 한번 붉힌 적이 없다. 협회활동 도중 집으로 갔다와야 할때엔 항상 웃으면서 “우리 이쁘니한데 뽀뽀나 해주러 가자”하며 롱담까지 하면서 자리를 일어선다.
그는 몇년간 해방촌 로년협회 회원들의 유가족을 도와 시신을 렴습하고 장례식을 도와주는 등 일에도 말없이 나섰다. 집에 아픈 안해를 두고도 주변을 살피고 돕는 그의 선행은 마을사람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의 울림을 가져왔으며 아울러 나눔과 봉사의 가치를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실천하는 열조를 일으켰다.
그는 ‘작은 사회’로 불리우는 로년협회의 80여명 회원들을 이끌고 내부의 적지 않은 모순과 문제들을 능쾌히 해결해 나간다. 회원들도 이러한 회장님의 인솔하에 자각적으로 원칙과 규칙을 준수하게 되였으며 협회를 화목한 ‘대가정’으로 만들어갔다.
마을에서는 김정문로인이 로년협회 일외에도 집안살림도 알뜰하게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의 집 대문앞에 들어서서부터 깔끔하게 거두어놓은 마당이며 잡초 하나 없이 1자형으로 다뤄놓은 채마밭 고랑이 눈에 안겨온다. 집안 구석구석도 모두 정리해 놓았고 창고에는 채마밭일에 쓰는 모든 도구들이 차례차례 배렬되여 있어 살림집을 참관하는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욕심없이 정을 나누며 살면 늘 즐겁지요”그가 입버릇처럼 외우는 말이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안해에 대한 지극한 사랑, 더 나아가 봉사정신으로 로년협회 회원들과 촌간부들의 인정과 존경을 받고 있는 그는 실로 ‘자상한 남편, 알뜰한 살림군’ 이다.
“어디 이것 뿐이겠습니까? 우리 마을이 성급 '새농촌건설5성급촌', ‘아름다운 향촌마을'을 건설할 때를 비롯해 해방촌의 모든 명예는 그의 노력과 갈라놓을수 없습니다”
해방촌의 유수연 로지부서기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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