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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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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편소설 황혼 제2권 (32) 최전무 일가의 족보 김장혁 댓글:  조회:195  추천:0  2024-08-27
     장편소설 황혼 제2권 김장혁                          32. 최전무 일가 족보        쓸쓸한 반토굴 셋집에 구슬픈 울음파도가 스쳐지나가면서 부녀간의 마음은 황량한 쑥대밭으로 돼버렸다.     려향은 아빠가 끓여놓은 구수한 감자장국을 한술도 뜨지 않고 침대에 들어누웠다.     종호는 침대 머리께에 다가가 앉아 려향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열이 후꾼후꾼 났다.      “아차, 열이 모질 나는구나. 어디 아프진 않니?”     그는 려향이 혹시 신종코로나에 걸리지나 않았는가고 근심이 태산 같았다.     려향은 도리머리질 하더니 또 흐느끼기 시작했다.     “자꾸 울지 말라. 건강에 나쁘다.”     종호는 선풍기 스위치를 꺼버리고 눈물범벅이 된 려향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그는 딸애의 보름달 같던 얼굴이 퍼그나 어둡고 수척해 보이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속시원히 아빠한테 말해라.”     려향은 아예 이불을 훌 들쓰고 돌아누워 버렸다.     이불이 가냘프게 잔잔히 파도쳤다.     종호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도 모르는지 려향의 등뒤에 대고 혼자말처럼 중얼거렸다.     “넌 내 하나 밖에 없는 무남독녀야. 넌 내 유일한 희망이야. 네가 자칫 잘 못되면 난 어떻게 사니? 세상의 풍운조화가 어떻게 변하든지, 하늘이 무너지든지 해도 근심하지 말라. 이 아빠 있잖니?”     려향은 이불을 들쓰고 아빠의 기구한 운명을 생각하면서 속으로 울었다.     종호는 려향의 속내는 티끌만치도 모르고 계속 제 좋은 생각을 털어놓았다.     “얘야, 내 말 좀 들어라. 그 최전무네 회사에 너무 미련을 가지지 말라. 오늘 최전무네 회사에 면접 간다더니 아마 일이 틀린 거 같은데. 괜찮아. 세상이 넓고도 넓다. 넌 문학박사인데 꼭 더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어.”     려향은 이불 속에서 아빠 말을 들으면서 저도 몰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분명 내 엄마와 면회하러 갔다 온 걸 모르고 있구나.)    종호는 계속 뒷말을 이었다.    “인터넷으로 최전무를 검색해보니 그닥잖은 사람이야. 최전무는 내 옛친구 최정호네 아들인 거 같더구나.”    려향은 이불을 활 제끼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네?! 아빠 친구 아들이던가요?”    그녀의 외까풀눈에서 이상한 빛이 반짝이였다.    “그래.”    종호는 괜한 소리를 해서 려향이 최전무한테 호감이 갈가봐 입술을 깨물었다.    려향은 아빠한테 다가앉으면서 다그쳐 물었다.    “최전무 아빠는 뭘 해요?”    종호는 려향의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마주 바라보면서 정색했다.    “최전무 아버지 최정호는 원래 문화국 국장이였댔다. 그런데 숱한 돈을 얻어먹은 부패분자 죄로 14년 판결을 받고 공직까지 다 떼우고 성 감옥에 갇혔다.”    려향은 눈을 치켜 뜨며 저으기 놀라했다.    “그래요? 최전무 안됐군요.”    종호는 뒷말을 이었다.    “최정호는 남녀관계도 아주 복잡했다. 최정호 국장은 숱한 애인들을 데리고 바람을 피웠댔지. 애인들 속에는 별의별 이름난 녀자들이 수두룩했지. 황선희 박사, 명모델 정희, 문공단의 임하영 부단장, 모두 한다하는 녀자들이고 미녀들이었지. 최국장은 심지어 한국 기생마저 데리고 살았다더라.”     종호는 나영이도 정호 애인이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는지 호명하는 정호 애인가운데서 빠졌다.    “처제 영희와 그의 본댁 박순정은 사촌자매이자 정호의 예술학원 때 녀제자였단다. 그런데 최정호 국장은 영희라는 녀제자, 처제마저 애인으로 데리고 살아서 최전무를 낳았다고 한다. ”     려향은 의아해했다.    “그럼 최전무는 사생아란 말인가요?”    “그래.”    종호는 말을 꺼낸바 하고는 최군철 전무의 출신을 밑바닦까지 속속들이 까밝혔다.    “최전무의 원래 성은 리씨였지. 전주 리씨 리문걸은 최군철을 자기  아들인가 했댔지. 후에 하도 최국장과 최전무 생김새가 너무 비슷해 최국장의 본댁 박순정이 최국장과 최군철의 DNA 검사를 가만히 의학부문에 의뢰했단다. 결과 최군철은 리문걸의 아들이 아니라 최정호의  친아들이라는게 밝혀졌단다. 그래서 최전무는 원래 아버지 리문걸의 리씨 성을 버리고 친아버지 최정호의 성을 따라 최씨로 고쳤단다.”     종호가 힐끔 눈치보니 려향은 머리를 무겁게 끄덕이면서도 별로 개의치도 않는 눈치였다.    려향은 이런 속궁리를 돌리고 있었다.    (난 월래 결혼할 생각도 없었어. 다만 내 결혼하지 않으면 아빠 또 자살할가봐 결혼하겠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을뿐이야.)    “아빠는 최전무 래력을 어쩜 그렇게 잘 아는가요?”    “최전무의 애비 리문걸하구 최정호는 모두 내 옛친구야. 난 대학교 때 동기친구 리성호를 통해 그들 부자의 래력을 알아냈다. 고향에선 그들 부자의 소문이 자자했단다. 인터넷에서도 최전무를 싹 다 검색했어.”    종호는 려향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했다.    “최군철 전무는 물론 년로임도 백만원 넘고 유능한 젊은이지. 허나 최전무는 아들애 둘이나 달린 홀애비야.” 그 말에도 려향의 보름달 같은 얼굴에서 아무런 놀란 기색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빠, 난 최전무네 회사에 취직하려고 했지. 선 보러 최전무한테 가려고 한 건 아닌데요.”    려향의 말을 들었는둥 만둥 종호는 자기 말을 계속 했다.    “남자는 좋은 녀자한테 장가 가야 하고 녀자는 좋은 남자한테 시집을 잘 가야 해. 그게 최대 행복이야. 아빠를 봐라. 암펌 같은 네 에미한테 장가를 가서 얼마나 고생했니? 넌 꼭 마음씨 착하고 정파다운 총각한테 시집가야 해.”     종호는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었다. 할 말을 다 해놓고 나니 속이 한결 후련해났다.     그는 춘희박사가 최전무를 중매설 때부터 이 혼사말을 반대했다. 려향한텐 아예 말도 꺼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쩜 귀신이 곡할듯이 최군철 전무가 려향을 구해주지 않았겠는가? 우연한 일이지만 그 일로 려향은 지금 최군철네 회사에 면접 보겠다고 하지 않겠는가.     종호는 원래 춘희가 중매선 일을 아무도 몰래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오늘 미리 최군철을 가까이 하지도 말라고 려향한테 말해놓지 않으면 안되였다.    “싸리 그루에서 싸리 난다고 최전무도 애비 못잖게 남녀관계 복잡한 모양이더라. 최전무 본처는 리나라는 여자란다. 최전무는 본처한테서 송림이, 길림이란 두 아들애를 봤단다. 최전무는 리나가 자기 원래 아버지 리문걸과  엄마 박영희한테 불효를 저질렀다고 리혼했다더라. 리혼한 후 최전무는 심지어 애리싸라는 미국 류학생 애인을 데리고 질탕하게 놀았더더라. 심지어  애리싸를 집에까지 데려다가 몇해 동안 동거하기까지 했다더라. 그런데 애리싸가 최전무네 한국 반도체회사의 상업기밀을 절취한 일이 탄로났단다. 애리싸는 최전무의 배다른 여동생 리지예와 미국 하버드대 동기사이였단다. 그 금발미녀 애리싸는 지예 알선으로 중국 S시 한 의약회사에 기어든 미국 경제간첩이었단다. 그래서 최전무는 애리싸하구 갈라졌단다. 최전무한텐 리나와 애리싸 외에도 따르는 녀자들이 줄을 섰다더라. 최전무는 본처 리나와도 애들을 보고 복혼할 가능성도 있다더라.”     려향은 보라매공원 부근에서 비수를 뽑아든 흑인날강도한테서 자기를 구해준 최전무와 최전무 팔을 끼고 걷던 녀자를 떠올렸다.    (아빠 말이 맞아. 밤중에 팔을 끼고 단둘이 보라매공원 부근 강뚝을 산보하는 걸 보면 그저 동료관계는 아닌 거 같아. 뭐? 마끼라던가? 최전무한텐 따르는 녀자 많다는 아빠 말이 맞아.)    려향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최전무는 날 구해주고 마지막까지 안전을 챙기려고 했지. 그러나 마끼라는 녀자는 시끄러워 하면서 최전무 팔을 끼고 빨리 가자고 했댔지? 그때 최전무는 마끼를 인성이 없다고 욕했던가?)    그때 다리 위에서 마끼는 다리 아래에 대고 고함쳤다.    “최전무! 작작 삐치고 어서 가자요!”    최전무는 다리 위 마끼를 나무랐다.    “같은 녀자인데 그게 할 말이오?”    최전무는 려향을 안전한 곳에까지 데려다 주고서야 그 자리를 떴다.    그 장면을 생각하자 려향은 최전무의 은혜를 되새겼다. 뒤이어 놀라운 눈길로 아빠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최전무 래력에 놀란 것이 아니라 최전무 일가의 족보를 몽땅 장악한 아빠의 정보수집능력에 놀랐던 것이다.     (아빠는 내 속내는 모르고 최전무와의 혼사를 반간 놓는구나. 에이유, 참.)     려향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빠, 최전무네 집 얘기를 그만 하세요. 내 맘 속에는 목숨을 구해준 최전무 은혜 밖에 기억나지 않아요. 허나 최전무와의 혼사말에 대해선  아무런 흥취도 없어요.”       그녀는 연신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속으로 아빠를 나무랐다.       (남의 얘기니깐, 그렇게 옛말처럼 술술 얘기하는데요. 아빠 무남독녀  아빠 딸이 아니란 걸 알면 아빤 어쩔텐가요? 아빠 딸의 성도   류씨라면 아빠 이 세상에서 머리 들고 살 수 있는가요?)     려향은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자기 전도 때문에 무등 애쓰는 아빠가 불쌍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는 또다시 줄 끊어진 구슬처럼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쓸쓸히 흘리었다.     종호는, 려향의 삼검불처럼 복잡한 심정은 꼬물만치도 몰랐다. 그는 최전무 일가의 족보를 듣고 려향이 최전무와 그만두겠다고 하자 한숨을 후- 내쉬었다.     (시름 싹 놨다.)    그는 마음이 자못 홀가분해지는 감이 들었다.    종호는 딸이 어쩌다가 혼사말하는 남자를 만나자는 걸 반간 놓은 것이,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감이 마음 한쪽 구석에 스물스물 스며들어오면서 못내 근심스럽고 괴로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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