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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행
2010년 10월 28일 14시 01분  조회:3363  추천:0  작성자: 장경매

 

         10월 3일, 

        국경절 휴가를  빌어  얼마전 부터  벼르던  고향행을 하게 되였다.  친구 보옥씨는  20년만에  고향행이라  무척  들떠 있었고  딸애와 나는  9년만에  가는  고향이라  살뜰한 이웃들이  빨리  보고  싶었다. 

       남편도  함께  가고  싶어  했지만  친구집에  갈 일이  있어   대신  딸애가  가게 되였다.  딸애는  무척  고향을  그리워 한다.  너도나도  타투며  안아 주고 업어주던  이웃 어머니들이  늘  보고 싶단다.  그래서  남편은  감감  모르고 있는  딸애한테  <<얘  마침  잘 되였다  너엄마가  래일  고향  내려 간단다. 너도  따라 가거라>>  고  일러줘  이처럼  뒤따른것이다.

      고맙게도  보옥씨  남편께서   차를  알선해  주고  운전까지  맡아  주셔  우리는  제법  호강스레  떠났다. 이말저말 하다 보니  어느사이에  조양천과  동불사를  스쳐왔는지도  모르고  로두구에  도착했다. 

        보옥씨는  짧지않은  20년을  지나    이렇게  고향땅을  밟고  설레이는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  한다. 길은  그전  흙길이  아니고 콩크리트 포장길로  변해 한눈에  확 띄였지만  옛날에 왁작왁작  떠들며  사람들로 붐비던  정경이 없어  어딘가  스산했다. 천보산  운수과앞에서  딸애를   부리우고  우리일행은   보옥씨가  하향했던  룡수촌으로  향했다.  룡수촌으로 가는 길은  천보산길에   접어 드는데  2002년전까지만해도  이 길은  천보산 광산의  광석을  실은  차들이  오르내리며  북적거렸고 게다가  이맘때면  농민들의  수레도  함께  덜크덩 거렸으며 <<이랴>소리는 노래반주처럼  이거리를  메웠었다 하지만  2002년에  천보산광산  광물질 자원 고갈로 해 파산된 후부터    이렇게  썰렁하단다.  그리고  연해도시며  외국으로  가고  없어  일밭으로  가는  사람도  적어졌고  왕년보다  가을이  늦어 졌단다.  그래서 가는길은  너무  슴슴하고       조용했다.   차창밖으로  태평촌을  내다  보니  인가들이  많이  늘어나  꽤나  오붓하고  살기  좋아  보였다.  길건너   벽돌공장이  여전히  예전보다  더  멋지게  서있으니  아마  마을도   살지고  있는가보다.

     어느덧  룡수촌에  도착했다.  모두  포장길이 여서인지   옛날  공사마을길을    알아  볼수없어  그만  지나쳐 갔다.  그냥 올라가서  집체호  짜리를  찾았는데  아무리  올리 흩고  내리  흩어봐도  알수가  없단다.  마당이며  길거리 어디나  사람이라곤  없고  내려오다가  어느  길옆집에서  젊은  부부가  마루에서  뭘 하고  있었는데  그들마저  안목없는 사람들이였다. 인젠  아까 지나쳐 온  그  공사마을  가 보잔다.  아무튼  남쪽  골짝으로  들어가는  어구지에  공사마을이  있었으니  보옥씨와  나는  짚이는데가  있어  둘이  다 이구 일성으로   <<바로  이길이 다.>>  며  긍정적으로  남쪽을 향해  마을로  들어섰다.  마을에 들어서니  찌그러지고  무너져가는  빈  집들이  절반 이상이 되며  좀  반반한  집들에서도  사람  그림자라곤  보이지 않았다. 다만  빗물에  햇빛에  싯기고  바래진  주련이  거덜거리는  몇몇  한족집들만이  문이  열려져  인기척이  들려왔다.  반기는  이  없건만  보옥씨는  이골목  저골목  어디라  없이  지어는  어떤  골목은  두번씩  곱씹으면서  돌아 본다.  뒤따라  돌아  보는  내  마음도  쓸쓸하기만  했다.  무너지고  찌그러지고  보옥씨가  와도  알아보지  못하는  룡수촌 .....,  무정하다  한심하게 무정하다.  기울어  지고  벙어리  같은  모습에  머물수록.  맘만  쓸쓸 해  에라  가자  그래서 우리는  아예  일치감치  로두구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좀  남아  있는지라  우리는  사과배고향을  가는  유일한길인  소기 다리에  가보고저    200메터 가까운곳에  차를  세워 놓고  소기다리로  향했다.  다리는  변하지  않았다. 나무다리  옛날모습  그대로다.  어쩌면  변하지 않은  옛모습  그대로가  나는  더 좋았다. 다리우에  오른 내 맘은  동년으로 돌아간 기분이 되여  물에  뛰여 들고 싶어다.  옛날보다  강수위가  높고  강량안이  넓어져  도도한  물결은   내고향의  고품인듯 싶었다.      얼마전에  나는 시 <<.사고배 꽃 >>을  초고를  쓰면서  소기다리가  몹시  그리워져  고향에  가면  꼭 한번은   소기다리에  올라  보리라  속으로  별렸다. 그 나무다리가  변했을가  그대로  있을가  하며  무척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정작  와보니  옛 모습대로여서  얼마나  기쁜지  자칫했더면  만세를  지를번했다. 우리셋은  우리끼리  감상하기엔  너무 아깝다고  오경자씨 부부를  불렀다.  점심식사시간이니  점심이나  먹고  오후에  다시 보자하기에  우리일행은   경자씨네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우리는  집은  사라지고  빈터만 댕그라니 남아 있는  보옥씨의  동년에 살던집이며  우리친구들의  집이며  내가  남편과  제일처움  이사왔던  집도  찾아  보았다.

        경자씨네  집에  도착하니  경자씨는  마작 쌓을러  가고  남편인 리봉수씨만 홀로 있었다. 몇분 안되여  경자씨가  돌아와  15분가량  얘기를  나누고  경자씨 녀동생인 순자씨네영업집으로  향했다. 순자씨도 볼겸 말이다. 

       경자씨와순자씨   이들  형제는  원체  알뜰하기로  소문 있고  작식  솜씨  또한  소문 높아  오늘도  순자씨가  멋지고도  구수하게  볶아 올린  고기채와  콩장, 초두부등  여러가지  채들을  올려  한잔두잔  소주도  마이면서  얼굴에  홍조 피기까지  한병을  다 마이였다.  마지막  밥 한 공기까지  다 챙기면서 .....순자씨 정성에  감사했고  이 만찬을  부담한  보옥씨 남편에게  더욱  감사했다.  내가  부담해야  할것을  보옥씨 남편께서  먼저  선손 쓰다 보니  내가  또  이익을  본셈이다.  

       보옥씨 남편이   사우나에 가자고  하니  여기는  큰도시  같은  사우나가  아니여서  멋적다고  그래서  이번엔  소기촌에  가  보자고  일치를  보았다.  보옥씨의  제안으로  부르하통하강변을 따라  아래로  아마공장  공동묘지까지  내려갔다.  어릴때  그곳에서  어찌  뛰놀았으면  하필이면  공동묘지까지  찾아가랴   아무런것도  없는  쑥대밭,  그때도  이런  쑥때  밭에서  하늘 잠자리, 바퀴 잠자리,  고추 잠자리를  잡던곳이라며  기어히  찾아  보는거란다. 다시  거슬러  올라와  소기다리를 건너서  사과배고향  소기촌으로  향했다. 가까운  과원들을  두르 돌아 보고  맑은 샘물이  찰랑이는  개울에  내려 갔다.  어찌나  맑은지  우리일행은  약속이나  한것처럼  물속에  손을  잠구고  보옥씨의  남편은 아예  신 양말 다  벗고  물속에  들어 섰다. 이때 내 맘 깊은곳에서는  감탄사가  불쑥 튀여 나왔다. <<저  언덕에  집을 짓고 이 물에  김치 담구며 살았으면 좋겠다.!>> 고/  보옥씨의 련애시절에  지금의  저 남편과  빨래도 하고 련애도 하던 얘기,  개구쟁 시절에  개울에서 강가에서의  짜개바지 개발헤염  떠올려  웃음을  선사해  준 봉수씨  얘기도  구수했다.

       실태래같은  이야기에  우리 일행은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돌우에  펄적이  않아버린  우리  엉덩이는  떨어질 념  안 했다. 보옥씨의  남편이  저켠에  있는것을  보고서야  시간이  꽤  지났음을  알고   우리일행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귀로에  올랐다. 

       경자씨부부의  동반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낸  우리  일행은  감사를  표함과 더불어 작별인사 나누고  차에  올랐다.  오래오래  손을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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