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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사회 현주소 그린 장편소설 나와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2월13일 00시40분    조회: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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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속 조선족 동포 현주소 세밀하게 묘사
윤순례 8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 출간
윤순례(46)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은행나무)은 몽골 설화로 시작한다. 본디 낙타에게는 마음이 착하다고 신이 내린 선물, 뿔이 있었는데 어느 날 꾀보 사슴이 서역 잔치에 간다면서 빌려가 놓고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낙타는 늘 지평선을 바라보며 사슴이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 낙타는 낮은 곳 힘든 처지에 놓인 이들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화자인 이십대 후반의 여성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을 겪는 존재다. 스물한 살 풋 나이에 아이까지 잉태했는데 애인 규용은 바다로 뛰어들어 실종됐다. 사람들은 그 애인이 죽었다고 하지만 그네는 끝까지 인정할 수 없는 사태다. 그네는 내몽골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 사슴을 기다리는 낙타가 그 애인이라고 믿는다. 쌍봉낙타 그림이 그려진 엽서에서 규용의 이니셜 ‘g’를 발견한 그네는 어디선가 살아 있을 애인에 대한 희망을 놓치 않는다. 그네에게는 애인이야말로 사슴이 훔쳐간 ‘뿔’이었다.

이 여성은 초라한 연립주택인 궁전빌라에서 자주 여자가 바뀌는 아버지와 살았다. 어머니는 일찌감치 아버지와 이혼한 뒤 사라지고 딸에게 연락 한 번 주지 않았다. 알고 보니 친 딸도 아니었다. ‘가정’이라는 꼴에 대한 갈망으로 고아원에서 데려와 키워진 존재였다. 그네 앞에 아버지가 데리고 온 조선족 여자가 등장한다. 이 여자는 여느 아버지의 여인들처럼 금방 사라질 대상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이 여자를 데려온 지 6개월만에 간암으로 사망한 것이다. 이 조선족 여인은 헌신적으로 아버지를 간호했지만 졸지에 과부로 전락하고 만다. 아버지의 딸이자 이 소설의 화자인 나와 지겹게 싸워가면서, 아버지 형제자매의 어줍잖은 유산 다툼에 맞서면서 여자는 질긴 생명력을 과시한다. 외국인등록증을 완성하기 위해 내몽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사기꾼 ‘구씨’까지 끌어들여 세 명이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 소설의 특징은 한국 사회에 만만치 않은 존재로 등장한 다문화 성원,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를 구성하는 조선족 동포들의 현주소를 세밀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이 소설을 위해 작가는 국내에 들어와 사는 조선족 남성을 가이드로 앞세워 동포들이 사는 중국 곳곳을 샅샅이 누비기도 했다. 그렇다고 르포 스타일의 거친 메시지 중심 소설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공들인 문장들을 보면 단편에 들일 공력을 마라톤을 뛰는 장편에 쏟아 부은 느낌이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은 근래 한국문학에서 장·단편을 막론하고 찾아보기 어려운 미덕이다. 

8년만에 장편소설을 펴낸 윤순례씨. 그는 “누군들 삶 속에 보금자리를 찾아 떠돈 유랑의 시절이 없겠는가”라고 물었다.
은행나무 제공
‘바람이 양은 개밥그릇을 차대는 소리에 나는 움칫 몸을 떤다.’ ‘오래 고아 찰진 엿처럼 깊고 진한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나는 어둑한 마루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청보랏빛 구름 속에서 둥그런 달 하나가 세상일은 모른다는 듯 태평히 웃고 있다.’

한땀 한땀 쓰다 보니 완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기껏 써놓은 작품을 엎어버리고 다시 쓰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소설 속 여자가 그린 낙타는 눈을 씻고 봐도 어느 한 곳 귀한 구석이 없었다. 귀는 쥐를 닮았고, 배는 소, 코는 토끼, 눈은 뱀, 굽은 등은 원숭이, 머리털은 닭의 볏, 넓적다리는 개, 꼬리는 돼지…. 열두 동물 생김새를 모두 나누어 가지다보니 한참 못생겼다. 게다가 사슴에게 뿔까지 도둑맞았으니 한심하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가는 비루한 낙타들에게 ‘뿔’은 어떤 의미일까. 윤순례는 “생의 짐을 주렁주렁 매달고 사막을 가는 낙타에게 사슴이 지닌 우아한 뿔은 세상살이에 치여 잃어버렸다고 여긴다면 척박하고 질퍽한 길이 조금은 수월하게 여겨질 것”이고 “긴긴 생의 끝에 돌려받을 무엇이 있을 거라는 염원은 고단한 삶의 수고에 대한 찬미”라고 설명한다. ‘아주 특별한 저녁밥상’으로 오늘의작가상(2005년)을 받았던 작가는 “내가 쓴 소설이, 종일의 고된 일과를 부린 후에 몸에 넣는 따뜻한 음식 같은 것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갑작스런 비에 남의 집 처마 밑에 날개 접고 앉은 새처럼 외롭고 축축한 밤을 위무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미에 밝혔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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