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일본인상기13]자식 뒤바라지에 빈털터리가 된 량스푸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11일 15시52분    조회:78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우리 집 가까이에 살고 있는 량씨는 일본에 온지 10년째 되는 한족 료리사이다. 어느 날 그가 찾아와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장가 보내고 나니 빈털터리가 됐어요”

18살 때부터 료리를 배웠다는 량씨는 일본어를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였다. 갓 마흔살에 접어들면서 일본에 오게 된 그는 몇년이 지나도록 인사 정도의 일본어 밖에 기억하지 못했다. 평소에 그가 늘 하는 말이다.

“학력이 없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돈을 벌어야 자식한테 좋은 부모가 되겠죠?!”

마치 일하는 것이 취미인듯 식당 두곳을 다니면서 열심히 돈을 번 그들 부부는 고향사람들도 일부러 온다는 일본의 온천관광 한번 가지 않고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러던 어느 날 큰길 어구에서 경찰한테서 조사를 받고 있는 그를 보게 되였다. 나는 전혀 일본어를 모르는 그가 걱정이 되여 가던 길을 멈추고 지켜보았다.

거리나 역에서 종종 있게 되는 신분조사였다.

회사가 어디냐고 묻는 경찰의 물음에 그가 하는 대답을 듣고 나는 그만 폭소를 터뜨릴 번 했다. 가이샤(会社)라는 일본어를 알아들은 량씨는 한참 더듬거리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오하요 (아침인사) ~시약쇼(시청)데스, 곤방와 (저녁인사) ~ 온센(온천)데스.”

낮에는 시청안의 구내 식당에서 일하고 밤에는 온천시설에서 일했던 그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일어단어를 다 동원하여 자기 신분을 설명했다. “오하요~”라는 아침인사를 “오전”으로 대체했고 “곤방와~”라는 저녁인사를 밤으로 대체했다. 너무 다행인 것은 경찰이 그의 말뜻을 깨달았다는 점이였다. 어딘가 서글픈 장면이였다.

그렇게 언어가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도 눈치와 센스로 열심히 일하면서 차츰 일본생활에 적응하게 된 요즘에는 드문드문 외식도 하고 휴일에 취미생활인 낚시질도 하면서 여유롭게 보내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고향의 년로한 부모님들 곁에 두고 왔던 아들이 한달전에 결혼했던 것이다.

집, 자가용, 주차장까지 부모 몫으로 견적이 나왔고 일본에 와있다는 리유, 아들을 자기 손으로 키우지 못했다는 미안함 때문에 묵묵히 그 몫을 감당한 량씨네 부부였다. 결혼식을 치르고 나니 남은 것이 두 주먹 밖에 없다는 량스푸였다. 로후보장도 없는 그들 부부가 새파랗게 젊은 아들결혼에 기둥뿌리를 뽑은 식으로 돼 버린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부모자식간에 존재하는 일본인들의 담백한 관계선을 일본에 온 우리만 배워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력사회인 일본의 교육열은 중국, 한국과 별로 다른 점이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소학교와 중학교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명문사립학교에 보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로 특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무사히 중학교까지는 나올 수 있다.

부모의 가치관과 자식의 현황, 가정형편에 따라서 수험(受験)의 여부는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자식을 대학에까지 보내는 것을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대학까지의 모든 교육비용을 부모가 담당하는 것은 응당하며 그것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대출이라는 제도도 존재한다. 외자식을 바라지 않는 일본인들은 교육비용 때문에 계획적으로 3년 차이의 자식들을 낳으면 제일 리상적이라고 한다.

학비, 교통비를 비롯한 학교에서의 비용을 전부담하는 부모한테 소비돈만은 의탁하지 않기 위해 고중부터 조금씩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일본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부모 돈으로 려행을 가거나 사치를 누리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미 형성된 기풍이 아이들 속에 존재한다.

부모는 원칙상 자식을 무난하게 사회에 진출시키는 것까지 부담한다. 20살 성인이 되는 시기와 동시에 운전면허증 시험을 치는 것이 보통인데 대부분 부모들이 그 비용까지는 담당해야 한다고 여긴다.

일본에서 결혼비용은 결혼하는 사람의 몫이다. 남녀 쌍방 본인들이 결혼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며 부모는 축의금을 형편에 따라 내는 것일 뿐이다. 집을 장만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결혼 후 몇년씩 돈을 모아서 집을 장만하는 것이 보통이고 부모는 형편에 따라 지원을 해줄 뿐이다. 형편에 맞추어 결혼식을 아직 올리지 못하였다거나 잠시 세집에서 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취직을 한 후에는 진정한 의미로 부모한테서 자립하는 것이 응당한 일이고 부모 역시 자식에게 의탁하지 않고 자립된 로후대책을 마련하는것이 당연한 일이다. ‘상대에게 페를 끼치지 말자’라는 일본인들의 인간관계의 원칙이 알게 모르게 부모자식 사이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마음을 모질게 먹다”라는 의미의 일본속담 (心を鬼にする)을 직역하면 “마음을 귀신으로 만들다”이다. 밥이 되든 죽이 되든 자식들이 제 힘으로 살 수 있도록 자식을 위한 부모의 한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자식에게서 졸업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일본에서 자식을 키운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어여쁘던 새색시의 머리엔 서리가 앉았고 백년해로를 약속했던 령감은 먼저 떠나고 어느새인가 혼자가 되여버렸다. 60여년만에 황혼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 홀로&nb...
  • 2017-05-15
  • 따스한 가족애로 동심에 꽃을 피우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것도 아닌데 추억속 학교교실의 풍경처럼 너도나도 도시락 꺼내기에 바쁘다. 도시락의 모양도 가지가지. 사각형, 원형, 납작한것이 보이는가 하면 키가 큰것도 눈에 띈다. 반찬도 다양하고 먹음직스러운데 더욱 눈길을 끄는것은 도시락을 만...
  • 2017-05-15
  • 길림신문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19) ◇최돈걸(장춘)   올해 7월이면 내가 고중을 졸업한 지 꼬박 60주년이 된다. 80을 바라보는 나의 평생에서 3년이란 세월이 그닥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는 항시 고중시절을 잊을 수 없다.   연변4고중(훈춘고중)은 1954년에 설립되였는데 당시 1, 2기...
  • 2017-05-13
  • 작업중에 있는 박태동씨. 연길시 중심에서 부르하통하가 조용히 누워있는 강변도로를 따라 동으로 가다보면 “일송정”이라고 쓴 나무간판이 발목을 잡는다. 통나무를 세로로 잘라 그 단면을 부착해 만든...
  • 2017-05-11
  • 2016년 2월, 시름시름 앓던 나는 골수종양이란 진단을 받게 되였다. 하늘이 무더지는듯한 정신적 충격과 순간마다 겪어야 하는 뼈를 깍는듯한 육체적 고통은 내 삶의 희망도 즐거움도 용기도 송두리채 앗아갔다. 육십 평생 파란만장한 인생, 기구한 운명에도 꿋꿋이 버티고 열심히 살아왔으며 누구에게 악한 일을 한적 없건...
  • 2017-05-11
  • 연길 건공가두 장청사회구역 “어머니절”활동 벌려   10일,연길시 건공가두 장청사회구역에서는“따뜻한 5월,어머니사랑에 보답하자”는것을 주제로 한“어머니절”활동을 벌리였다.   이날 장청사회구역의 사업일군과 대리자녀들 그리고 연변농촌상업은행의 자원봉사자들은 가화...
  • 2017-05-11
  •  교통사고로 생명이 위독했던 한 조선족 교포가 검단탑병원의 무료 수술을 받고 최근 완치됐다.   한국 검단탑병원은 지난 3월 31일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내원한 중국 국적의 손(52)모씨가 3번에 걸친 대수술과 중환자실 집중치료를 통해 기적적으로 소생해 10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내원 당시 ...
  • 2017-05-11
  • 리창률 김옥자부부 길림성 백산시 혼강구 칠도강진 선명촌에 가면 완강한 의력으로 악한 병을 이겨내고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억센사나이 리창률(55세)씨와 그의 안해 김옥자(54세)녀성에 대한 이야기가 동네방네에 미담으로 전해지고있다. 리창률, 김옥자부부는 결혼해서 줄곧 농사일에 종사해왔다. 그들은 서로 아끼고...
  • 2017-05-10
  • ‘아름다운 추억’ 응모작품 (18) ◇강춘만(구태) “당신은 평생 어머님 곁에서 살아야겠어요.” 이는 안해가 밥상머리에서 늘 롱담 반,‘불만’반으로 해오던 말이였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깃들어있다. 사실 다섯남매중 막내로 태여난 나는 신통히도 어머님의 입맛을 똑 떼닮아 어머...
  • 2017-05-08
  • 백혈병 앓고 있는 김령학생 가정에 사랑의 성금 전달 상해 조인봉사단 24명 회원들 포함, 연길 대련 광주 장백 등지에서 사랑의 손길 줄 이어 최창남(오른쪽)기자가 길령학생의 가정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기자가 쓴 “백혈병을 앓고 있는 조선족중학생 김령이를 도웁시다”란 보도기사가 지면과 인...
  • 2017-05-08
  • 주방벽에 로친의 사진을 붙혀 놓고 보면서 감사하다는 90대 김수철 옹 4월 23일, 연변농학원 농학계의 “3인방”이라고 불린 김수철(93)옹, 황영수(85)옹,김륜범(82)옹이 조양천진 김수철댁에서 한자리를 하였다. 이날의 만남은 룡정의 황영수 옹과 김륜범 옹이 필자가 김수철 옹을 만나려 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 2017-05-08
  •   지난 4월 29일, 기자는 청도 취재차에 이 도시 조선족층에서 각광 받고있는, 규모가 가장 큰 즉묵 백두산조선족양로원을 찾았다.   청도 즉묵시의 소구역내에 위치한 이 양로원은 4층짜리 아담한 단독 건물로 이뤄졌다. 봉페식 관리로 운영되고있는 이 양로원은 경비원이 일일이 방문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대문...
  • 2017-05-05
  • [백성이야기54] 색바랜 사진을 따라 찾은 옛 이야기  림춘애: “그때 그 시절 우리의 제일 큰 소원은 모주석을 만나는 거였지요.”   1957년 주중유고슬라비아 대사관의 연회에 참석한 중앙민족학원 소수민족학생들, 첫줄 왼쪽 첫번째 학생이 림춘애. 지난 력사의 한 장면은 문뜩 눈앞에 떠오르고 있었...
  • 2017-05-05
  • 치료중인 김령학생 “백혈병으로 앓고있는 조선족중학생 김령이를 구합시다”이는 4월21일, 백산시조선족로인협회에서 협회회원 김경웅(75세), 김영수(73세) 로인부부의 친손녀 김령이를 살리기 위해 창의한 발기문이다. 금년에 17세에 나는 김령(金灵,2000도생)이는 백산시 제9중학교 초중3학년 학생이다. 얼마...
  • 2017-04-28
  • 인생은 언제나 초보                  정련 [서울=동북아신문] 이해한다고 안다고 함부로 말했던 모든 상대에게 사과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겪고 화를 내고 하는 과정이 얼마나 다른 건지, 요즘 초보로서 새로이 겪는 모든 것들 때문에 세삼스럽게 배...
  • 2017-04-27
  •                (흑룡강신문=하얼빈) 피금련 특약기자=4월 26일, 밀산시조선족소학교 건교 70주년에 즈음하여 중국 조선족 저명한 서예대가 최원택선생이 모교인 밀산시조선족소학교를 방문했다.   전교 사생과 어울린 축제의 한마당에서 최원택선생은 자신의 혼과 열정이 새겨...
  • 2017-04-27
  • 침구치료중인 김춘복 원장.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싶어 30대 중반에 의학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자와 마주앉아 여느때와 진배없이 담담하게 터놓는 일본 긴자(银座) 중국중의병원의 김춘복(43세)원장, 손풍...
  • 2017-04-27
  • 사람들은 가끔 하늘을 보며 “나도 저 새처럼 자유로이 날아 어디든 가고싶다”는 말을 하곤 한다. 자유로이 산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새가 부러워졌을거다. 오늘은 새처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만한 분을 쫓아가보자.   >" /> ▲아부다비 황궁  두바이 려행이 성행되...
  • 2017-04-27
  •   김경숙부부 귀향해 창업 인생의 성취감 맛본다   룡정시 개산툰진 자동촌에 위치한 삼림토닭사육장의 경리인 김경숙(34살), 김경운(40살)은 고향에 돌아와 창업의 꿈을 펼치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나가면서 현재 인생의 성취감을 맛보고있다.   “부모님들도 이젠 년로하여 보살핌이 필요한데다 ...
  • 2017-04-26
  • '고향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3만 1000여원의 사랑의 물품을 전달   일본류학길에 올랐다가 지난 2015년에 고향 연길에 돌아와 창업의 꿈을 무르익히고있는 연변창의미의료기계유한회사 마성혁(38살)총경리의 소망은 고향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하고픈것이다.   마성혁총경리...
  • 2017-04-20
‹처음  이전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