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그 누가 알았을까? 죽음의 D조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코스타리카가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D조는 3강 1약이 아니라 1강 3약이었다.
루이스 핀투 감독이 이끄는 코스타리카(피파랭킹 28위)는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코’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이탈리아(피파랭킹 9위)와의 경기에서 루이스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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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코스타리카가 죽음의 D조에서 가장 먼저 16강을 확정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강호 우루과이(3-1 승)와 이탈리아를 연달아 물리친 코스타리카는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에 올랐다. 코스타리카는 월드컵 첫 출전인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데 이어 역대 2번째로 16강을 확정짓는 기쁨을 누렸다.
이 경기 전까지 ‘죽음의 D조’를 향한 축구팬들의 최대관심은 ‘과연 이탈리아가 2연패로 토너먼트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잉글랜드를 위해 코스타리카를 잡아줄까?’였다. 그러나 이는 철저하게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입장에서 나온 말이었다. 고래들의 한낱 말싸움을 뒤로한 채 코스타리카는 이날 묵묵히 자신들의 축구를 구사했다.
전반 중반까지 양 팀은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유는 양 팀 모두 1차전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최종전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피를로의 패스로 몇 번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전반 막판 수비진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역습을 당했다. 이탈리아는 중원에서 볼을 빼앗기는 장면을 여럿 노출했고, 갈수록 쫓기는 입장이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전반 막판에 나왔다. 전반 43분 조엘 켐벨이 역습 상황에서 키엘리니에게 명백한 반칙을 당했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전반 44분 왼쪽 수비수 디아즈의 왼발크로스가 정확하게 루이스 머리를 겨냥했고, 그의 헤딩슛은 골라인 안쪽으로 들어가 골이 선언됐다. 코스타리카 입장에선 패널티킥을 놓친 아쉬움을 덜 수 있었다. 오히려 2골을 넣을 수도 있었던 코스타리카다.
후반 이탈리아는 카사노와 인시네, 체르치를 연달아 투입하며 코스타리카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코스타리카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활용하는 등 영리한 경기운영을 이어갔다. 결국 승리는 코스타리카가 가져갔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세간의 평가를 모두 뒤집으며,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역대 월드컵 우승국들을 상대로도 당당히 경기를 펼쳤고, 가장 먼저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이 아닌 16강이 터진 꼴이다.
반면 이날 패배로 이탈리아는 16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발로텔리는 경기 전 잉글랜드 팬들에게 승리를 자신했지만, 1차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마지막 3차전에서 껄끄러운 우루과이를 만나야 하는 이탈리아는 남은 한 장의 16강 티켓을 놓고 다퉈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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