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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살아가야 하는 날들에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13일 09시04분    조회: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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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노트-김명순]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는 계절이 또 한번 봄의 얼굴로 걸어오고 있다.

혹은 조금 늦게 혹은 조금 빠르게 올 때도 있지만 언젠가는 꼭 찾아오는 계절, 나는 그 계절의 시작과 끝이 참 좋다.

자연의 순리대로 때가 되면 가고 또 새로운 계절이 오는 것처럼 사람 사는 일도 그렇게 순리대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하루가 끝나면 어둠과 함께 밤이 찾아온다. 낮과 밤, 행복과 불행, 우리의 삶 모든 것이 량면의 날이다.

오늘도 하루 종일 일과 출근에 야근에 육아에 지친 하루를 끝내고 나니 어느새 깊은 밤이 되였다.

이 시간만이 오롯이 나만의 자유시간이다.

창밖 어둠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과 간간히 창문 넘어로 노란 불빛이 새여나오는 맞은 편의 아빠트, 쉬지 않고 제 갈길 가는 차량의 전조등 불빛이 저 멀리 꾸불꾸불 기여가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의 밤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가로등으로 도시는 아직 잠들지 않고 있다.

어쩌다 한번씩 이 시간까지 깨여있는 나에게는 이 모든 세상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느껴지고 숨통이 확 트여 그야말로 령혼까지 제대로 휴식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내 안에 꼬깃꼬깃 접어두고 있던 하루속 온갖 생각들이 이 시간이면 긴장을 늦추고 그대로 풀어져 봄날 아지랑이처럼 내 머리에서부터 창밖 어둠속으로 퍼져나간다.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 이 밤의 어둠과 마주서서 낯설지만 익숙한 밤의 장막에 말을 걸어본다. 오늘 하루를 살아낸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시속에 잠들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세상에 마주하여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나에게 있어서 글 쓰기란 이런 것이 아닐가 싶다. 내 안에 있는 수많은 나와 말을 걸어보고, 그 수많은 자아의 감정들을 글에 담아 써내면서 훌훌 털어버리는 것, 그 목소리를 소리 높게 세상에 웨치는 것,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또 살아가고 있음을 알리는 것,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누구 한사람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것이 아직은 깊은 어둠속 별들에게 속삭이는 작은 목소리밖에 안될 지라도 어느 날엔가는 세상의 중심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안고 오늘도 혼자와의 속삭임을 한글자 두글자 조심스럽게 백지에 적어본다. 숲이 되지 못한 나무처럼, 한글자 또 한글자 써내려가면서 밤을 노래하는 시를 쓰고 아침을 기다리는 수필을 쓴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참으로 많다. 한사람의 힘으로는 안되지만 두사람 세사람 열사람, 또는 그 이상의 사람들의 힘이 모아지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큰 힘이 되여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도 있고 변화시킬 수도 나아가 바꿀 수도 있게 만든다.

글은 그런 힘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글은 언어의 예술인만큼 모름지기 진실, 공감, 아름다움 이 세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는 더 아름다워야 된다. 아름다운 우리 말로 아름다운 그림(이미지)을 그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미지와 그 그림으로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작은 감동을 전달하고 작은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힘이 아닐가 싶다.

일단 목소리를 내면 그것이 시든, 수필이든, 소설이든 어느날엔가는 누군가의 귀에 들릴 것이고, 같은 생각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 큰 공감을 전할 수도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름다운 것에 대한 공감은 그야말로 좋은 것이다. 나는 힘이 되는 시 한줄 읽고 천군만마를 얻은 듯 강대해진 스스로의 마음의 크기를 느낄 때도 있었으니까.

그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살아가는 일이 참으로 쉽지 않다. 오늘같은 경쟁사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시시각각 그 변화에 발 맞춰가야 하는 우리의 삶은 하루하루가 녹록치 않다. 그러던 어느날,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는 시가 눈에 들어왔다.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여주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뎌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버린 것은 그리움이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순간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니

우리가 살아내야 할 현실, 그 삶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모두 오늘을 살아내고 래일을 살아가야 한다.

30대에 들어서 이 사회의 어른이 된 80 후, 력사의 시험대에 오른 80후들이 시험정신을 가지고 현실을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그것이 경제적인 힘이 되든 말의 힘이든 글의 힘이든 아니면 긍정의 힘이든 글이라는 것은 언어로, 문자로 또 한 세대의 모습을 진실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50후, 60후, 70후 작가들에게 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80후의 글이 많다. 어쩌면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치렬하게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80후 작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 아닐가 싶다.

주변의 80후 글쓰는 작가들 보면 대부분 출근에 야근, 그야말로 치렬한 삶의 현장에서 생업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퇴근 후의 그 나머지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고 밤잠 자는 시간을 쪼개여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고뇌하고 있다. 이런 환경속에서도 글을 쓰고 있는 80후 작가들이 많다는 데 큰 위로가 된다.

오늘 하루가 어제보다는 덜 힘빠지는 날이기를, 피곤한 눈을 비벼 뜨는 새 아침이 조금은 더 밝고 희망적이기를 바라며 이 대군속에 하나의 모래 되여 내 존재를 알리는 일,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일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전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으로 나의 작은 역할이나마 대신하고 싶어 오늘도 나는 모두가 잠이 든 이 시간, 조용히 필을 잡아본다.

나에게도 “슬픈 날”, “절망의 나날”, “우울한 날”, “설움의 날” 참고 견디면 언젠가 “기쁨의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김명순(金明顺), 1982년 룡정 출생. 2005년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연변작가협회 시 분과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현재 연변TV방송국 근무.

―《도라지》 ‘80후’시선 2019년 제3호 발표/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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