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균재 기자] 벼랑 끝 승부였다. 수아레스에서 시작돼 수아레스로 끝난 경기였다. 루이스 수아레스(27, 리버풀)의 2골을 앞세운 우루과이가 잉글랜드와 단두대 매치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우루과이는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4 브라질 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서 루이스 수아레스의 2골 원맨쇼를 앞세워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우루과이는 이날 승리로 꺼져가던 16강 불씨를 살렸다. 남은 이탈리아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하면서 일찌감치 짐을 싸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주 희박한 가능성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를 모두 잡고, 잉글랜드가 코스타리카를 꺾은 뒤 골득실을 계산해 2위를 차지하는 시나리오다.
잉글랜드는 1차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다니엘 스터리지를 필두로 웨인 루니, 대니 웰벡, 라힘 스털링이 앞선을 꾸렸다. 스티븐 제라드와 조던 헨더슨이 중원을 구축했고, 포백라인은 레이튼 베인스, 게리 케이힐, 필 자기엘카, 글렌 존슨이 형성했다. 골문은 조 하트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우루과이는 부상에서 회복한 루이스 수아레스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에딘손 카바니와 호흡을 맞췄다. 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 니콜라스 로데이로, 에지디오 아레발로 리오스, 알바로 곤살레스가 뒤를 받쳤고, 뒷마당은 알바로 페레이라,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 디에고 고딘, 마르틴 카세레스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무슬레라가 꼈다.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우루과이가 전반 4분 수아레스의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잉글랜드의 골문을 먼저 두드렸다. 잉글랜드도 5분 뒤 아크 서클 근처에서 절호의 프리킥 기회를 잡았지만 루니의 오른발 슈팅이 간발의 차로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우루과이가 다시 장군을 불렀다. 전반 15분 로드리게스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이후 주도권을 잡은 우루과이가 간간이 기회를 잡았지만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움츠려 있던 잉글랜드는 전반 31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골망을 출렁이진 못했다. 제라드의 프리킥을 루니가 머리에 정확히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탄식을 자아냈다.
우루과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무릎 수술에서 돌아온 수아레스가 주인공이었다. 수아레스는 전반 38분 에딘손 카바니의 크로스를 머리에 정확히 맞히며 1-0으로 앞서는 선제골을 작렬했다. 조 하트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구석을 향하는 공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잉글랜드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스터리지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우루과이의 수문장 무슬레라의 선방에 막히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우루과이의 기세는 후반 들어서도 이어졌다. 후반 초반 수아레스의 코너킥이 날카로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고, 조 하트가 간신히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후반 6분에도 카바니가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잉글랜드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8분 루니가 결정적인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무슬레라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두드리면 열린다 했던가. 루니는 후반 30분 글렌 존슨의 크로스를 받아 왼발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원점을 만들었다. 월드컵 759분 만에 나온 루니의 절치부심 골이었다.
기쁨도 잠시였다. 우루과이엔 수아레스가 있었다. 후반 39분 각도가 없는 곳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조 하트의 벽을 또 한 번 넘어섰다. 결국 우루과이는 1골 차의 리드를 잘 지켜내며 환호했고, 잉글랜드는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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