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5
자전거부대를 바라보고있는 아키코씨(왼쪽)
오오무라 아키코녀사의 <연변코스모스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늘도 령하 24도이다. 아침 9시, 사흘만에 서시장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긴 털실목도리를 얼굴로부터 목에 두른채 큰길에 나서니 벌써 자전거로 출근하는 남녀들이 줄을 짓고 있었다. ‘연변대학 직원인 M씨의 부인도 이 속에 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토록 추운 속을, 즐거운듯 자전거페달을 돌리며 질서있게 흐르는 자전거부대에 혼을 빼앗겼다.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어쩌면 떵떵 언 눈길을 저렇게도 잘들 달리고 있을가!
중심거리로 가는 뻐스는 30분에 하나씩밖에 없어서 40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나는 걸어서 가기로 했다. 걸으면서 지난 여름에 있었던 일을 떠 올렸다.
초여름의 어느날, 우리가 하루에 한번씩 먹군 하던 랭면집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옆자리에서 식사하는 모자간의 대화가 들려 왔다.
“어머니는 일하러 가니까 국수 다 먹으면 할머니집에 가서 얌전히 기다려라 응”
소학교 1학년생정도의 남자애가 불만어린 얼굴로 책가방을 곁자리걸상에 올려 놓고 앉아 있었다. 잠시후 랭면집의 아주머니가 테블우에 랭면을 가져다 놓자 남자애가 볼부은 소리로 “ 간장! 초!”하고 엄마에게 소리치듯 말했다. 놀란 눈매로 그 애를 바라 보던 남편이 빙그레 웃었다.
엄마는 마치 습관이나 된듯이 간장과 식초를 남자애앞에 가져다 주었다.
그 남자아이, 지금은 이미 어른이 됐겠지...
연변에서는 80%이상의 부부들이 <쌍직공>이라 한다. 녀성들은 능력에 따라 사무직이거나 가게 점원 일을 하는데 직장은 거의 대부분 연길시내안에 있어서 멀어도 20분정도 자전거를 타면 되는 정도이다. 하여 녀자들이 점심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 가서 가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조선족 남편들은 집안일은 하나도 안해 줍니다”라고 불만조로 말했던 지인 M씨의 말이 생각나서 나는 어린 남자애의 모습에서 조선족남자들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아키코녀사의 일기장에는 우리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조선족부부의 생활양상이 신비한 느낌으로 적혀져 있다. 부지런한 조선족녀자들에 비해 편안해 보였다는 조선족 남자들, 한족남자들에게 비해 시장바구니를 드는것을 엄청 꺼려 하는것 같았다는 조선족남자들이였다 한다.
그래도 무거운 물통이거나 가정용가스통을 메고 “어우 무겁다”하면서 층계를 오르는 조선족남자들을 볼 때마다 힘든 일에는 그래도 팔걷고 나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군 하였다며 연변남자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연변의 조선족녀자들에 대한 아키코녀사의 인상이 궁금해 진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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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코씨의 당시 추억을 담은 연변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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