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나 시선]
중국축구 오랜만에 잔치날…경도랑 충국이랑 효자 노릇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신임 감독 리철이 이끄는 새 중국대표팀이 4련승으로 12강에 진출해 중국축구계가 오랜만에 잔치날 분위기로 들끓는 가운데 김경도와 지충국 두 조선족 선수가 선후로 네경기(김경도 3경기, 지충국 1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면서 나름 대로 승리에 큰 기여를 하고 축구 고향의 자존심도 세웠다.
답답하던 중국 축구에 오래간만에 속이 개운해지는 기별이요, 조선족 축구팬들에게는 한어깨 으쓱 올라가는 일이다.
김경도 눈도장 확실히 찍었다
리철 감독은 제2진영으로 나선 말디브전외에 중요한 3경기에 모두 김경도를 선발로 내세우며 확고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진세를 바꾸면서도 우측 날개와 수비형 하프(后腰)로 계속 김경도를 선발로 기용했다.
수리아전에서 허리 위치에 선 경도는 쉼없이 움직이면서 자신 있게 공을 받아서 뿌려주는가 하면 “죽기내기로 뛰며 작은 키지만 육박전을 불사하면서 상대 공격을 차단”[축구해설자 서양(徐陽)], 우리 박스 안에서 수리아 공격 핵심 10번 나와스의 발밑에서 깨끗하게 공을 차단하기도 했다.
공수 균형과 다면수의 능력이 하프선의 유수의 경쟁자들을 밀어내고 우측 하프선 한자리에 확실하게 도장을 찍은 리유로 보인다. 이제 오는 12강전에서 ‘귀화 선수’라는 변수나 3경기에 모두 후반에 교체되는 등 위기감은 있지만 고집이 만만치 않은 리철 감독의 ‘김경도 편애’는 계속 될듯 싶다.
지충국 90분 풀타임
말디브전에서 수비형 하프로 선발 출전한 지충국은 기동력과 활동력을 살려 호준민(蒿俊閔)과 호흡을 맞추며 가담가담 중장거리 전이와 상대 수비 뒤공간에 떨구어주는 중장거리 패스를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올라오는 상대의 발에 머리를 갖다대며 공을 앗아내는 투혼도 보였다.
경기 후 최저점을 주면서 혹평하는 편파적 매체도 있었지만 축구계 명장과 유명 축구평론가들로 조직된 시나스포츠 평점에서는 중간 점수인 7.3점을 받았다. 후반전 호준민을 교체하면서도 지충국이 90분간 풀타임을 한 것은 그 역할을 충분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대팀의 허리 위치의 경우 신임 주장 오희(吳曦)가 감독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면서 앞으로 남은 한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렬할 것, 따라서 지충국은 공격에서 더욱 대담하고 창의적인 플레이와 절주 변화가 주문된다.
리철사단 이대로 12강 괜찮을가
리피 감독이 중국팀에 손을 들고 휑~ 가버린 후 패잔병을 이끌고 림시 구원투수로 총망히 올라온 리철 감독이 원정이나 다름없는 중동에 가서 파죽지세 4련승으로 12강 고지에 오른 것은 중국 축구로 말하면 강심제와 같은 기적이다. 생사의 관건전인 필리핀전에서 후반의 전술 변화로 따낸 쾌승, 전부(무뢰 제외) 제2진영으로 나선 배짱이라든가 27년간 이겨보지 못한 천적 수리아전에서 주눅 들지 않은 공격 전술로 승리한 것 등은 소장파 감독의 저력을 잘 보여준다.
역시 무뢰(武磊)! 8경기 8꼴을 몰아친 ‘무뢰현상’은 귀화 선수들의 기대 이하의 역할과 대조되면서 귀화 선수라는 일시 수혈로는 중국팀의 월드컵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도리를 알려주었다. 무뢰의 한수 높은 경기 능력과 ‘중국축구팀 선수스럽지 않은’ 자신감은 해외 진출이라는 큰 물에서 놀아야 진정 중국 축구에 출로가 있다는 것을 감명깊게 보여주었다.
허리 위치, 이 공수의 관건 위치에 존재감이 묵직한 선수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수준급 귀화 선수의 기용도 화제다.
현재 한국, 일본, 이란, 오스트랄리아 등 강호들이 호시탐탐하는 12강전을 앞두고 중국팀의 어수선한 허리와 수비선 정비가 시급한 가운데 당장은 존재감이 묵직한 허리 위치의 인선이 주목된다. 이 위치에 귀화 선수 기용의 변수도 존재하며 특히 김경도와 지충국의 위치여서 더 기대가 된다.
/정하나 길림신문 축구론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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