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사장 박노황)가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과 손잡고 중국 동북 3성에서 한글로 발행되는 동포 언론사와의 교류 협력에 나섰다.
연합뉴스 심수화 마케팅담당 상무는 16일부터 18일까지 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옌지(延吉)를 비롯해 선양(瀋陽), 하얼빈(哈爾濱) 등을 방문해 조선족 언론사와 간담회를 열고 뉴스 콘텐츠 교류와 기자 연수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16일 옌지 조글로미디어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김삼 조글로미디어 사장, 주성화 해란강닷컴 사장, 김명성 조선족중학생보 대표가 참석했다.
재외동포재단의 김영근 사업이사도 참석해 연합뉴스와 동북 3성 동포 언론의 교류 협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 상무는 "동북 3성의 중국 동포들은 한중 우호 협력에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한반도 통일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말 신문을 발간하며 민족 정체성 유지와 동포 사회 발전에 힘써온 여러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치하했다.
이어 "연합뉴스는 공익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동포 언론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한민족 공동체 발전에 힘써왔다"면서 "연합뉴스와 동북 3성 우리말 언론이 콘텐츠 교류와 기자 연수뿐 아니라 행사 공동 개최나 공동 기획취재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삼 사장은 "모국을 대표하는 언론사 연합뉴스가 우리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정부 기관인 재외동포재단도 지원에 나서 감사 드린다"면서 "민족 정체성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수십 년간 조선족 사회를 밀착 취재하며 여론을 형성해 온 동포 언론이 연합뉴스와 협력하면 더 많은 동포 소식을 고국에 전할 수 있으며, 더불어 한국 소식도 더 많이 동포사회에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 사장은 "조선족 주요 언론사의 기자 6명이 연합뉴스 등 고국 언론사에서 7월 한 달간 연수를 받도록 배려해 주어 감사하다"며 "더 많은 기자가 한국의 취재 기법 등을 접할 수 있도록 동북 3성으로도 강사를 파견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조선족의 절반 이상이 거주지를 떠나 중국 내륙 도시와 한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차세대의 정체성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말, 역사, 문화 등을 전하는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해져 이전보다 사명감이 커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명성 대표는 "글짓기·역사 퀴즈 대회 등을 수시로 열어 청소년이 자신들의 뿌리와 문화를 알도록 힘쓰고 있다"면서 "연합뉴스의 교육·문화 관련 기사가 신문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기사 교류의 확대를 희망했다.
최근 한류 붐 등에 힘입어 중국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한국 언론사 사이트의 중국어 판에 들어가 보면 모두가 정치·시사 중심인데, 일반 대중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문화·연예 등 생생한 사회 정보"라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의 문화와 언어 등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조선족 언론과 연합뉴스가 함께 중국어판 뉴스 사이트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김 이사는 "연합뉴스와 동포 언론사들이 힘을 합쳐 동포 사회 소식을 모국에 알리고 모국의 소식을 동포 사회에 전하면 한민족 네트워크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하고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17일에는 선양시 조선족기업가협회(회장 표성룡)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23개 지회의 사무장 등으로부터 조선족 기업가 현황과 차세대 육성 활동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표성룡 회장은 "동북 3성을 떠난 조선족은 중국 각 지역에서 기업을 일궈 소수민족 가운데 경제적 성장 속도가 가장 눈부시다"며 "차세대 기업인을 더 많이 육성하고 이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1세대 기업가를 중심으로 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간담회에 이어 재외공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신봉섭 주선양 총영사는 "동북 3성은 우리의 선열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곳"이라면서 "이곳의 동포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국 국민도 큰 관심을 둬달라"고 당부했다.
18일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하얼빈에 있는 흑룡강신문사를 방문해 관련 시설과 부서 등을 둘러보고 한광천 사장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 사장은 "흑룡강신문은 중국 내 한국인을 위해 한국 맞춤법을 사용한 신문도 별도로 발행할 정도로 한민족의 화합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인터넷TV CCTV.COM에서 한국어 방송을 시작했는데 24시간 뉴스채널인 연합뉴스TV의 방송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양국의 문화를 방송으로 널리 알려 한·중 교류가 더욱 늘어나도록 앞장서겠다"고 포부도 전했다.
심 상무는 "연합뉴스TV는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연예 등 각 분야 최신 동향과 다양한 소식을 최신 속보로 제공하고 있다"며 "방송 콘텐츠 교류 등 방송에서도 동포 언론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김 이사는 "우리말 보급의 전도사 역할의 수행하는 동포 언론은 무엇보다 중요한 동포의 자산"이라며 "동포재단은 연합뉴스와 협력해 조선족 사회의 발전을 돕는 데 힘껏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는 2007년 한민족센터를 설립해 재외동포 관련 뉴스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한편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 세계한국TV방송연합회와 세계한인언론인대회, 세계한인방송인 포럼 등을 개최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올해 동북 3성 지원 특별예산을 편성해 조선족 한글학교 학습 기자재 지원, 조선어 교원 연수, 석박사 장학생 초청, 청소년 모국 연수, IT 직업 연수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