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음악곡은 자기만의 범상치 않은 탄생 사연을 갖고 있으며 따라서 그 탄생 사연이 음악곡의 주제와 맥락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1867년, 오스트리아가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전하자 어떻게 하면 비엔나시민들을 비애와 절망속에서 구해내고 비운이 감도는 도시에 활력을 부어넣을것인가를 두고 고민 하던 요한 슈트라우스는 쉬임없이 줄기차게 흐르는 아름 다운 도나우강에서 그 주제의 답을 찾는다 – 생성과 발전을 멈출줄 모르는 국민, 아름답고 밝은 미래! 그 발견으로 쏟 아낸 격정이 오스트리아의 “두번째 국가”로 칭송받는 절세 의 원무곡 “푸르른 도나하강”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였다.
1956년 전국음악주(周)에서 수도무대를 들썽하게했고 그 이듬해 모스크바에서 있은 제6차 세계청년련환절 예술콩클 에서 은질상까지 수상한 대합창교향곡 “장백의 노래”, 필자 는 오랬동안 이 대합창교향곡이 김철 작사, 정진옥 작곡, 박 우 지휘로 유명하다는 것만 알았지 음악곡 탄생 전후 사연 에 대해서는 전무했었는데 일전에 자치주 65주년 기념문집 원고감수차 “장백의 노래” 탄생경위에 대해 알게되였다. 그 과정은 이랬다.
어느날 초대 주덕해주장은 몇몇 시인, 예술인을 사무실로 불러 항일투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연변이 항일투쟁을 반 영한 대형무대작품을 내놓지 못하다니 말이 되느냐면서 항 일투쟁을 구가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라는 지시를 내린다. 김철, 정진옥 등 시인, 예술인들의 창작행보가 시작된다. 그 러던 어느 하루 창작팀은 장백산어귀에서 바위같은 먹장 구름이 몰려오고 천둥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억수로 쏟아 져내리는 악천후에 로출된다. 이 상황에 한동안 넛을 잃었 던 정진옥, 김철은 누가 먼저라 할것 없이 동시에 짚차에 서 뛰여내려 쏟아지는 장대비속에서 “올리뛰고 내리뛰면서” “곡상이 떠올랐다” “시상이 떠올랐다”고 웨치며 환호한다. 결국 장백산어귀에서 조우한 “바위같은 먹장구름”, “천둥번 개”, “소나기”가 “장백의 노래” 제1악장, 제2악장의 탄생에 령감을 던져주었다고 김철시인은 말한다.
줄기차게 흐르는 도나우강과 얽혀진 원무곡 “푸르른 도 나우강”, 장백산의 악천후와 얽혀진 대합창교향곡 “장백의 노래”, 물론 그 시대적배경은 여하하던 모두 대자연의 힌트 로 완성된 음악곡이다.
대합창교향곡 “장백의 노래”는 자치주창립초창기 연변 의 름름한 기상을 국내외에 널리 과시한 위대한 예술사절로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70여년 세월이 흘렀다. 오늘날 개혁개방의 흐름속에서 조선족사회는 제3차 민족대이동의 급물살을 타게 되였다. 거의 백만에 육박하는 조선족이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여러 나라와 국내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나가 글로벌화를 몸으로 체험하는 변화의 최전방에서 뛰고있다. 중국조선족 메카로서 연변의 구심점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절박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내외 여러 나라, 지역에 흩어져있더라 도 중국조선족 일원임을 항시 가다듬도록 마음의 등불을 밝혀주는 문화에너지의 력동적인 힘, 그 위대한 힘이 우리 민족의 토템같은 존재인 해란강에 고스란히 상재되여 번뜩 이고 있지않나 생각해본다.
해란강을 대할 때마다 필자는 가난의 때를 벗지 못하고 고갈의 위험을 안은 초췌한 모습이지만 그 어떤 힘든 내색도 내지 않고 아무런 바람도 미련도 없이 오직 자식 위한 모성애로 모든것을 묵묵히 감내해나가는 어머니의 거룩함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열악한 생태에서도 억세고 슬기롭게 끊임없는 흐름을 지속해가는 우리 민족의 자화상 을 보는것 같다. 따라서 화룡증봉산 동북쪽협곡의 맑고 푸른 해란강 발원지에서 “샘이 깊은 물”, “뿌리 깊은 나무” 로 특징지어진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 의미에 도취돼 보기도 한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도나하강을 소재로 오스트리아인들이 세계의 어디에서 만나던 그들만의 무형의 신분증으로 될수 있는 가사없는 불후의 원무곡 “푸르른 도나하강”을 탄생 시켰다. 하다면 어머니강 해란강을 소재로 글로벌시대 조선족들이 세계의 어디에서 만나던 중국조선족 무형의 신분증으로 떳떳히 결집될수 있는 해란강교향곡의 탄생에 기대를 걸어보는것은 어떨가? 물리적으로 흩어졌어도 정신 적으로 융합되여있는 문화민족의 구축! 이 간거하고 위대한 소명을 멋지게 감당할수 있는 우리 민족 불후의 교향곡을 떠올려본다.
음악은 인간이 현재를 인식하는 유일한 령역이라고 누군가 말하였다. 그 누구의 정치적설교나 강압적동원이 아니라 심금을 울려주는 무한한 감동의 음악선률로 파생 되는 력동적인 힘! 우리 민족 음악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과 공존공생하는 해란강을 소재로 한 불후의 교향곡이 이 감동과 힘을 대대손손 간직할수 있는 캐리어 로 영원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연변일보 2017-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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