룡정시 덕신향에서 개산툰진으로 향하는 도로 좌측에는 룡정시에서 이름있는 산인 형제봉이 솟아있고 도로를 사이두고 그 건너편으로 산맥들이 이어간다. 산사이로 오붓한 마을이 자리잡고 있는데 산문을 지키는 마을이라 해서 석문촌이라 이름지었다. 랑만산악회 제815차 산행은 바로 이 독특한 지리위치에 있는 산문요새—룡정시 덕신향 석문촌 말머리산을 정복하는것이다.
32명 회원이 이날 산행에 나섰다. 3월이라 봄을 맞는 기분이고 화창한 날씨라 하지만 겨울의 끝자락에 추위가 매달려 가끔씩 불어오는 찬바람은 얼굴뺨을 친다. 그래도 산행에는 장애가 아니다. 랑만과 흥겨움이 흐르는 산행에는 장애가 없다. 음력설에 정월대보름까지 힘차게 보내면서 위축된 심신을 오랜만에 대자연에 와서 확 풀어버리는 산행이라 다들 웃음꽃 피우며 꾸준히 ‘말머리’를 향해에 톺아올랐다. 말머리바위에 올라서서 가슴을 펴고 두팔을 벌려 한껏 바라보노라니 형제봉 정상이 또렷이 안겨오고 더 멀리 산사이로 어렴풋이 이국땅 조선산이 보인다. 석문촌은 지리적으로 산문이고 지역적으로 변경관리구역에 속하기에 요새적 함의가 깊다. 이러한 요새를 한눈에 바라보며 세상을 가르치는듯한 도고함에 어깨가 으쓱하다.
산 음달지에는 아직도 많은 눈이 쌓여있다. 이제 곧 사라질 눈이라 그것이 소중해 기념사진도 찍고 쥐여 뿌려도 보고 뒹굴기도 했다. 자그마한 ‘얼음폭포’도 그냥 스쳐지날수 없다. 랑만의 게기고 동심의 연장이다. 기념촬영도 하고 얼음썰매도 타고……
산은 오르는 사람한테만 정복당한다. 말머리 요새를 점령한 도고한 느낌, 겨울의 끝바람에 심신을 정화한 느낌, 간만에 만난 환희의 느낌의 융합으로 랑만의 활력, 룡해의 긍정에네지를 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