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관리의 시작, 물주기 요령에 관한 모든 것
정원 디자인은 지속가능하게!
정원을 돌보고 있는 정원사들. 가든 디자이너라면 디자인적 요소뿐 아니라 유지 및 관리가 지속가능한 정원을 구상해야 한다.
정원 디자인은 정원을 관리하게 될 주인의 유지관리 능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노동력을 너무 많이 필요로 하는 디자인의 경우 1, 2년 후에는 원래의 모습을 찾을 길이 없어지고 잡초만 우거진 골칫덩어리가 되기 십상이다. 때문에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정원 관리에 시간 할애가 가능한지, 원예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원을 디자인 하기 위해서는 식물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이다. 나무의 형태, 색상, 질감 등을 고려해 어울리는 식물을 모아 심어주고 때로는 홀로 서게 하는 등의 디자인적 요소를 잘 살려야 정원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디자인적 요소만 생각하다보면 자칫 사후 관리에 대해 미처 고려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나 역시도 정원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실수를 종종 범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일지라도 유지하는 것이 힘겨워 몇 년 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남겨질 정원이라면 그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가든 디자이너로서 참 어려운 숙제는 보기에도 좋아야 하지만 그 유지 또한 효과적인 정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관리라는 측면에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정원을 이용하고 관리하게 될 주인의 성향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다소 난이도 높은 관리를 필요로 하는 정원이라 할지라도 정원 일을 매일 즐길 수 있는 주인이라면 소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가 수월한 디자인이라고 해도 정원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낼 수 없거나, 혹은 원예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그 정원은 유지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가든 디자이너는 어떤 성향의 주인이 정원을 이용하고 가꾸게 될지, 즉 디자인을 하기 전에 그 정원을 관리할 주인이 일주일에 몇 시간이나 정원 일이 가능한지, 어떤 원예 기술을 지니고 있는지, 또 어떤 미적인 취향을 지니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원리는 가든 디자이너뿐 아니라 내 집 정원을 구상할 때도 반드시 체크가 필요하다.
특별한 원예의 기술?
원예는 오랜 시간 동안의 과학적인 공부를 필요로 한다. 원예와 식물 재배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유럽의 경우, 유명 식물원에서 전액 장학금 제도를 실시해 이론과 실기를 완벽하게 갖춘 유능한 정원사를 배출해 내고, 이런 정원사들이 각 정원으로 파견되어 그들의 정원 문화를 이끌어가는 핵심이 된다.
“저는 식물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매번 죽이기만 하거든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평소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원예의 기술이라는 게 있는지, 어떻게 해야 식물을 죽이지 않고 키울 수 있는지의 노하우를 묻는 질문이다. 사실 저마다 특별한 재능을 한 두 가지는 지니고 있듯 식물을 유난히 잘 키우는 분들이 있다. 영어권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초록 손(Green fingers)’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다 죽어가는 식물을 가져다 주어도 살려 놓고, 꽃을 피워내는 일도 종종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이 기적같은 일은 과연 특별한 재능에 의해서일까, 아니면 학습 효과일까?
그간 이런 분들을 종종 목격하며 내가 내린 결론은 후자다. 특별한 어떤 재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경험에 의해서든, 혹은 학습에 의해서든 꾸준한 노력이 분명 그 안에 숨어 있다. 늘 식물을 들여다보고 관심을 갖다보면 공부를 하게 되고, 또 실패를 여러 번 거듭하면서 나만의 노하우가 생긴다. 그리고 이런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초록손’들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만약 내 손을 거치는 식물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면 아마도 식물에게 관심을 주다, 말다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식물을 사랑했거나, 아니면 그릇된 정보를 적용했거나, 혹은 식물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로 저절로 자라 줄거라고 터무니없이 믿었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식물 관리의 핵심 요소
그렇다면 식물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수백 가지가 넘고, 각 식물의 특성에 따라 또 다르기 때문에 간단한 답을 내놓기 힘들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 때, 식물의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절한 물주기와 영양공급, 잡초의 관리, 그리고 병충해 예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가운데 이번 장에서는 우선 식물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물주기에 대해 먼저 다뤄 보려고 한다.
물주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
모든 식물은 물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물주기가 다른 무엇보다 식물에게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물주기 상식이 가끔씩 너무 지나치거나 혹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이미 수년간 자리를 잡은 나무나 식물(잔디를 포함)이라면 가뭄이 온다고 해도 특별한 물주기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잔디의 경우도 오랜 가뭄에 누렇게 타들어 가기는 하지만, 비가 다시 내리면 이내 초록의 잎을 틔운다.
1. 정원의 식물은 매일 물을 주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정원 안의 모든 식물에게 매일 물을 줄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자연 상태의 강수만으로도 충분한데, 다만 봄과 여름에 가뭄이 너무 지독하게 찾아오게 되면 인공적으로라도 물주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2. 가뭄 때 식물은 말라 죽는다?
가뭄이 찾아왔을 때 식물에 무조건 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이미 몇 년째 자리를 잡은 나무, 관목, 장미, 덩굴식물들은 대부분 그 뿌리가 땅 속으로 매우 깊이 파고 들어 있어 설령 가뭄이 지속된다고 해도 땅 속 깊은 곳의 습기를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물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들 식물의 경우에도 식물을 새롭게 심었거나 옮겨 심었을 때에는 심고 난 직후 충분한 물주기가 필요하다.
3. 잔디는 매일 물을 주어야 한다?
잔디는 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식물 중 하나다. 특히 가뭄이 들 경우에는 잔디가 누렇게 말라 죽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스프링쿨러 등을 이용해 물주기를 지속하는데, 가뭄이 지나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잔디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초록의 잎을 피워 낸다. 결론적으로 가뭄에 물소비가 심한 스프링쿨러 등을 이용해 잔디에 매일 물을 주는 것은 물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누렇게 타들어 가는 잔디를 지켜봐야 하는 정신적 고통이 따르기는 하지만, 조금만 참아준다면 잔디 스스로 강수량에 맞춰 대부분 다시 잘 살아난다는 것을 알아두자.
4. 정원 안의 모든 식물에게 똑같은 물을 주어도 될까?
정원에는 매우 다양한 식물군이 함께 살고 있다. 그 중에 어떤 식물은 물을 좋아해서 매일 비가 내리는 것을 좋아하지만(열대우림 식물군), 어떤 식물은 몇 달씩 비가 내리지 않아도 거뜬하게 잘 자란다(다육 식물군). 그런데 이렇게 서로 다른 특성의 식물이 함께 살고 있는 정원에 매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양의 물주기를 한다면 결국 어떤 식물인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정원 전체에 스프링쿨러식의 흝뿌리기 물주기는 효과적이지 않다. 식물 특성에 맞게 부분적으로 알맞은 물주기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가뭄에 강한 식물은 심는 방법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정원으로 최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좋지 않은 물주기는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식물들을 모아놓고 같은 시간, 같은 양의 물을 매일 주는 방식이다. 식물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물주기의 시기, 양, 방식 또한 모두 달라야 한다.
효과적인 물주기 요령
그렇다면 효과적으로 식물에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앞서 말한 대로 식물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우선 식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물주기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물주기 요령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프링쿨러식의 흝뿌리는 물주기는 지난친 물 낭비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물을 싫어하는 식물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위로 주변을 적시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 사진에서처럼 물뿌리개를 이용해 필요한 식물에게 정확히 물을 전달해 주는 방식이 가장 좋다.
1. 물주기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이 적당하다
식물에게 물을 주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선선한 기온이 남아 있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간은 뜨거운 낮보다 땅이 습기를 좀 더 오랫동안 머금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뿌리가 물을 빨아들일 시간적 여유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뜨거운 한낮에 물을 주면 물방울이 잎에 남겨지곤 하는데 이 물방울들이 햇볕을 만나면 일종의 돋보기 효과가 일어나 잎에 화상을 입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2. 유난히 달팽이의 공격을 많이 받는 식물은 아침에 물을 주자
배추와 같이 잎이 유난히 부드러워 달팽이와 민달팽이의 공격을 많이 받는 식물은 가급적 저녁이 아니라 아침에 물을 주는 것이 좋다. 저녁에 물을 주면 땅이 밤새도록 물기를 머금게 되는데, 이는 햇볕을 좋아하지 않고 습기를 좋아하는 달팽이들의 활동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물 낭비를 가장 줄일 수 있는 물주기 방법은?
물이 필요한 부분은 잎이나 꽃이 아니라 뿌리다(물론 일부 열대식물은 잎에 물을 주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때문에 물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물 전체에 흝뿌리듯 물을 주는 것보다는 물이 뿌리 밑으로 곧바로 내려갈 수 있도록 뿌리 크기 정도로 원을 만들어 그 주변에 둔덕을 쌓은 다음, 원 안으로만 물을 주는 방법이 좋다. 이렇게 되면 물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혹은 식물을 화분 채 심은 다음, 그 화분 속으로만 호스를 연결해 물을 흠뻑 주는 방법도 많이 사용된다.
4. 매일 물을 주는 것보다 주 단위로 흠뻑 주자
매일 흝뿌리기식으로 물을 주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뿌리에까지 깊게 물이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히 물주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충분하지 않은 물을 매일 주게 되면 뿌리는 물을 찾아 땅속으로 좀 더 깊게 파고드는 것을 포기하고 표면에 있는 물을 흡수하기 위해 뿌리의 깊이를 얕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식물은 더욱 가뭄에 약해지고, 인공적인 물주기 없이는 생존이 힘들어지게 된다.
인공적인 물주기가 꼭 필요한 상황
앞서 대부분의 식물은 인공적인 물주기 대신 자연 상태의 강수량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특별한 경우 반드시 인공적인 물주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
1. 새롭게 심은 식물
이제 막 심은 식물은 그 뿌리가 땅 속 깊이 파고들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물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더불어 물을 주어야만 건조한 흙이 수분과 함께 뿌리 사이에 파고들면서 좀 더 빨리 뿌리가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식물을 새롭게 심었거나 옮겨 심었을 때에는 충분한 물을 주어야 한다.
2. 과일채소와 잎채소는 가장 물을 좋아하는 식물
딸기와 같은 과일채소나 상추와 같은 잎채소는 물을 가장 좋아하는 식물군이다. 이런 식물들의 경우 특히 꽃이 피는 시기와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 혹은 잎을 성장시킬 때에 물이 부족해지면 열매의 상태가 매우 나빠지거나 잎채소의 경우에는 물기가 많은 초록의 잎을 만드는 대신 딱딱하게 잎을 굳게 만든 다음, 아예 씨앗을 맺는 일에 힘을 쓰게 된다. 때문에 이런 수확이 가능한 식물을 심었다면 별도의 충분한 물주기가 꼭 필요하다.
3. 건물 벽에 붙여 심은 덩굴식물
담장에 붙어 꽃을 피우는 장미덩굴이나 클레마티스(으아리) 등은 정원을 매우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런 덩굴식물을 담장이나 건물의 벽에 붙여 키울 때에는 반드시 그 뿌리가 건물로부터 45센티미터 이상 떨어져야 한다. 처마선 안 쪽으로는 빗물이 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뿌리내린 곳은 다른 땅보다 매우 건조하므로, 덩굴식물을 이렇게 심을 수밖에 없었다면 규칙적인 물주기를 통해 물을 보강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이제 막 싹을 틔운 식물
이제 막을 싹을 틔웠거나 혹은 온실에서 자라다가 바로 옮겨진 연약한 식물들은 조금 더 기술적인 물주기가 필요하다. 어린 식물들은 잎에 물기가 남아있게 되면 습기를 좋아하는 균들에게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잎에는 물을 주지 않고, 흙에만 물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샤워꼭지와 물뿌리개보다는 호스 파이프의 물을 이용해 식물이 있는 주변의 땅을 적셔주는 방법이 더 적절하다.
5. 상록침엽수에는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잎이 좁은 상록침엽수 중 일부는 건조함을 잘 견디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물기를 매우 좋아한다. 때문에 오히려 낙엽수에 비해 상록침엽수의 경우는 물주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6. 새롭게 깐 잔디
앞서 밝혔듯이, 잔디는 가뭄에 누렇게 타들어 가는 듯해도 비가 오면 다시 회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자생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2,3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새롭게 잔디를 깔았다면 첫해에는 가뭄에 타들어 가지 않도록 물주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7. 컨테이너에 심은 식물
흙에서 자라는 식물보다 컨테이너라는 제한된 공간에 뿌리를 두고 자라는 식물은 좀 더 많은 물주기가 필요하다.
건물 벽에 걸어두는 행인 바스켓은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은 화분 안에 식물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그만큼 물의 증발이 극심하다. 봄과 가을에는 하루에 한번씩, 여름철에는 하루 두 번 이상의 물주기가 필요하다. 물주기를 줄이기 위해 인공적인 젤을 투입해 수분을 머금고 있을 수 있게 하거나 혹은 오목한 접시를 화분 아래에 묻어 물이 조금 더 오랜 시간 담겨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물주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
같은 식물이라고 해도 환경에 따라 더 많이 물을 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물주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1. 정기적으로 흙을 관리해라
건강한 흙은 공기층이 충분하고 양질의 영양분이 풍부하다. 딱딱하게 굳어진 땅은 물을 주어도 그대로 쓸려 내려가 버리고 만다. 공기층이 충분히 확보된 폭신하고 건강한 흙은 습기를 머금고 있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에 식물의 뿌리가 습기를 빨아올릴 시간 여유도 충분해진다.
2. 가뭄에 강한 식물을 심어주자
식물은 저마다 타고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중에는 물주기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자생력이 강한 식물군(다육과, 지중해 지역을 자생지로 둔 관목과 초본식물 일부)이 있다. 이런 식물을 잘 이용하면 지나친 물 소비를 줄일 수 있고, 물주기에 들어가는 노동력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아예 가뭄에 강한 식물군만을 모아 자갈 위에 키우는 ‘자갈정원(Gravel garden)’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자갈 화단 디자인하기 참조).
3. 두터운 멀칭으로 수분을 감싸주자
흙 위를 두텁게 덮어주는(7~15cm) 멀칭은 뜨거운 날씨에 흙 표면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특히 깊은 뿌리까지 물이 내려갈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기 때문에 두터운 멀칭만으로도 물주기의 양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4. 잎이 넓은 식물을 심어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든다
큰 잎을 지닌 초본식물들은 식물 스스로 땅을 덮어 자연스럽게 멀칭의 효과를 가져온다. 또 잎이 넓은 식물은 꽃과 다른 관상의 효과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관상과 기능을 위해 건조한 식물 주변을 잎이 넓은 식물로 감싸주는 디자인도 물 절약을 노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5. 인공적인 젤을 이용해 수분을 오래도록 머금게 한다
흙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찾을 수 없을 때, 혹은 컨테이너나 행인 바스켓과 같이 한정된 공간에서 식물을 키워야 할 때에는 인공적인 젤을 이용해 수분을 조금 더 머금을 수 있도록 조치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인공 젤은 가까운 꽃가게나 식물 시장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걸어두는 화분, 행인 바스켓의 경우 공중에서 수분이 더 빠르게 증발되기 때문에 뿌리 밑 부분에 아예 오목한 작은 접시를 넣어두면 물을 주었을 때 곧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접시 안에 고여서 다시 식물의 뿌리에 물을 공급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주기는 식물을 키우는 기본이다
식물을 고를 때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어느 곳에 둘 것인지, 얼마만큼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인지, 또 집안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등의 다양한 고려가 있어야 실패할 확률이 적어진다.
식물의 물주기는 식물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면서 가장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또 가장 쉽기도 하지만 식물을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이 되기도 때문에 반드시 기초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위에서 밝힌 방법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식물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특별한 수종의 나무나 식물군을 선택했다면 거기에 맞는 특별한 물주기가 필요하다.그런데 이런 공부에 앞서 식물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식물의 특성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잎에 보송보송한 솜털이 많은 식물은 잎에 물이 닿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뿌리에만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또 딸기와 같은 식물은 물을 매우 좋아하지만 잎이나 열매에 흙탕물이 닿게 되면 물러져 썩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물을 주되, 물이 튕겨서 잎이나 열매에 닿지 않도록 지푸라기(Straw)를 깔아준다. 바로 여기에서 나온 이름이 스트로베리(Strawberry)이다. 더불어 잎이 두터우면서 광택이 나는 경우 대부분은 강렬한 햇살을 반사시키기 위한 작용이므로 이런 식물이라면 자쟁지가 뜨거운 사막형이거나 바닷가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의 경우는 동백나무의 잎을 상상해보면 쉬울 것이다. 이런 식물이라면 역시 가뭄에도 비교적 잘 견디는 특징이 있으므로 매일 지나치게 물을 주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들의 특징은 일단 잎이 매우 넓고 무르다. 잎 자체가 물기를 머금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는데, 이런 식물을 들여놓았다면 좀 더 많은 물주기가 필요한 셈이다.
어떤 일에서든 편하고 쉽고, 그러면서 아름답기까지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식물의 관리에 있어서도 특별한 왕도는 없다. 자주 식물을 들여다보고, 그 식물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노하우의 키워드가 된다.
글/사진
오경아
글쓴이 오경아는 16년 간의 방송작가 활동을 접고 2005년 영국으로 가든 디자인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떠났고, The University of Essex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친뒤, 지금은 같은 대학에서 조경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 2012년 한국으로 귀국한 뒤에는 <오가든스>라는 정원관련 종합회사를 설립, 가든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소박한 정원], [영국정원산책],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