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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의 맥을 이어 온 30년의 기상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월21일 09시08분    조회: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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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둔 연변시조협회 회원들 송구영신의 공연을 마치고

시조(时调)는 격조가 높고 운치가 있는 뿌리 깊은 시절가조(时节歌调)로서 우리 민족 최초의 시가문학이다. 연변시조협회는 그 맥을 이어 30년 세월을 잡는 가운데 시조창작과 시조창단이 어우러진 쌍두마차로 현대시조창작의 길에서 쉼없이 달리고 있다.

고려말기에 성행되여 조선왕조시기에 번영하였다는 시조는 《훈민정음》의 보급과 함께 량반층으로부터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희로애락을 토로하는 서정가사로, 창가로 된 시가문학이다. 이 시조는 19세기 중반으로부터 살길을 찾아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는 이주민에 의해 중국의 연변과 동북3성 그리고 전국 각지로 전해졌다.

1992년에 발족된 연변시조협회는 제1대 회장으로 고 허룡구, 제2대 회장으로 김철학, 제3대 회장으로 리영해가 바톤을 이어받으면서 협회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 와중에 중국조선족의 우수한 시인들인 리상각, 김철, 김응준, 정몽호, 조룡남 등과 허룡구, 김남호, 전화자, 류은종, 동희철, 김희관, 김봉관, 김철학 등 전문가, 교수, 지성인들의 관심과 지지에 받들려 명맥을 이어 오면서 발전을 이룩하였다.

 2014년 중국조선족시조연구토론회에 참가한 연변시조협회 원로들

이 협회는 드높은 열정과 끊임없는 창작실천으로 현실생활을 반영한 시조작품을 창작하여 중국조선족시조집을 출판했고 연변의 유일한 시조창단을 설립하여 민족의 가락과 전통, 슬기를 표현하는 특색의 장을 마련하였다. 그 속에서 시조창은 무형문화유산으로 자리잡았고 시조창단 강금자 단장은 제3대 무형문화유산 시조창 전승인으로 되였다.

중국조선족민속원의  '아리랑' 정자우에서 시조창을 열창하는 강금자 단장과 단원들

현재 연변시조협회는 모아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중국조선족민속원의 백년고택을 기지로 삼고 시조 창작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조창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연변대학예술학원 전화자 교수(제1대 시조창 전승인)는 달마다 백년고택을 방문하고 시조창 지도를 하면서 시조창의 보급과 후대양성에 심혈을 기울려 왔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 전형 시조와 그 창을 겸비한 시조작품도 연변시조협회 시조인들의 표현을 마주하면 그 진수를 향수할 수 있다. 이 시조협회 시조시인들은 자체로 창작한 수 많은 작품들을 중국조선족민속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선을 보이는가 하면 연변의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이색적인 표현으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시조는 그 독특한 멋과 매력으로 오늘도 강인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뭇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고 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백년고택에서 울려나오는 그 특색있는 가락과 읊조림 따라 최근 중앙텔레비죤방송국 ‘청춘출발’ 탐방인 왕빙빙을 비롯한 스탭진이 백년고택을 찾아 와 시조창의 가락에 맞춰 춤노래를 즐기며 전국방송을 완성하였다.

한겨울 백년고택에서 진행되는 시조창작학습반

백설이 뒤덮힌 이 한 겨울 백년고택 량반댁의 따뜻한 온돌에 모여앉아 시조창작에 열을 올리는 시조시인들의 각오와 목표는 뚜렷하다. 시조는 소박하고 진실하며 격조높고 운치있는 정형시이다. 시조는 일정한 격식과 틀이 있고 반드시 지켜야 할 형식, 질서, 규칙이 있다. 또한 조상들의 얼이 깃들어 있고 우리 민족의 성정이 고여 있는 조선민족만의 독특한 문학이기에 우리 민족 시조를 바로 세우고 옳바르게 창작하자는 것이다.

연변시조협회 회원들은 전통문화를 지키고 전해가는 사명을 스스로 짊어지고 있다.

시조시인들의 전통문학 시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말할라치면 “시는 ‘와인’이요 시조는 ‘꼬냑’(와인을 다시 정제해 만든 고급술)이다” “시는 금덩이고 시조는 금괴라” 그들은 답한다. 그러면서 엄숙하면서 편한 마음, 단정한 태도로 800여 년의 전통을 잘 지키고 계승하련다고, 또한 “품이 넓고 멋이 있는 우리의 시조”, “우리의 뿌리문학의 정착과 보급은 이 시대 시조시인들에게 주어진 절제절명의 사명”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문예형식으로 시조작품을 발표하는 리영해 회장(오른쪽 첫사람)과 창작자들.

연변시조협회 현임 회장 리영해 씨는 “사회가 발전하고 문화가 발전하고 문학인들이 시조를 중시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시조창작의 열조가 일고 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로 연변시조협회 설립 30주년을 맞으면서 연변시조협회 시조인들의 작품을 위주로 《시조신작》(时调新作)이라는 중국조선족시조집을 출판하려고 기획하고 있다며 대련, 광주 등지의 시조시인들도 벌써부터 훌륭한 시조작품을 보내온다며 기꺼워했다.

길림신문 기자 김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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