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해빙무드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남북화해의 실질적 조짐이 보이고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판문점선언이 발족하기까지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향해 가야 할 길은 아직 두고 봐야 하지만 휴전체제 력사의 종식을 위한 해빙 무드는 전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제날의 대립과 반목에서 서로 평화를 지향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그 자체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언제 그랬냐듯이 반도 전반에는 난기류가 감돌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웃나라의 정세 변화가 과연 우리 고장과 어떤 관계가 있을가?
우선, 해빙배경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도해빙을 가능하게 한 요인은 물론 대화를 통한 남북반목의 해소와 화해의 공감대의 형성으로 안아온 긴장완화 국면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심층의 지각변화를 이끌어낸 결정적 변수는 서로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각자의 지향점을 조정하고 평화와 발전을 토대로 한 랭전의 력사를 종말짓겠다는 굳은 의지로 정리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벌써 인프라의 허브격인 경의선 등 고속철과 고속철화 로선 건설프로젝트가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반도의 평화가 진정으로 고착이 된다면 동북아 경제흐름이 새로운 급물살을 탈 것이며 우리 나라가 그 중심에 서게 될 전망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변은 무풍지대가 아닌 중조경제협력의 교두보로서의 력사소임을 감당하리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다음, 무관할 수 없는 것은 반도 해빙에 따라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우리 연변에 엄청난 경제 특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중국 유일 조선족자치주의 인문풍토와 ‘동음일강수(同饮一江水)’의 순치관계, 거기에 사회주의 리념체제로 다져진 두 나라 친선혈맥에 힘입어 연변은 전통적으로 조선과의 변경무역, 민간래왕이 활성화되여있는 고장이다. 도문통상구를 비롯하여 주 안에는 조선과의 무역을 지탱해온 7개의 통상구가 있다. 권하통상구는 조선경제특구의 ‘시험전’인 라진선봉을 잇는 국내 유일한 륙로경제로드이다. 우리 나라의 개혁개방이 심화되면서 연변은 국가의 정책지원 레이어드(叠加)효과에 힘입어 ‘정책고지(高地)’로 몸값을 올리고 있다. 동북로공업기지 진흥, 서부대개발, 장길도(长吉图)개발, 연룡도 신구역 건설 등에서 지금 향수하고 있는 우대정책은 연변이 국가 북향개방 실크로드 허브로서의 립지를 굳히게 되면서 연변이 조선의 개혁개방과 맞물림을 이룰 수 있는 천연창구로 부응한 셈이다. 어느 지역도 대신할 수 없는 연변만의 완벽한 국제무역공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 정세의 변화는 연변의 기회이다. 두만강개발은 변강근해주라는 연변의 지리적 특점을 겨냥하여 국가가 펼쳐낸 세기적 프로젝트이다. ‘차항출해(借港出海)’는 바다로 나갈 그 어떤 “길”도 막히고 ‘항구’도 없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앉아 ‘망양흥탄(望洋兴叹)’만 할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거래’를 벌린다는 융통성 있는 대안이며 그 핵심요소는 ‘국제협력’으로 풀이된다. 페쇄형으로부터 개발형으로의 탈바꿈이 ‘통상구’를 통한 ‘출해’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조건미달의 우리에게는 ‘가까운 이웃’과 서로 의기투합하는 ‘국제협력’이 해결카드로 될 수밖에 없다.
두만강개발 20여년 사이 우리는 숱한 애로와 곡절을 겪으며 ‘국제협력’프로젝트의 정답에 접근하면서 나름 대로 조선의 라진항, 로씨야의 자르비노항 등 ‘이웃집’항구를 빌려 ‘출해’라는 탈출구를 뚫었지만 두만강개발과 ‘일대일로’ 세기적 프로젝트의 시각에서 볼 때 연변은 겨우 첫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이번에 조선의 개혁개방이 전격적으로 가동된다면 지금까지 이룩한 결실을 토대로 우리의 ‘차항출해’전략은 보다 화려하고 값진 내용물을 끊임없이 뿜어낼 것이며 연변은 명실공히 우리 나라 북향개방 실크로드 허브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반도의 해빙으로 연변은 천재일우의 발전과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였다. 연변은 시대와 함께 하는 정치적 혜안과 글로벌 사유, 준비된 자세와 포용력으로 주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여야 한다. 대외개방의 가장 중요한 두가지 면이 상품시장과 자본시장 개방이다. 이웃나라의 경제 메카니즘이 전환되면 연변을 우리 나라 동북아시아 협력과 개발의 중요한 플랫폼, 동북아 지역의 중요한 경제성장구와 두만강지역 합작개발 교두보, 연룡도 일체화 신구역, 우리 나라 북향개방 실크로드 허브로 구축한다는 세기적 프로젝트는 지상담병(纸上谈兵)이 아닌 엄청난 실질적 탄력을 입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도의 해빙이 우리 연변과 무관할 수 없는 리유이다.
연변일보 20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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