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인터뷰에 응한 김단씨는 단아하고 새침해보이는 외모와 달리 적극적이고 쾌활했다.
그의 등단은 연구생과정과 함께 시작됐다. 연변대학 조문학부를 졸업하고 북경에서 2년간 회사생활을 할때까지 창작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단씨였다. 뭔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돼서 다시 연변대학 조선- 한국학학원으로 돌아와 연구생과정을 시작했고 수업과 관련된 과제물을 작성하면서 우리 말과 우리 글에 대해 연구하는 재미에 깊숙히 빠지게 됐다.
“그땐 한국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할 때였습니다. 시가문학 수업시간 교수님께서 ‘강남스타일’을 례로 들어 운률분석에 관한 강의를 해주었습니다.”
그날 수업과제 역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운률에 대해 분석해오는것이였다. 김단씨는 매체의 보도자료들을 까근히 훑으면서 자료수집을 하는 한편 직접 동영상을 찍어 파워포인트로 작성하면서 운률뿐만아니라 랩에 담긴 라임, 노래가 전하고저 하는 메시지, “말춤”의 의미, 뮤직비디오의 구성요소의 의미까지 상세하게 과제를 작성했다.
남다른 공력을 들인 이 과제물을 교수는 한눈에 알아봤다. 교수는 이 글을 조금만 수정하면 발표를 해도 될듯싶다고 조언했고 그렇게 김단씨의 처녀작 “강남스타일은 왜 인기무적인가?”가 탄생됐다.
김단씨는 류행에 민감한 신세대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요즘 뜨는 “류행아이콘”을 많이 다룬다. “강남스타일”이 그러했고 “악동뮤지션”, “태양의 후예”도 그의 평론을 피해갈수 없었다.
석사연구생을 졸업하고 연변텔레비죤방송국 문예부에서 예능작가로 입사했다가 지난해 9월 보도중심 뉴스편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단씨는 무척 바빠졌다. 직장생활의 고단함속에서도 틈만 나면 창작의 세계로 빠져드는것은 문학이 가져다주는 재미와 희열에 중독됐기때문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때에 갑자기 글을 쓰고싶어질때가 있습니다. 어떤 자극을 받아 심박수가 빨라질때면 지체없이 글을 씁니다. 그럴때면 ‘극치’의 단어들이 곧잘 튀여나오곤 하지요.”
자신의 작품들중 그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것이 없겠지만 김단씨는 2015년 《도라지》 6기에 발표된 단편소설 “축축한 잔들을 어서 비워라”를 가장 의미있게 생각한다. 미숙한 작품이긴 하지만 실화를 생동하게 엮어 독자들에게 선물하려고 시도했던 그 열정때문이다.
김단씨는 가스통 바슐라르를 좋아한다. 《물과 꿈》을 읽으면서 인간의 상상세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고 물질적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들은 자신의 감성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얘기했다.
김단씨는 사실 자신의 독서량이 많이 부족한것을 알고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책 한권을 읽으면 오래동안 빠져나오지 못할정도로 푹 매료된다. 그러고나면 자신의 작품세계에 그 저자가 자꾸 묻어나는것 같아서 싫다고 했다. 학습과 모방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김단씨의 진실된 고민이였다.
또다른 고민이라면 김단씨처럼 문학의 길에 갓 들어서기 시작한 또래들사이 소통이 적은것이다. 비슷한 성장통을 겪는 작가들이 어울릴수 있는 소통의 장과 신진들을 이끌어줄수 있는 실효적인 활동이라면 뭐든지 좋다며 김단씨는 욕심을 내비쳤다.
김단씨의 작품은 평론과 수필이 많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단편소설과 시도 용기내서 써본다. 김단씨는 원고지와 마주할때면 설렘을 느낀다. 그의 말을 빌자면 “잘은 모르겠지만 그 설렘은 아마도 숨겨둔 애인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과 같은 느낌이 아닐가요.”
그래서일가 다소 늦게 시작한 문학창작이지만 대신 작품은 꾸준히 발표했다. 처녀작부터 시작해서 공백이 없이 꾸준히 작품을 써왔고 수상경력 또한 꾸준하다. 2013년 9월 제3회 리륙사문학상 금상을 시작으로 2014년 8월 연변작가협회 가야하인터넷문학상 대상, 2015년 길림신문 두만강문학상 청산우수상을 받았으며 승승장구의 기세를 몰아 올해 10월 제8회 진달래문예상 새별상을 수상했다. 특히 진달래문예상이 올해 처음으로 신인들을 위해 설치한 새별상이라 의미가 깊다.
“’새별상’은 긍정이자 시작입니다. 앞으로 독자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줄수있는 소설은 물론, 단편영화거나 드라마 시나리오에도 도전해보고싶습니다. 김단이라는 제 이름처럼 더욱 단단하게 배우고 노력할것입니다.”
연변일보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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