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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전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론
2018년 03월 15일 09시 12분  조회:2321  추천:0  작성자: 채영춘

일전에 인터넷에서 “중국승객 175명이 나리타공항에 내려진 가운데 일본경찰이 폭력으로 한 동포를 구금하자 현장의 중국승객들이 국가를 우렁차게 불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얼핏 보면 마치도 중국승객이 일본에서 엄청난 굴욕을 당하고 민족자존심이 여지없이 짓밟힌 것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이 사건은 기실 항공회사와 려객들 사이에 생긴 민사분쟁으로서 력사갈등, 국가대의, 민족감정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였다고 한다. 승객들은 항공회사를 질타 또는 기소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민사분쟁선에서 끝을 봐야 할 여건이지 민족주의 문제에까지 격상시킬 일은 아니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환구시보》는 나리타공항사건을 공공연히 민족주의 높이에까지 부풀린다면 그야말로 민족주의의 반면교재로 돼야 할 것이라고 몰상식한 일부 중국승객들의 행태를 비난하였다.

어물전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더니 공항이라는 국제적 공중장소에서 내놓고 나라망신을 시키는 못난 개별적 국민들의 추태가 한심하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이 같은 황당한 일을 저지르는 ‘꼴뚜기’ 들이 자주 눈에 밟힌다. 나라국력이 강대해지고 물질생활이 좀 풍요로워지니 올챙이 때를 망각하고 안하무인 격으로 도처에서 사달을 일으키는 망발을 ‘애국주의’로 합리화시키는 개별적 국민들이야말로 ‘중국굴기(崛起)’의 위업에 먹칠을 하는 ‘꼴뚜기’가 아닐 수 없다.

올 음력설기간 타이로 가족려행을 다녀왔었다. 공항터미널, 비행기기내, 면세점, 관광명소… 어디로 가든 중국 여러 려행사들의 안내기발을 따라 인파들이 몰려다니는데 고성과 괴성, 소란과 무질서가 란무하는 곳이면 당연히 중국관광객들이 모여있는 공간이였다.

타이에 도착한 이튿날 저녁 ‘동방베니스’로 불리우는 방코크의 차오프라야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강 량안의 야경을 즐기는 시간을 갖게 되였다. 유람선 갑판 우에 설치된 무대 우에서는 당지 연예인들이 민족음악과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은 타이연예인들이 만들어가는 이색적인 문화 분위기에 심취되여 기분 좋게 야경을 즐기고 있었는데 돌연히 중국 남방관광객들 속에서 두억시니 같은 장신의 젊은이가 무대 우로 뛰여올라가 진행자의 마이크를 낚아채더니 자기는 중국에서 왔노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더니 듣기 구차한 괴성의 엇박자로 중국노래를 불러대는 것이였다. 타이문화 뜨거운 분위기에 빠져있던 여러 나라 관광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일부는 량미간을 찌프리고 일부는 그 어떤 미지의 행성에서 온 외계인의 괴상한 행태를 구경하듯한 놀라운 표정이였다. 뒤이어 중국 남녀관광객 몇몇이 무대에 뛰여올라 아예 타이연예인들의 공연무대를 석권하더니 자기들 광란의 무대로 만들어버렸다. 그들의 무분별하고 방종한 행태에서는 ‘우리가 좋아서 맘껏 즐기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도전적인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필자는 낯이 붉어지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중국동포들도 ‘어물전망신은 너희 꼴뚜기들이 다 시키는구나’는 눈치였다.

“강산은 바뀌기 쉬워도 타고난 사람의 본성은 바뀌기 어렵다” 는 말이 있다. 몇천년을 아우르는 문화루적, 풍속전통, 대환경과 대기후를 거치며 형성된 중화민족의 국민성은 파격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발전과 진보를 거듭하는 중국은 성형수술을 거친 미인으로, 그 외모는 옛날과 비교할 수 없게 찬란하지만 국민소질은 그렇지 못하다”고 학자들은 우리 나라의 국민성을 신랄하게 지적하고있다. 나리타공항이나 방코크유람선에서 발생한 개별적 국민들의 추태는 우리 국민성의 현주소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아무리 개별적 ‘꼴뚜기’의 장난이래도 국제사회에서 어설픈 불협화음으로 야기되면서 ‘평화굴기’를 실천하고 있는 우리 나라 대외형상을 훼손시키는 부정적 요소로 될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국민이랄 때 자기 나라가 더 빨리, 더 좋게 발전하기를 바란다면 우선 자신의 콤플렉스가 어디에 있는 지를 알아야 하고 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공동체이다. 민족단결, 민족평등, 민족상호존중은 우리 당과 정부가 일관하게 강조해온 중화부흥의 기본토대이다. 하지만 일부 ‘꼴뚜기’들이 물을 흐리우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해 조선족 산재지역에서 민족언어를 구사한 조선족 젊은이를 향해 한어로 말하라며 눈을 부라리며 횡포를 부렸던 깡패 같은 망나니는 물론 개별적이지만 얼마나 많은 조선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혔는지 모른다.

지금도 주안의 공중기관이나 공중장소에서 한어를 몰라 조선말로 용무를 보는 조선족 어르신들이 개별적 타민족일군들의 차거운 시선과 곱지 않은 태도에 주눅이 들어하는 광경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한둘의 한족이 있어도 배려차원에서 한어로 말하는 데 습관돼온 언어환경이 빚어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섯차례나 국가로부터 민족단결진보선진으로 추대받은 모범자치주와는 거리가 있는 살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이 극소수의 ‘꼴뚜기’들에 의해 벌어지면서 나라의 민족정책에 악영향을 끼치고 조선족과 기타 민족의 수십년간 이어온 공존공생의 아름다운 인문풍토를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어물전의 꼴뚜기, 좌시할 수만은 없다. 어물전을 살리고 어물전의 매력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마구 날뛰는 개별적인 꼴뚜기들을 잠재우거나 제거하여야 할 것이다.

습근평 총서기는 19차 당대회 보고에서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사회발전의 여러 면에 융합시키며 그것을 사람들의 의식공감대로, 행위습관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전 국민들 속에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이 ‘의식공감대’와 ‘행위습관’으로 자리잡았을 때 ‘꼴뚜기’들의 설자리는 없을 것이다.

연변일보 2018.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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