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웨이하이)김명숙 기자=“산둥에 100세 조선족 노인이 있대요.”
웨이하이시에 살고 있는 조선족 김정호 노인의 100세 축하연이 지난 14일 웨이하이시 모 호텔에서 치러져 화제가 되고 있다.
웨이하이애심여성협회 회원인 임옥영 여사의 시아버님인 김 노인은 1919년 10월 한국 경상북도 영일군 청아면 홍안리에서 태어났다.
여섯살부터 글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12세에 영일군 홍해면 약성동으로 이사해 그곳에서 소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여느 조선족들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시기 살길을 찾아 19세나던 1937년에 부모와 함께 어린 동생들을 챙기면서 낯설고 물선 만주땅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1942년 부인 최남이씨를 만나 결혼해 힘겨운 역경속에서도 홀할머니, 홀어머니를 모시고 효도하면서 어린 동생들을 차례로 성가시켰다.
1949년 지린성 영길현 쌍하진 쌍하진촌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했으며 마을에서 회계직을 맡아 열심히 일해왔다.
김 노인은 슬하에 2남5녀를 두고 훌륭히 키워왔는바 두 딸과 두 아들은 공무원으로 사업하고 있다.
김 노인은 2005년 장남을 따라 웨이하이에 이사를 왔으며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부인 최남이 여사는 아쉽게도 5년전에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하직했다고 한다.
이날 100세 축하연에는 87세나는 여동생과 매부가 훈춘에서 특별히 달려와 축하분위기를 한결 짙게 했다.
100세 축하연 현장에는 김정호 노인 가족과 친지, 그리고 웨이하이애심여성협회 회원과 이웃 100여 명이 모여 함께 축하의 술잔을 기울였다.
막걸리도 소주도 척척 잔을 비워내는 김 노인에게 기자가 건강비결을 묻자 “다른 것 없어요. 물론 풍파를 많이 겪고 고생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냥 무슨 일이나 좋게 생각하면서 사니 건강해지데요”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때 옆에서 올해 34세나는 손자가 “그리고 더 있어요. 우리 할아버지는 술을 즐기셨어요”하고 너스레를 떨어 장내는 떠나갈듯한 웃음소리가 터졌다.
큰 며느리로서 지금까지 어르신을 잘 모셔오는데 큰 정성과 사랑을 기울인 임옥영 여사는 효도한다는 말보다 자식으로 된 도리를 한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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