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사회 현주소 그린 장편소설 나와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2월13일 00시40분    조회:158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속 조선족 동포 현주소 세밀하게 묘사
윤순례 8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 출간
윤순례(46)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은행나무)은 몽골 설화로 시작한다. 본디 낙타에게는 마음이 착하다고 신이 내린 선물, 뿔이 있었는데 어느 날 꾀보 사슴이 서역 잔치에 간다면서 빌려가 놓고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낙타는 늘 지평선을 바라보며 사슴이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 낙타는 낮은 곳 힘든 처지에 놓인 이들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화자인 이십대 후반의 여성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을 겪는 존재다. 스물한 살 풋 나이에 아이까지 잉태했는데 애인 규용은 바다로 뛰어들어 실종됐다. 사람들은 그 애인이 죽었다고 하지만 그네는 끝까지 인정할 수 없는 사태다. 그네는 내몽골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 사슴을 기다리는 낙타가 그 애인이라고 믿는다. 쌍봉낙타 그림이 그려진 엽서에서 규용의 이니셜 ‘g’를 발견한 그네는 어디선가 살아 있을 애인에 대한 희망을 놓치 않는다. 그네에게는 애인이야말로 사슴이 훔쳐간 ‘뿔’이었다.

이 여성은 초라한 연립주택인 궁전빌라에서 자주 여자가 바뀌는 아버지와 살았다. 어머니는 일찌감치 아버지와 이혼한 뒤 사라지고 딸에게 연락 한 번 주지 않았다. 알고 보니 친 딸도 아니었다. ‘가정’이라는 꼴에 대한 갈망으로 고아원에서 데려와 키워진 존재였다. 그네 앞에 아버지가 데리고 온 조선족 여자가 등장한다. 이 여자는 여느 아버지의 여인들처럼 금방 사라질 대상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이 여자를 데려온 지 6개월만에 간암으로 사망한 것이다. 이 조선족 여인은 헌신적으로 아버지를 간호했지만 졸지에 과부로 전락하고 만다. 아버지의 딸이자 이 소설의 화자인 나와 지겹게 싸워가면서, 아버지 형제자매의 어줍잖은 유산 다툼에 맞서면서 여자는 질긴 생명력을 과시한다. 외국인등록증을 완성하기 위해 내몽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사기꾼 ‘구씨’까지 끌어들여 세 명이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 소설의 특징은 한국 사회에 만만치 않은 존재로 등장한 다문화 성원,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를 구성하는 조선족 동포들의 현주소를 세밀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이 소설을 위해 작가는 국내에 들어와 사는 조선족 남성을 가이드로 앞세워 동포들이 사는 중국 곳곳을 샅샅이 누비기도 했다. 그렇다고 르포 스타일의 거친 메시지 중심 소설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공들인 문장들을 보면 단편에 들일 공력을 마라톤을 뛰는 장편에 쏟아 부은 느낌이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은 근래 한국문학에서 장·단편을 막론하고 찾아보기 어려운 미덕이다. 

8년만에 장편소설을 펴낸 윤순례씨. 그는 “누군들 삶 속에 보금자리를 찾아 떠돈 유랑의 시절이 없겠는가”라고 물었다.
은행나무 제공
‘바람이 양은 개밥그릇을 차대는 소리에 나는 움칫 몸을 떤다.’ ‘오래 고아 찰진 엿처럼 깊고 진한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나는 어둑한 마루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청보랏빛 구름 속에서 둥그런 달 하나가 세상일은 모른다는 듯 태평히 웃고 있다.’

한땀 한땀 쓰다 보니 완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기껏 써놓은 작품을 엎어버리고 다시 쓰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소설 속 여자가 그린 낙타는 눈을 씻고 봐도 어느 한 곳 귀한 구석이 없었다. 귀는 쥐를 닮았고, 배는 소, 코는 토끼, 눈은 뱀, 굽은 등은 원숭이, 머리털은 닭의 볏, 넓적다리는 개, 꼬리는 돼지…. 열두 동물 생김새를 모두 나누어 가지다보니 한참 못생겼다. 게다가 사슴에게 뿔까지 도둑맞았으니 한심하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가는 비루한 낙타들에게 ‘뿔’은 어떤 의미일까. 윤순례는 “생의 짐을 주렁주렁 매달고 사막을 가는 낙타에게 사슴이 지닌 우아한 뿔은 세상살이에 치여 잃어버렸다고 여긴다면 척박하고 질퍽한 길이 조금은 수월하게 여겨질 것”이고 “긴긴 생의 끝에 돌려받을 무엇이 있을 거라는 염원은 고단한 삶의 수고에 대한 찬미”라고 설명한다. ‘아주 특별한 저녁밥상’으로 오늘의작가상(2005년)을 받았던 작가는 “내가 쓴 소설이, 종일의 고된 일과를 부린 후에 몸에 넣는 따뜻한 음식 같은 것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갑작스런 비에 남의 집 처마 밑에 날개 접고 앉은 새처럼 외롭고 축축한 밤을 위무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미에 밝혔다.

세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7
  • 팔순상 받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인터뷰 “문학이 비즈니스가 됐다… 작가들 문체는 비슷하고 얼굴이 없어”     이어령 선생은 “새벽 2~3시에 글을 쓰다가 베란다 밖을 내다보면서, 그 시간까지 불을 켜놓은 채 잠들지 않고 있는 이들에 대해 이런저런 공상을 하곤 한다”고 말했...
  • 2013-12-14
  • 한국 사회속 조선족 동포 현주소 세밀하게 묘사 윤순례 8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 출간 윤순례(46)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은행나무)은 몽골 설화로 시작한다. 본디 낙타에게는 마음이 착하다고 신이 내린 선물, 뿔이 있었는데 어느 날 꾀보 사슴이 서역 잔치에 간다면서 빌려...
  • 2013-12-13
  • 제32회 《연변문학》문학상 시상식이 12일 오전, 연변인민출판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문학상수상작은 2011년과 2012년 《연변문학》에 발표된 작품중 엄선을 통해 4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였다. 소설수상작에는 허련순의 "아B정전", 시에는 김문세의 "바다가에 와서는 모든것이 옷 벗고 아름다움이 된다"(외3수),...
  • 2013-12-12
  • 21세기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위하여 창간된 정통문학지 계간 '문예마을'이 창간15주년을 맞아 작품공모를 진행, 흑룡강성 출신의 현춘산작가가 수필부문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춘산작가는 수필 '남자의 눈물', '지팽이', '교사절소감' 등 세편의 수필로 '문예마을' 금강문단문학상...
  • 2013-12-12
  • 보이지 않는 꿈의 정경 영화 은 장률 감독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이 꾼, 실상은 보이지 않을 꿈의 정경을 소재로 했다. 먼 나라의 아내가 찾아와 함께 그 아름답다는 제주도라는 곳에 가본다. 불법노동자를 추방하려는 법무부라는 추상이 등장하는 악몽도 있다. 카메라는 외국인 노동자가 말하...
  • 2013-12-11
  •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1일 저작권이 있는 소설 수백여권을 인터넷 웹하드에 올린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로 중국 국적의 조선족 이모(34)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8월부터 10월 사이에 무협지·판타지 소설 등 불법복제된 신간소설 740여권을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 4곳에 올려 해...
  • 2013-12-11
  •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하는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로 리문구의 "관촌수필"(冠村随笔)을 중국어로 번역한 할빈공업대학 위해분교 김학철(51살)교수가 선정 돼 나수호(40살·한국외대), 송병선(51살.한국울산대) 등 이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문학번역상은 한국문학 작품의 우수 번역가에 대한 시상을 ...
  • 2013-12-10
  •  (흑룡강신문=하얼빈)제1회 대련시조선족문예콩클이 지난 6일 대련시 백천금태양예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활동의 주최단위인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에서는 날로 사그러져가는 조선족들의 문화생활을 춰세우기 위해, 편제가 모자라고 활동경비가 엄청나게 부족한 형편에서도 기층에 내려가 성악,무용, 기악 등 학습반을...
  • 2013-12-10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B파일'을 쓴 최혁곤씨가 2013년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에 선정됐다고 한국추리작가협회가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대상작 선정 이유로 "살인 누명을 쓴 조선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사회성 짙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며 "두 개의 서사를 하나로 연결하는 전개가뛰어난 작품...
  • 2013-12-10
  •         총 15명의 입상자중 조선족 작가 6석 차지     (흑룡강신문=하얼빈)흑룡강성위 선전부, 흑룡강성민족사무위원회, 흑룡강성작가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4회 흑룡강성소수민족문학상 평의 결과가 일전 공표되었다. 조선족, 만족, 몽골족, 회족, 허저족 작가들이 참가한 이번 문학상 공모...
  • 2013-12-09
  •    (흑룡강신문=하얼빈)지난 6일 상지시조선족중학교 5층 소강당에서 ‘'12.9' 기념활동 및 고 한춘시인(본명 림국웅) 소장도서 기증식이 열렸다.   지난 7월 한춘시인은 자신이 일생동안 지혜의 언덕으로 아껴왔던 도서 3000여권의 거취에 대해 고민하던중 제자 리호원씨에게 모교인 상지시조선족중학교...
  • 2013-12-09
  • 12월7일 오후 2시, 2013《도라지》 문학제 정기행사가 길림시 아리랑민속관에서 성대히 막을 올렸다. 행사에 광주, 북경, 연변, 심양, 할빈, 장춘, 서울 및 길림시의 조선족작가, 평론가, 교수, 언론인 5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2012《도라지》 문학제 시상식, 《조선족청년작가작품집총서》(8-12집)출간기념회 2부로 나뉘...
  • 2013-12-09
  • 《조선족청년작가작품집총서》(8-12집)출간기념회는《도라지》잡지사 주필 리상학이 사회했다. 첫 순서로 중앙민족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소장 황유복교수가 《조선족청년작가작품총서》 출간경위와 후원인 소개, 2013년 출간작품집을 발표했다. 황유복교수는 이번 《조선족청년작가작품집총서》(8-12집)는 연변소설가학회...
  • 2013-12-09
  • 문학상 시상식을 사회한 《도라지》잡지사 전임 주필이며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 부관장인 김홍란은 사회사에서 지난해까지 장장 9회에 이르는《도라지》장락주문학상시상식을 치뤘는데 금년에는 장락주문학상시상식이 무산되면서 2012《도라지》문학상 시상식을 펼치게 되였다고 했다. 중앙민족대학 소수민족문학연구소 ...
  • 2013-12-09
  • 2013년《도라지》문학제 마무리인사에서 김홍란 전임주필은 오늘 행사는 2012년《도라지》잡지의 총화라는 의미를 넘어서 지난 12년간의 총화이기도 하다고 했다. 지난 12년간은《도라지》가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편집인원이 가장 적었던 힘든 시간들의 련속이였다. 가장 악렬한 객관조건과 인적으로 조성된 불리...
  • 2013-12-09
  •     ▲ 아리랑 고개 넘어 정선아리랑학교. 정선아리랑연구소 시선집 15명 작품 67편 수록 정선아리랑연구소(소장 진용선·사진)가 대한민국아리랑의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맞아 조선족 시인들이 아리랑을 주제로 쓴 시선집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시선집 ‘아리랑 고개 넘어’(153쪽&middo...
  • 2013-12-09
  • 최동일 동시집《외롭지 않다》출간 최동일의 동시집 아롱다롱 칠색이야기 200 《외롭지 않다》가 일전에 연변교육출판사에서 출판되였다. 동시집은  “아기와 자연과 동시”, “동년과 꿈과 아픔”, “세월과 세상과 옛말”, “가족과 행복과 재미” 등 4개부분으로 되였고 ...
  • 2013-12-09
  • 중국조선족 박홍매 방송인은 대구재능시낭송가협회 주최로 2013년 11월 28일(목) 저녁 7시, 푸른방송 혜림별관에서 열린「서지월시인과 함께하는 시낭송회」에 초대 시낭송가로 출연해 민족서정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서지월시인의 대표작 를 낭송해 많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중국 조선족 방송인으로서 한국 ...
  • 2013-12-08
  • 본사소식 “장백산”잡지사에서 조직하고 연변작가협회와 운남성작가협회에서 협조한 “장백산”잡지 조선족작가대표단 운남성 소수민족지역 답사활동이 지난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9일간 진행되였다.    “장백산”잡지사 리여천사장을 단장으로 하고 우광훈소설가, 리혜선...
  • 2013-12-05
  • 재한동포들의 문화의식을 대표하고 선도하기 위해 설립된, 재한동포문인협회(회장 이동렬)와 재한동포교사협회(회장 김정룡)가 2013년 마지막 한 달을 앞두고 영등포구 대림동 보성연(寶盛緣)에서 일찌감치(12.1) 송년회를 갖고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자성하며, 다가오는 2014 갑자년을 맞이할 마음의 자세를 단단히...
  • 2013-12-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