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아름다운 추억 103]기차의 변천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9월28일 00시00분    조회:127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31)

▩리오로(장춘)

고중시절의 필자

어제 연길에 다녀왔다. 장춘에서 호화로운 고속렬차를 타고 두시간 17분 만에 연길서역에 도착했다. 소음이 적고 내부시설이 호화롭고 깨끗한 것도 자랑거리지만 장춘에서 연길까지 열몇시간이 걸리던 기차가 두시간 17분 만에 연길서역에 도착했다. 정말 빨랐다. 옛날 사람들이 꿈꾸던 소원이 오늘 이루어진 것이다.

날아가는 기차에 앉아서 화살같이 스쳐지나가는 창밖의 수목들을 바라보면서 65년 전에 기차 때문에 겪은 가슴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

때는 조선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여름이다. 그 때 나는 초중 2학년 학생이였다. 학부형회에서 방학기간에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조직해 목재판으로 일하러 보냈다. 그 때 내 나이 16살이였다.

미리 간 학생들은 다 가고 늦게 통지받고 온 학생 일곱이 뒤에 떠났다. 학부형회에서 사준 기차표를 가지고 황니허역을 향해 떠났다

황니허역을 잘못 보고 황송전역에서 내리고 말았다. 글자를 잘못 보고 내린 것이다. 이걸 어쩌나, 기차는 하루에 한번 밖에 없는데. 황송전에서 황니허역까지는 70리란다. 우리는 걷기로 했다. 그 때 나는 초중 2학년생이니까 웃학년 형님들의 말을 따랐다.

철길을 걸을라니 참 힘들었다. 형님들은 운동화를 신고 철길가로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나는 신이 없어서 형님의 친구가 준 국민당군 군화를 신고 무거워서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장화를 벗어서 둘러메고 맨발로 철길가로 걸으려니 뾰족뾰족한 자갈이 발을 찔러 걸을 수가 없었다. 할수없이 레루장을 딛고 걸을라니 발이 뜨겁고 또 종종걸음을 쳐야 따라갈 수 있었다. 이를 악물고 형님들을 따랐다.

점심 때가 되여서 배가 무척 고팠으나 돈도 없고 뭘 사먹을 곳도 없었다. 들나물을 뜯어먹으며 걸어서 황니허역에 도착했다. 황니허역에서 가시랑차(목재 싣는 소형기차)를 타고 밤 늦게 액목에 도착했다. 목재판에 온 것이다. 미리 온 형님들이 해주는 늦은 저녁밥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한 형님이 우리더러 래일 집으로 돌아가란다. 여기는 목재판이라 목도하는 일 밖에 없는데 초중생은 못한단다.

이튿날 우리는 가시랑차를 타고 황니허역으로 돌아온다. 목재를 가득 실은 가시랑차가 올리막길을 못 올라가니 뒤바구니 몇개를 떼놓고 떠나갔다. 사람 탄 기차바구니가 떼놓이게 됐다. 가시랑차가 다시 돌아와서 떼놓고 간 차바구니를 끌고 황니허역으로 달렸다. 이미 늦었다. 우리가 탄 가시랑차가 황니허역에 거의 도달하는데 장춘행 기차가 연변 쪽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우리가 황니허역에 도착하기 전에 장춘행 기차는 떠나고 말았다. 이걸 어쩌나, 래일 이 때라야 기차가 있는데 또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 돈도 없고 잠자리도 없다.

학부형회에서 준 차비로 기차표를 사고 나니 10전이 남았다. 그 때 마화(타래떡) 한가락에 10전이였다. 우리 초중생 다섯사람은 마화 한가락씩 사서 저녁밥으로 떼우고 학교로 찾아갔다. 교장선생님께 사연을 말하고 교실에서 하루밤 지내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교장선생님은 쾌히 승낙했다.

잠은 교실에서 잤으나 아침밥 먹을 돈이 없었다. 다 가난한 학생들이라 누구 하나 돈 있는 학생이 없었다.

아침밥 굶고 점심밥 굶고 오후 한시까지 기차를 기다려야 했다. 주린 배를 끌어안고 길림에 도착하니 오후 다섯시였다.

하루에 한번 밖에 없던 연변행 렬차, 그것도 열몇시간을 타야 하는 렬차, 거기다 자리표를 못 사면 열몇시간을 서서 가야 하는 렬차, 그 기차마저도 일제가 중국의 물자를 략탈하기 위해 중국 백성들을 채찍으로 때려가며 닦은 기차길이였다.

그러던 기차가 지금은 반시간에 한번씩 고속렬차가 달린다. 장춘에서 훈춘까지 수십개의 턴넬을 뚫고 수십개의 다리를 놓고 거의 직선으로 달리는 이 기차길을 우리의 손으로 놓고 호화롭고 빠른 기차도 우리 손으로 제조했다. 지금은 기차도 수출하고 있다.

참 많이 변했다.

기차의 변천은 시대의 변천이고 중화의 변천이고 부강의 상징이다!

한시간에 500키로메터씩 달리는 진공기차도 지금 설계하고 있단다. 그 때 가면 광주도 상해도 이웃처럼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8) ▩서현(연길)   살면서 처음으로 거한 밥상을 받았던 기억은 중학교 시절, 시내에서 좀 떨어진 어느 시골에 살고 있는 한반 친구네 집으로 놀러 갔던 날이다.   겨울방학이라 두눈이 멀뚱멀뚱해서 거의 집에만 박혀 쏠락거리다가 점점 식상한 나머지 새로...
  • 2018-09-0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7) ▩김숙자(길림) “그 때 한숙사에서 뒹굴던 채화, 정복, 미화, 춘희, 보옥… 항상 보고 싶다.”는 필자 김숙자(앞줄 왼쪽 두번째).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 그런지 느닷없이 지나간 옛일들이 나를 찾아오군 한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옛 추억의 물길은...
  • 2018-09-06
  •     빈곤 장애인 대학입학생에 온정의 손길 이어져     9월 1일, 두 손에 보행보조기를 짚고 하해대학 2018년급 신입생 등록처에 나타난 돈화시 빈곤가정 대학입학생 왕붕박(19살, 2급 지체장애인)의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떠날줄 모른다. “학교에서 저에게 2000원의 조학금과 가치가 300원에...
  • 2018-09-0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6) ▩김명희(왕청) 알뜰살뜰 살림군 김명희 필자 해마다 거리에 우후죽순처럼 일어서는 새 아빠트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힘들게 살아왔던 지나간 세월이 영화필림처럼 떠오르며 코마루가 찡해난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1995년 겨울, 친척 친우들의 축복 속에서 간단...
  • 2018-08-27
  • 21일,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주최하고 정사교육그룹(精思教育集团)에서 후원한 ‘계향장학금’ 설립식 및 제1회 장학금시상식이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진행되였다. 행사에는 백성남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 교장을 비롯한 학교 지도부 성원들과 윤용철 정사교육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그리고 ...
  • 2018-08-23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5) ▩최영숙(연길) 필자 최영숙, 어린 시절 동생들과 함께(뒤). 1966년 6월 중순의 어느 일요일이였다. 휴식날이지만 나는 토끼 당번이였기에 아침에 흰 대복(그 당시 나에게는 제일 좋은 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전날 입고 자던 웃옷 그대로, 전날 오후 들에 나가 캐놓...
  • 2018-08-2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5 자전거부대를 바라보고있는 아키코씨(왼쪽) 오오무라 아키코녀사의 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늘도 령하 24도이다. 아침 9시, 사흘만에 서시장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긴 털실목도리를 얼굴로부터 목에 두른채 큰길에 나서니 벌써 자전거로 출근하는 남녀들이 줄을 짓고 있었다. &lsq...
  • 2018-08-13
  • 나는 1960년에 연변대학 수학계를 졸업하고 연길시 3중에서 33년을 교원으로 있었다. 딸 둘과 아들 하나를 키우면서 보람찬 교원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로후의 인생에 대해서 고민해본적이 없었다. 제각기 잘 자라 준 자식들은 각기 자기들의 능력대로 일본과 상해에서 분투하며 살기 시작하였고 정년퇴직을 한 남편과 나는...
  • 2018-08-13
  • 제34번째 로인절을 맞으며 10일, 주로령사업발전기금회와 연변애심어머니협회는 10명 빈곤녀성에게 인당 2000원씩 지급해 사회의 온정을 전했다.   구제금 지급식에서 주로령사업발전기금회 회장이며 주인대 상무위원회 전 부주임인 민광도는 “이번 활동의 주요 구제대상은 중병을 앓거나 장애로 불편을 겪는 년...
  • 2018-08-12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4) ▩강성범(룡정)   필자 강성범   우리의 생활에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한페지를 남긴 2017년 10월 16일, 그 날은 연길현2중(지금의 룡정고중) 1967년급 초중 3학년 3반 졸업 50주년 동창모임이 있던 날이다. 그 날의 눈물겹던 아름다운 기...
  • 2018-08-11
  • ‘나는 된다’는 오기로 살아온 지체장애자 김란화의 헌신이야기 올 음력설을 맞이해 김란화의 가정을 위문한 파음조로 서기 일여덟살 철이 들기 시작해서부터 란화는 집 근처에 있던 공공변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다. 지체장애자라 다른 애들보다 두살 늦게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그는 소학교, 초중, 고중...
  • 2018-08-10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8월4일 화룡고급중학교일본학우회 설립대회가 동경에서 열렸다.   저녁 6시, 일본 동경의 한여름 무더위가 울고 갈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 동경 닛뽀리 랑그웃도 호텔에서 화룡고급중학교일본학우회 설립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현재 일본각지에서 뿌리박고 삶의 터전...
  • 2018-08-07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3) ▩리동주(연길) 퇴직 후 함께 등산하면서 즐기는 세 친구(오른쪽이 필자 리동주, 중간사람이 명준친구, 왼쪽이 종식친구.) 지금은 있을 수도 또 있어서는 절대 안될 일이지만 달리는 화물렬차를 단지 친구라는 의리 하나 때문에 무작정 멈춰세운 ‘도깨비&rsqu...
  • 2018-08-06
  • 8월 3일, “덕이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숲”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제2기 리사회는 중국조선족생태문화원 룡가미원에서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을 가지고 나눔으로 행복한 장학문화인들의 여름잔치를 치렀다. 덕림장학문화재단(준) 제2기 리사회와 연변가정연구소에서 주최한 이번 에서는 동북3성 11개 조선족고...
  • 2018-08-05
  •     (흑룡강신문=하얼빈)길림성 왕청진 쟈피구촌에 살고있는 리희태의 안해 유형숙은 꽃보다 아름다운 나이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즐기는 신혼생활은 깨알이 쏟아지고 행복이 넘쳤을 것이다.   두 분도 역시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만 같았다고 한다. 세상의 풍운조화는 예측하기 어렵...
  • 2018-08-01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2) ▩김진석(연길) 필자 김진석 나는 한생을 라지오TV방송 기자 사업으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수와 같이 흘러간 세월을 돌이켜보니 가슴은 세차게 방망이질하면서 기자생활에서 있었던 가지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 하나하나가 마치...
  • 2018-07-3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4 “연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무엇이죠?” “랭면, 랭면이 제일 그리운 연변음식이예요. 그리고 조선명태가 너무 맛있었어요” 아키코씨와의 이번 이야기는 이렇게 먹는 음식으로부터 시작되였다. 갓 연변에 갔을때 어느 개인집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차려...
  • 2018-07-3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3 일본에서는 일부러 목장으로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소나 말. 처음에 연길에 가서 제일 놀라웠던 일이 거리에 마차와 소수레가 자동차들 속에 끼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였다고 아키코씨는 말한다. 현대건물이 들어서있는 거리 풍경과 양복차림의 신사들 모습을 배경으로 한 소와 말, 당나귀...
  • 2018-07-24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0) ▩렴순옥(연길) 필자 렴순옥의 외할머니 고하순 그리고 어머니 리정숙과 아버지 렴응철 1 고향이 조선 함경남도 단천군 백자동인 나의 아버지 렴응철은 4촌형 렴흥철을 따라 룡정에 와서 대성중학교를 다녔다. 이들 4촌형제는 지하당원인 나의 작은외할아...
  • 2018-07-16
  • 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춘희사장 지난해 10월 24일 밤  11시 30분경, 재미 조선족교포 김춘희씨가 운영하는 조지아주 도라빌에 있는 식당에 3인조 흑인 무장강도가 침입하였다. 퇴근하면서 에 들린 7명의 맛사지 녀성들의 돈을 노리고 추적해 온 무장강도들이 란발한 총에 김춘희사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
  • 2018-07-11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