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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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 꿈과 인생 댓글:  조회:2747  추천:51  2005-04-29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15꿈과 인생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인간이라고 한다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상상과 꿈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꿈이 있기에,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람들은 그 어떤 역경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의 인생살이에 있어서 희망사항이 되고 동력의 원천으로 되고 있는 꿈은 비록 아름답고 황홀한 존재이겠지만 이러한 꿈에 다가설 수 있게 하는 현실은 항상 만족스러운 결실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며 자칫 치명적인 타격사항으로 되어 나의 삶의 희망을 앗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이라든지 혹은 “정성이면 돌위에도 꽃이 핀다”든지 하는 소박한 신념을 안고 깨뜨러지지 않은 꿈에서 위안을 느끼면서 내일을 맞이하고 운명에 대한 도전을 계속한다. 문제는 "고생끝에 과연 낙"이 오느냐 하는 것이다. 적자생존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현실사회는 냉혹한 것이다. 노력만 한다 해서 그 만큼한 보상이 꼭 따라오는 것은 아니며 고생끝에 낙이 아닌 고생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물론 살다 보면 "돌위에도 꽃이 필" 그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순간적인 자위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꽃은 원체 땅에서 피는 것이지 돌위에서 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분명히 땅에서 필 수 있는 꽃을 돌위에다 피워 순간의 쾌락을 즐기는 것보담은 그 아름다운 꽃을 땅에서 피게 하여 영원한 즐거움을 향수할 수 있는 방법과 도경을 모색하여 인생을 보다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례로 우리는 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한다. 그럼 왜서 누구나 직시하기 싫어하는 실패가 어머니로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우리가 실패에서 뭔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번 실패에서 교훈은 찾지 않고 원인을 총화하지 않는다면 실패은 계속 실패로 이어질 뿐 성공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꿈에 대한 집착도 좋지만 이러한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그런 길을 모색하는 것도 어찌보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오늘을 재현시키는 내일보담도 오늘을 뒤엎는 내일을 시도해보는 것도 일종의 낭만이고 멋있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3    27. 본능과 윤리 댓글:  조회:2700  추천:76  2005-04-17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27본능과 윤리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원시림에서 길 잃었던 오누이가 몇년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 그냥 두 사람이 돌아왔다면 인간의 도덕을 지켰다고 평가받게 될 것이고 만약 자식까지 이끌고 돌아왔다면 자연적 본능을 따랐다고 평가받게 될 것이다. 육체와 정신의 합일체인 인간은 확실히 자연적인 속성과 사회적인 속성을 띠고 있으며 본능적인 충동과 욕구에 대한 자제를 리성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 이성과 본능의 충돌은 인간의 삶을 모순 속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또한 이러한 모순으로 하여 인생은 더욱 이채를 띠게 된다. 그렇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가 인생의 좌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지향성은 무엇인가. 여기에서 인간은 일차적으로 선택의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즉 인생의 좌표를 본능에 두어야 할 지 아니면 리성에 두어야 할지? 자연성과 사회성에서 어느 것을 더 충실히 해야 할지 우리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직껏 우리는 감성과 리성 즉 본능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을 대립시켜 왔고 리성의 중요한 직책으로 본능의 욕구에 대한 억제를 강요해왔다. 그러나 리성의 직책은 단순 억제를 위한 억제가 아니다. 본능의 욕구를 억제하는 것은 본능의 욕구를 더 멋있게 더 아름다운 미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예하면 우리의 음식생활, 지어 남녀 성생활도 단순 동물단계의 그런 본능적 욕구에 대한 만족과는 다르다. 우리는 이미 본능적인 욕구에 대한 만족을 문화적 단계로 승화시켰으며 이러한 승화과정에서 리성은 자기의 직책을 충실히 집행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개개 인간의 욕구에 대한 만족에 서로 지장 없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제도를 만들었고 도덕적 룰을 지켜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나 도덕이 일단 무거운 십자가처럼 도덕을 위한 도덕, 즉 도덕자체가 수단에서 목적으로 된다면 인간의 삶은 오히려 피곤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과학을 발전시키고 물질적 삶의 풍요로움을 추구하기에 앞서 목적과 수단이 엇갈리는 그러한 삶에서 해탈되어야 하며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그러한 삶의 윤리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2    25. 사과배와 조선족문화 댓글:  조회:2977  추천:75  2005-04-12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25사과배와 조선족문화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사과배는 연변의 특산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한 조선족농예인이 조선에서 갖고 온 사과묘목을 당지의 돌배와 접목시켜 배양해낸 새로운 품종---사과배는 자체의 잡종우세를 발휘하여 사과나 배가 지니지 않는 특유의 맛과 향기를 뿜고 있다. 반면 대련산 궈광처럼 모양새가 가쭌하게 잘 다듬어지지 않았고 또한 오래 저장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재미나는 것은 사과배와 조선족문화의 유사성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 특산으로 자랑떨치고 있는 사과배는 어찌 보면 조선족문화의 형상화한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체의 특유의 생존이념을 토대로 대대로 내려오면서 이미 체질화 되어 있던 조선문화를 중국이란 새로운 사회적문화와 접목(융합)시켜 형성한 조선족문화 또한 중국문화도 조선족문화도 아닌 새로운 문화형태로서 민족문화사에서 특유의 멋을 피우고 있다. 다만 사과배가 깔끔하게 자기의 모양새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조선족문화도 현재로서 자기의 리론적 기틀과 기본성격에 대한 규명이 제대로 잡히지 못하고 있으며 사과배가 오래 저장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중국문화의 대환경 속에서, 또는 세계화의 충격 속에서 자기의 주체성을 계속 보존해 가면서 존속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연변의 사과배 시장을 개척해야 하듯이 우리도 조선족문화의 새로운 생존공간을 부단히 확장해 나가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오늘날 조선족인구가 날따라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물론 민족에 대한 귀속을 떠나서도 개개의 생명체로는 존재할 수 있겠지만 기왕에 우리가 숙명적으로 조선족의 일원으로 태어났다면 나의 존재에는 조선족다운 그 무엇이 체현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 조선족다운 것이 바로 우리의 문화가 아니겠는가. 어찌 보면 우리에게는 전 민족을 결속시킬 수 있는 종교도, 우리 민족만이 즐길 수 있는 명절도 없다. 지난 20세기 90년대 전 중국 200만 조선족이 하나로 되어 고락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조선족의 브랜드였던 연변오동축구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축구를 즐기는 우리민족은 자기의 축구팀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공동한 언어가 생기게 되었고 축구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조선족공동체의 존재를 위해서 문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브랜드전략을 펼쳐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우리의 명함과 같은 조선족문화가 하나 둘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온돌문화를 아파트문화와 결합시켜 도시에서 향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온돌문화를 형성하듯이 우리들이 합심하여 자기의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또한 시대에 맞게 발전시켜 간다면 비록 약소할지라도 우리는 그 문화에 힘입어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1    25. 연꽃의 단상 댓글:  조회:2622  추천:63  2005-04-12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25연꽃의 단상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세상에 아름다운 꽃들이 많고 많지만 어쩐지 늪에서나 호수에서 피는 연꽃이 제일 인상이 깊다. 연꽃에 대한 깊은 인상은 나름대로의 우아한 모습에서 비롯되기도 하겠지만 주변의 환경에 물젖지 않고 자기의 순결함을 지켜가는 그 품격에 더 매혹된것 같다. 현재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힘든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것은 단순 경제적 풍요로움이 결핍하기 때문만 아니라고 생각된다. 자기의 삶을 포기하고 시대에 쫓겨 사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쫓겨사는 인생이 실제상 피곤한 인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는 쫓겨가는 인생을 선택하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지금 세월이 이런데..." 이로부터 인생에 대한 체념이 시작되고 쫓겨다니는 삶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자기의 피곤한 인생의 책임을 시대에, 주변환경에 돌린다. 여기에서 연꽃의 풍격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어지러운 흙탕물 속에 삶의 터전을 잡고 있지만 그러한 환경에서 자기의 성장에 가치있는 영양분만 충분히 흡수하고 그 어지러움에 물젖지 않고 자기의 순결을 지켜가는 연꽃의 풍격, 연꽃과 같이 세속에 살면서도 세속에 물젖지 않고 또한 세속을 초탈하는 그 초연함,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이 아니겠는가. 불교에서 연꽃정좌법을 취하고 있는데 이 역시 연꽃의 이러한 풍격때문이 아니겠는가. (연꽃정좌의 한개 특성이 바로 외부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아도 그 앉은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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