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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아프리카 축구 공멸 사태 오나?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6월21일 08시44분    조회: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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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초강세, 유럽의 고전, 아시아 아프리카의 부진. 브라질월드컵 초반 판세다. 특히 심각한 건 아시아와 아프리카다. 두 대륙 합쳐 지금까지 승수는 단 1승뿐이다.

판세가 심상치 않다. 기존 판세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유럽세의 심각한 고전이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탈락이 확정됐고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탈락 위기다. 그리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포르투갈, 러시아 등도 아직까지 승리 없이 고전 중이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오른 유럽 13팀 총 전적은 18전 8승2무8패로 승률이 50% 밖에 되질 않는다. 역대 월드컵 무대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축구 대륙(유럽 10회/ 남미 9회)이란 수식어가 걸맞지 않는 성적표다. 물론 조별리그가 막 반환점을 돈 만큼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럽이 힘겨운 초반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반면 남미는 초강세다.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우루과이,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6팀이 본선에 오른 남미는 10전 7승1무2패로 승률 75%, 대회 참가 대륙 중 최다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미 콜롬비아는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칠레와 브라질의 16강 진출도 유력하다. 네덜란드를 제외하곤 어느 팀도 16강 진출을 자신할 수 없는 유럽과 비교하면 남미의 강세가 더욱 도드라진다.

남미 초강세, 유럽 고전 중

남미와 인접한 북중미의 강세도 눈에 띈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미국 4팀이 본선에 오른 북중미는 5전 3승1무1패로 승률 70%를 기록 중이다. 승률로만 보자면 남미 75%> 북중미 70%> 유럽 50%의 순이다.

현재 각조 1위를 살피면 유럽 4팀, 남미 3팀, 북중미 1팀 순인데 대회 참가팀 규모가 유럽 13팀, 남미 6팀, 북중미 4팀인 걸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남미와 북중미의 강세, 유럽의 고전으로 요약 가능한 브라질월드컵 초반 판세인 것이다.

최악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다. 아시아 4팀은 아직까지 1승조차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호주 2패, 일본 1무1패, 한국과 이란 1무로 6전 3무3패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 중이다. 승률 25%로 침체의 골이 깊다. 아시아 국가가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1승조차 거두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전체적인 침체인데 호주는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일본은 심각한 탈락 위기다.

매 월드컵 무대에서 남미와 유럽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릴 복병으로 지목받는 아프리카 대륙의 침체도 심각하다.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가나, 알제리 5팀 중 지금까지 승리를 거둔 팀은 코트디부아르가 유일하다. 합산 전적 7전 1승1무5패 승률 21.4%로 참가 대륙 중 꼴찌로 추락한 아프리카다.

현재로선 아시아와 아프리카 팀들의 16강 진출 길이 가시밭이라 할 수 있는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팀이 한 팀도 2차 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건 1982년 스페인 대회가 마지막이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팀 중 최소 한 팀은 2차 라운드에 진출했었다. 그 명맥이 끊길지도 모를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1982년 이후 최악의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시아와 아프리카 팀들이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한다면 이건 자존심만의 문제가 아닌 실제로 대륙별 본선 진출 티켓 숫자와 관련한 논란이 확대되면서 실질적인 대륙별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일 수 있다. 유럽과 남미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배정된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규모를 지적하면서 실력 비례 티켓 숫자가 합당한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의 대회 침체로 실제 티켓 조정 문제로까지는 번지지 않겠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초반 대회 판세인 남미의 초강세, 북중미의 선전, 유럽의 고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부진은 대회 전 지적처럼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의 독특한 기후와 환경 등이 영향을 미친 측면이 크다. 브라질은 남미 대륙 최대 국토의 나라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다섯 번째로 큰 땅을 가진 국가다. 나라 안에서도 시차가 존재하며 지역에 따라 열대, 온대 기후 등으로 나뉘는데 그 안에서도 기온과 습도의 차이가 심하다. 브라질에 와서 열흘 째 생활 중인데 어디에 가면 덥다가도 또 어디에 가면 몸이 떨릴 정도로 춥다. 실제로 브라질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12개 경기장 도시를 보면 최북단 마나우스의 6월 평균 기온은 27도 열대우림 기후이고 남부고도 쿠리치바의 6월 평균 최저 기온은 7.8도일 정도인 데다 드물게는 눈까지 내릴 정도로 차이가 크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그만큼 힘들 수밖에 없는 조건인 것이다.

 

 

아마존 지대인 마나우스에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가진 이탈리아의 피를로는 자신이 경험한 경기 중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경기 중 하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치열한 경기이기도 했지만 아마존의 고온다습 기후가 체력 부담을 크게 키운 탓이었다. 이러한 체력 부담 여파로 이번 대회 후반전 골의 집중이나 수비 전환의 어려움을 공략하는 빠른 역습 전개에 의한 골이 많이 터지고 있다. 지금까지 브라질월드컵 23경기 동안 터진 골은 모두 66골이다. 경기당 2.87골로 대회 중간이긴 하지만 1970년 대회 2.97골 이후 최다 평균 골 기록을 달리고 있다. 참고로 역대 월드컵 최다 골은 1954년 대회 5.38골이며 최저 골은 1990년 대회 2.21골이다.

판을 깨트릴 그 운명의 승부

브라질 환경에 익숙한 것은 당연하게도 브라질 팀과 남미 팀 선수들이다. 시차,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북중미 선수들도 마찬가지의 이점이다. 남미의 독특한 환경은 남미가 월드컵 지역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도 에콰도르와 우루과이가 홈에서는 무패를 기록하는 강력한 홈 이점으로 작용했다. 고지대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홈 이점이 어느 대륙보다 크게 작용하는 남미다. 이러한 홈 이점이 대륙으로 확대돼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남미와 북중미 팀 전체가 선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역대 미 대륙에서 열렸던 월드컵 무대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유럽은 이번에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객관 전력의 부족 등도 이유지만 환경에 따른 원인도 빼놓을 수없는 부진의 배경이다. 물론 과거와 달리 컨디션 조절과 관련한 장비와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와 관련한 적응과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남미 홈 팬들의 엄청난 응원 열기 등 원정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도전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어쨌든 결과적으로 조건은 동일하며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볼멘소리는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핑계란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쪽으로 쏠린 이 판세를 누군가 하나는 깨트릴 수 있느냐가 남은 기간 우선한 관전 포인트다. 유럽에서는 일단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의 기세가 눈에 띈다. 최악의 행보를 걷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는 한 팀이라도 먼저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1승조차 거두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 1승에 그치며 참가팀 전체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위기에 휩싸인 아프리카로서는 먼저 반전의 분위기를 잡고 치고 나갈 리딩 클럽이 필요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초반 판을 깨는 리딩 클럽이 다가오는 월요일 새벽 나올 수도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두 대륙이 맞붙는,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운명의 승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3일 월요일 새벽 4시 대한민국과 알제리의 경기는 그런 점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판세를 점칠 일대 승부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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