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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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절 수필 ( 수정보충고)
2012년 06월 17일 20시 51분  조회:10668  추천:0  작성자: 최균선
                                       2 절 수필
 
1. 수필의 함의
수필은 삶의 의미를 파헤치고 해석하는 문학이다. 수필은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꽃피우려는 자각과 의미를 부여하여 남들과 공유하는 문학이다.
자기의 삶과 가장 근접해 있는 문학이 수필이다. 수필은 인생마당의 터밭에, 생활의 폐지마다에 있다. 슬픔에, 눈물 속에, 기쁨의 환호에, 그리움과 기다림에, 정갈한 고독한 한숨에 있다. 역사를 들먹이거나 세계를 진동하는 그런 원대하거나 화려한 욕심을 담지 않는다.
  수필은 자신의 삶과 인생의 모습을 비춰보여 남들도 들여다 보게 하는 하나의 작은 거울, 맑고 투명한 거울이다. 한숨이 나오거나, 그리움에 사무칠 때나 외로워서 참을 수 없을 때, 백지위에 자기를 올려놓고 진맥하고 해부하고 싶어질 때 자연스럽게 엮어지는 글이다. 그렇게 적고 나서 남의 심금도 울리는 심령의 독백, 마음의 토로이 지만 그속에 인생의 느낌과 성찰이라는 뜻에서 수필은 존재한다.
  이론 기록이 발전하면 삶의 기록, 인생의 기록이 되며, 문학으로 승화될 수 있다. 기록한다는 것은 자아의 총화이며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검토해 보는 일이다. 기록함으로써 비로소 성찰 의식과 영원 성을 확보하게 된다. 수필 쓰기는 삶을 성찰하여 새로운 삶을 보듬으며 의미와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다. 수필 쓰기를 통해 삶은 더욱 진지해지고 충실해지며 가치있게 한다.
수필은 체험한 그대로 느낀 대로, 표현하고 싶은 그대로를 쓴다고 해서 붓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특한 체험 에다 해부와 비평과 태도를 보태여 어떤 의미를 부여할 때 수필로서의 가치가 있다. 그냥 생활 수기가 아닌 수필로 승화시키려면 상상과 의미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른 사람이 쓴 수필이 친근하게 접수 되는 것은 의미화를 거쳐 공성과 보편성의 감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필은 시작은 자신과의 대화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독자, 사회와의 대화이다. 문학적 대화로 될 때에는 독자를 의식하고 써야 한다. 그 경우 과장과 분식이 허용되지 않는다. 흔히 수필이 마음의 산책, 독백의 문학이라 하는 것은 진정한 자신과의 만남이고 자기 인격을 들여다 보는 성찰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문에 시, 소설, 희곡 등 픽션은 작가와 작품이 일치하지 않아도 되지만 수필의 경우엔 작가와 글의 내함이 작자의 내심과 일체가 되어야 한다.
수필을 쓰는 사람의 인생의 경지에 따라 써내는 수필의 경지가 달라 진다. 수필은 자기 인생만의 거울이므로 사상, 인품, 경륜, 인생관 등 이 전제로 되지만 결국은 일반 인류의 감정과 정서에 뉴대로 될 수 있어야 한다. 심오한 사상, 고결한 인품, 맑고 따뜻한 마음, 해박한 지식, 다양한 체험이 수필을 꽃피우는 요소이고 이런 인생 경지에 도달한다는 자체가 자각, 실천의 길이다.
  수필을 쓰려면 무엇보다 겸허한 자태로 고백하고 나서 독자들에게서 평판을 받아야 한다. 항상 자신의 영혼 을 비춰보는 거울을 세상에 향하게 하는 마음이 전제로 되어야 한다. 
 
2. 수필의 제재와 주제
흔히들 수필을 “붓가는 대로 편하게 쓰는 글” 이라느니, “형식이 자유로운 글”이라지만 수필의 어원을 잘못 해석한 데서 온 그릇된 인식이다. 수필은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함축 의미를 강화함으로써 독자에게 영향주고 공감된 정서를 발생 시키며 작가의 정서 체험과 인생 경험에서 계시를 받게 된다.
수필 내용은 현실 생활일 수도 있고 추상적 사색의 정화일 수도 있다. 수필에서의 화자는 자신이 직접 제시하며 전달한다. 그래서 수필의 기본 요소는 제재와 주제이고 따라서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적 으로 전달, 제시하는 소제 또는 주제중심의 문학이 된다.
  수필이라면 응당 체험 +느낌 + 인생의 발견, 의미부여 + 타인의 감동의 구조로 되어야 할것이다. 체험한 사실의 기록에 불과하면 보편 성이 결여되여 독자에게 별 볼 일 없는 체험담으로 간주되고 체험에 서 나온 느낌이 아니고 지어낸 생각이라면 추상적이여서 현실감의 결여를 느끼게 한다. 수필은 자신의 체험을 통해 보편적인 인생의 발견과 의미를 창출하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수필은 다른 문학처럼 일정한 틀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가볍게 보아 넘길 수가 있다. 그러나 룰(규칙)이 없기 때문에 그 작법 도 다양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법이라 하지 않고 수법이라 했다. 수법이란 작법이 일정하지 않은 대신 얼마든지 개발 내지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수필 쓰기의 어려움이 있다.
수필 쓰기에서 주제파악의 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자연경물은 감정 이 있는 인간에게 자극을 주며 정도부동하게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 킨다. 수필 창작을 예로 들어 보자.
1) 수필의 주제의식
수필의 주제란 작가가 나타내려고 한 인생에 대한 태도나 관점이며 수필에 용해되여 있는 사상으로서 달리 말하면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어떤 의미이고 해석이다. 주제는 수필창작의 동기에서 비롯되지만 동기 그 자체는 아니다.
수필의 주제는 작가의 인생관이나 사상이 의미화, 형상화된 일종 정신경지이다.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한 사람은 소재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기를 소망하는 사람은 소재가 대체로 자연물과 연관된다. 어떤 이는 철학적소재를 즐겨찾으 며 또 어떤이는 주제와 소재를 제한없이 구사하기도 한다.
이런 인생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확대, 발전되면 인간의 문제로 객관화되고 문제의식으로 살아움직이게 된다. 문제의식은 인간의 근원적인 과제와 련결되며 나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문제가 되고 인류공통의 문제로까지 확대될수 있다. 그것은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가) 주제의 의미화: 주제의 의미화란 주제의식을 구체화, 문학적인 자기화(自己化)의 수법으로서 일종의 기법이 아니라 작자의 독창적인 정감의 발현인이다. 부는 바람을 덧없는 인생에 비유하고 흐르는 물을 무정한 세월로 의미화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 바람을 공수래공수거 의 의미로, 물을 유연하게 사는 삶의 자세 등으로 해석할수 있다. 그것이 수필의 생리이자 호흡이다.
아도르노는 “예술의 인식공능은 그의 비판원칙을 체현하는것이고 진정한 미학적 감수는 필경 객관에로의 지향이며 예술의 추향은 진리이다. 예술은 반드시 현실의 모순성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예술은 그것의 진실한 내함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반사(反思)의 변증법을 체현해야 한다.”고 력설하면서 “수필은 특별한 비판형식 이다.”라는 명제까지 내놓았다.
나) 주제의 상상화: 주제의 상상화 즉 중심사상의 상상처리는 바로 모종 주제전달을 도모하는것이다. 수필의 주제전달은 사실의 서술에서가 아닌 정서의 구체화나 의식의 형상화로써만 의미있기에 리성보다는 정감을, 직설보다 우회적수법을 써야 효과적이다.
다) 주제발굴: 수필작가는 “내우주”의 대문을 활짝 열고 “나”의 감성, 정감, 사상으로 자연과 사회, 인생과 대화하는 과정에 “외우주”의 맥박에 감응되고 그로부터 방출된 사상의 불꽃은 자신의 심령세계의 조명만이 아니라 독자들의 심령세계에 향도 의 빛이 될 때 작가의 자아의식의 가치실현이 이루어진다.
주제의식은 작가의 철학과 련관된다. 필자 자신의 내부에 어떤 심리준비가 되여있 느냐에 따라서 대상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비극적 철학을 가진 사람은 인간의 불행한 사실에 시선을 박고 종교적인 인생 관을 지닌 사람은 련민과 사랑, 구제와 초월에의 사실에 눈길이 머물고 눈물을 머금고 동조하게 될것이다.
라) 주제의 생명력: 수필의 생명력은 주제의식에서 결정된다. 수필은 감응정서를 본바탕으로 한 인간화, 지성화의 문학이다. 수필에서의 지성화란 자기 감정의 순화요 승화이다. 따라서 수필은 개인정서를 보편화해야 한다. 정서를 보편화함으로써 많은 청자를 얻을수 있고 자기를 독자에게 리해시킬수 있다.
조설근선생이 “세상에 정통함은 학문의 힘이요 인정에 숙달함은 문장의 힘이니라”하였는데 수필작자로서는 참조계가 아닐수 없다. 같은 모래에서도 금싸라기를 찾아 내는 사람이 따로 있다. 체험한대로, 느낀대로 토로해야지 무병신음하지 말아야 한다.

3. 수필쓰기의 기교
1) 서두 쓰기
  서두의 유형은 다양한바 동기부터 쓸 수도 있고 결론부터 말 할 수도 있다. 대상을 순서적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중심 부분에서 시작 할 수도 있다. 서두는 차분한 말로 정적 분위기를 주는 것이 효과적 이다. 경수필의 경우 서두에 훈계조거나 설교적이어도 좋지 않다.
  어쨌든 서두에서 흥미와 주의를 일으켜놓고 중간에서 그 흥미와 주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운치롭고 인상적으로 글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체호브는 “대부분의 작가가 작품에서 실패하는 것은 처음과 끝 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였다. 플로베르는 거기에 꼭 알맞은 말은 한 마디라고 하였다. 피천득의 수필 <순례>에서의 “문학은 금싸라기를 고르듯 이 선택된 생활 경험의 표현이다.”라는 문장들은 모두 중심 사상의 핵을 앞세운 예의 서두다.
  (1) 시간으로 시작한다.
예: 동년 시절은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추억의 언덕으로 솟아있다.
 ( 2) 장소로 시작하기
  례: 어는 날 밤, 으슥한 학교 뒷골목에서 생긴 일이다.
<학교이야기>
  (3) 주인공의 소개나 사람의 행동으로 시작한다. “나는” 형으로 필자 자신이나 주인공을 내세우는 기법이다.
  예: 현비는 우리 딸아이의 이름이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이 이름을 불러 본다.  아직 말을 전혀 못하는 태어난지 3개월이 좀 지난 신생아지만 현비는 내게 최초로 ‘아빠’라는 칭호를 부여해 준 감사한 신의 선물이다. 
  (4) 대화글로 시작한다. 회화형으로 불린다.
  예:  “얘야,  빨리 일어나거라, 학교가 늦겠다.”
  (5) 의성의태어로 시작한다.
  예: “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무심한체 그냥 제일을 하는데 “권 선생님, 전화 받으세요.”하고 전화기곁에 앉은 녀선생이 나를 부른다.
  (6) 속담이나 격언으로 시작한다. 인용형으로 불린다.
  예: ‘눈물 젖은 고구마를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경구가 있다. 나는 이 경구를 읊조리며 제자들에게 내가 살아 온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를 좋아한다. 
  (7) 어떤 사건으로 시작한다.
  예:
87년 6월 어느날 신세계백화점 앞 광장에서 전경 1개 소대가 학생 시위대에 포위돼 있고 마침내는 무장해제 됐지만 학생들은 아무도 전경들을 두들겨패지 않았다. 학생들은 다만 전경들의 장비를 팽개치 며 울분을 터뜨렸고, 더러는 울었다. 전경들도 울었다. 시민들도 학생 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함께 울었다.
  (8) 주장이나 결론으로 시작한다. 선형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는 곧 뼈대 즉 틀을 짜는 것을 말한다. 틀매김을 제시하고 들어가 는 기법이다.
  예: 하루밤 친구와 나눈 이야기가 10년 동안 독서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흉금을 터놓고 나누는 대화가 얼마나 삶에 유익 한가를 잘 대변해 주는 말이라 생각된다.  
  (9) 설명으로 시작한다. 해설형이라고도 한다. 제목의 뜻, 집필 동기, 말의 풀이로 시작하는 기법이다.
  예: 개성이 강한 사람은 대체적으로 별명을 가지고 있다.  별명은 한 사람의 여러 가지 측면 즉 성격이나 생김새, 버릇, 장단점 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고유 명사이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대인 관계에 있어서 원활한 유대를 형성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10)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시작한다.
  예: 누가 내게 취미라 뭐냐 물으면, 나는 독서라고 말해준다. 뭐라고 꼭 집어 즐겨 하는 것이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말이 ‘독서’다.
  (11) 가정적 설문으로 시작한다.
  예: 인간이 풀어야 할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절실한 물음이 있다면 “인생이 무엇이냐”라는 의문일 것이다.  이 초형이상학적인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12) 배경이나 장면의 묘사로 시작한다. 묘사형이라 불린다.
  예: 남해를 여행할라치면 곳곳에 큰 숲이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 다.  이런 숲은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에 있는데, 대부분의 숲이 방풍 구실을 하고 있는 상록수림이다.  
  (13) 유명한 말이나 명언 등을 인용하여 시작한다.
  예: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말은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할 때, 흔히 인용되는 금언(金言)이다.  
  (14) 제목의 결론적인 의의 또는 중심사상을 우선 문장 첫머리에 제시하고 거기에서 시작한다.
  예: “범은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한 번 밖에 없는 일생에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하라는 계시 이다.
  (15) 본론에 앞선 작가의 느낌이나 현재의 심경으로 시작한다.
  예: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가슴에 아름답게 남는다고 합니다. 첫 사랑을 마지막 사랑으로 장식하겠다던 당신의 첫사랑은 어떤 빛깔의 무늬로 새겨질지 궁금합니다.
  (16) 유명한 시나 시조의 인용으로 시작한다.
  예:
“생명의 줄이 끊어질 때
너도 그 한 가닥이라면
울리는 조종(弔鐘)은 너를 위해서도 울리나니
묻지를 마라.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나를 .....
(17) 문제 제기로 시작하는 방법
  예:그들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그러한 일들을 참고 사는 것일까?
  (18) 널리 알려져 있는 영화나 극의 한 장면을 사용하는 방법. 
[예문.1]
  위태롭게 뛰어내려오는 그 아이도 나와 비슷한 처지인 조실부모한 고아로서 일곱 살 때부터 숙모님의 시중을 들어 가냘픈 손마디가 거칠 었고 총명한 까만 눈은 학교의 문턱마저 까맣게 잊고 사는 불쌍한 아이였다.
2) 수필의 결말 기교
수필의 효과 있는 결말로는 다음 같은 방법이 있다.
  ① 주제법-그 문장의 주제가 되는 생각을 마지막 단락에서 다시 한 번 다루어 결말을 내는 방법. 본격적인 결말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② 감상법-감상의 내용은 필자의 인품과 인생관을 느끼게 하는 것 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주는 인상은 선명하다.
  ③ 조응법-서두의 내용과 조응시키는 방법이다.
  문장에 익숙한 사람은 이 방법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
  ④ 희망 제시법: 결말에 필자의 소망이나 희망을 제시할 수도 있다.
  ⑤ 여운법: 여운을 남기는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것 은 자연묘사이다.
3) 주제의식의 의미화
의미화란 주제의식을 구체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자기화의 수법 이다. 그 의미화 작업은 틀에 매인 방법이나 요령으로서는 절대 불가 능한, 작자 나름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으로 주어진 제재를 분석하는 개성이요, 이해하는 마음이다.
  예문: 격정의 밤이 깊어 한 줄기 밧줄 같은 소나기라도 쏟아져 보라. 바람도 자고, 맑게 갠 이튿날 아침, 하얀 모래밭에 흩어진 짤간 꽃잎 들이야말로 임을 그리다 지쳐 병실의 하얀 침대요 위에 쏟아놓은 30 대 여인의 각혈이 아니겠는가.
  ㄴ) 회화화: 정적인 이미지를 동적 이미지로 바꾸어 놓으면 수필어 가 된다. 시각어를 통해 묘사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예문: 요란한 뻐구기 소리가 창가에까지 들려왔다. 요란한 뻐꾸기 소리가 창을 흔들고 있었다. (b) 단풍이 온 산에 붉게 타오르고 있기 에 발이 절로 멈춰졌다. 붉게 타는 단풍이 발을 붙들고 놔주질 않았다.
  ㄷ) 수필의 함축화: 수필은 함축성이 있어야 한다.추상적이고 복잡한 사상을 표현 할 때, 비유를 쓰면 구체적이고도 간결하게 나타낼 수 있다.
  예문: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아, 그의 정열은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불기둥이었다.
○ 아버지의 노기에 찬 음성이 나무에 얹힌 눈조차 떨어지게 울려왔다.
  ㄹ) 상상화
  수필의 주제 전달은 정서의 구체화로서만 가능하기에 그 방법은 지적이기보다는 정서적이어야 하고, 직접적이기보다는 간접적이어야 효과적이다. 주제의 전달 방법은 어디까지나 상징, 암시, 생략 등 상상 적일 수밖에 없다.
  예문: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 있는 사람이 보는 중에 또한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주고, 또한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수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쉽게 아무나 쓸 수 있는 글 정도로 생각하는데 틀리는 생각이다. '뷔퐁'은 "글은 곧 사람이다"라고 했고, 독일 소설가 '루이제 린저'는 "그 사람과 그 사람이 쓴 글은 똑같다" 라고 하여 작가가 곧 글이요, 글이 곧 작가라고 했다. 
   
 예문 1:                토담 길                       
 
평평한 토담에 기대어 선 순한 표정의 여인이 있다. 넉넉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데 묘하게도 그 폼엔 만 가지 우수가 어리어있다.
양반고택이 주를 이루는 하회마을 초입에서 만나는 이색 풍경이다. 낙동강줄기가 마을을 돌아나간다 하여 ‘물도리마을’ 이라고도 불리는 지역에서 마주하는 특수 낙서장이다. 그 안온한 마을에 가면 사람의 내면에 흐르는 기운들이 강렬 하게 깨어나 실 핏줄 속이 뜨거워진다.
그날은 내 유년의 토담이 몹시도 그리웠지 싶다. 그 소박한 담벼락 에 기대어 얼마나 많은 꿈을 꿨던가. 얼마나 멋스런 맘속의 그림을 그리고 그렸던가. 외로움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어린 날의 기억이 가슴 저편에서 뭉클 솟아나, 나는 그렇게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어린나이 때부터,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세계에서 곧잘 환상에 젖었던가 보다. 그랬기에 냉혹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는 남들보다 몇 곱절씩 처절해 했다. 매사 현실과의 타협이 쉬이 이뤄지질 않아, 더디고 아리게 세파에 적응해갔다.
그러한 토담을 보면 가슴 한 자리가 아려온다. 열일곱에 밤 기차를 타야했던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되살아난다. 무조건적인 수용을 거부하고 의식의 결이 지시하는 대로 움직인 당찬 행위였다. 소음 속 에서 고요를 만나는 것이 어디 그리 녹록한 일이던가. 토담위로 나뭇 가지들이 본연의 색상을 연출하기에 한창이다. 댓잎의 기상이 풍류를 자아내고, 잣나무가지가 결 곧은 사람의 향기로 넌출하다. 그런데 무성하니 잎을 피운 감나무가지 사이로 웬 붉은 것이 시선을 잡는다. 철 이른 장미 한 송이가 고혹적인 빛을 발한다.
순간, 발길이 딱 멎는다. 산중마을에서 의식이 웃자라 고뇌하던 계집아이가, 콘크리트벽 안에서 귀를 틀어막고 주경야독하던 한 여공 이, 시방 저 고풍스런 담장 안에 들어 침묵의 언어를 보내오고 있지 않은가. 드넓은 세상 향해 목을 늘이던 옛 이야기를 30년도 훨씬 넘은 날에 조근조근 들려주고 있다.
불현듯 연민의 바람이 가슴을 휘젓는다. 대대로 양반가에 종속되어 살아온 하층민의 보이지 않는 메아리가 혹 저러했을지도…
 
예문 2:                    기행수필
 
해외 첫 나들이라는 설레임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 김포 공항을 출발하여 2시간 만에 대만 공항에 내렸을 때,  새로운 느낌보다는 끈끈하고 후덥지근한 섬 지방의 습한 공기가 순식간에 불쾌한 감정으 로 만들어 놓았다.  평소에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짜증스러움 일 까?  아니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이 이를 대신하는지...
  차장가로 지나쳐 보이는 낡은 건물, 추수와 모내기를 동시에 하는 특이한 농촌 풍경은 새로운 느낌을 주었지만, 무질서한 교통, 썩어 버린 강등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대만은 좁은 섬 지방이지만 3,000m가 넘는 고봉이 무려 2백여개가 넘는다.  그 산 모두가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있고 아직도 지진등의 지각 활동이 심한 중생대 시기의 산으로 현재도 서서히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언젠가 세월이 흐르면, 우리 산하처럼 부드러운 능선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이번에 대한산악연맹 주최로 그중에 대만에서 가장 높은 옥산을 등산하게 되었다.  포장된 도로 길이 2,200m 고지인 아리산 공원을 지나 2천 5백 고지까지 차가 올라간다. 급격한 고도를 한 순간에 올라가니 기압 차이가 무척 심하다.  산 아래에서 식수를 2병 사서 배낭에 넣었다.
  여기서는 산이 급경사 지대로 되어있고 장대같은 폭우가 쏟아지는건 예사, 단 2일 사이에 1,200mm의 비가 내린 적도 있다고 한 다.  구비구비 돌고 도는 우리의 계곡은 그 자체가 이미 훌륭한 정수 기 역할을 하지만 여기서는 물이 미처 걸러질 틈이 없이 하류로 쏟아지기 때문에 계곡물을 식수로 사용 할 수 없다.  
  또한 계곡물은 석회석이 많아 끓여서 마셔도 배앓이를 하기 때문에 여기서의 식수는 일체 돈을 주고 사서 마신다.   집에 가면 물은 엄청 많은데 사서 마실 때마다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서 1박을 하고 새벽 4시 기상과 동시에 산행을 시작하 였다.  탑탑가 안부를 지나 산허리를 구비구비 돌면서 깍아놓은 등산 로가 특이하다.  급격히 경사가 높아질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산병 을 막기위한 하나의 노력이지만 경사도가 거의 10도 이내의 순탄한 길로 이루워져 산행하는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계곡물을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걸어 올라가면서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힘이들면 쉬어가는 우리의 산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 다.  나무로 걸쳐 놓은 다리만도 80여개가 넘는다. 발밑은 바로 끝을 알 수 없는 절벽의 연속이었다.  
  해발 3천 미터에 다다르니 한대림과 온대림의 수림으로 구분이 되어진다.  하늘 높이 죽죽 뻗은 나무, 이름을 알 수 없는 잡초, 낯 설은게 많다.  날씨는 잔뜩 찌푸 리고 구름과 안개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바로 앞 산이 시야에 들어 오지 않고 아득히 멀게만 느껴 진다. 순탄했던 산행이 끝나는 기점이 해발 3,523메터에 자리잡은 배운산 장이 다.  크기는 우리의 뱀사골 산장 정도이며 두툼한 담요가 준비 되어 있다.  중식을 준비하기 위해 라면을 삶았으나 기압 차이로 인해 잘 익지가 않는다.
  고도 적응을 위해 2시간 가량 산장에 머물고 산행에 들어갔 다.  지금까지의 순탄했던 길은 어디로 가 버렸는지, 산이 나를 마냥 비웃는 것만 같다.  산 전체가 돌과 바위로 뒤덮인 너덜지대로 이루 워져 구비구비 돌며 지그재그로 오른다.  오는 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  던 고산병 증상이 조금씩 나타난다.  
처음으로 느끼는 증상은 졸음이 쏟아지는거였다.  밤새 잠 한숨자지 않고 다음날 12시간 이상 산행 한적도 수없이 많았지만 그때도 이렇게 졸리지는 않았다. 동행했던 일행중 나이드신 몇 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면서 결국 도중에 산행을 포기했다.
  그러기를 2시간, 정상에 도달하였다.  해발 3,997m에 동상 높이 3m를 추가하여 여기서는 4천미터 높이로 불리운다.   안개,구름이 뒤덮여 아무 것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지리산 천왕봉에 서있다는 착각만이 들 정도였다.
  바위와 돌들이 어우러져 주변의 봉우리를 굽어보고 있을 뿐이 었다.  산 아래는 지금 썹씨 35도 이상의 무더운 날씨지만 여기 지금 기온은 10도 안팍의 시원한 늦가을 날씨다.  산행 도중 내내  긴팔 티셔츠를 입어야 했다.
  정상을 뒤로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배운산장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마치니 6시, 내일을 기약하면서 날은 서서히 저물어 간다.  앞 뒤 잴 것 없이 자리에 누웠다. 딱딱한 나무 바닥이 그렇게 포근 할 수가 없었다.  잠이 들었다가 깨고 또 깨곤 하였다.  왜이리 잠이 잘 안오는지....
  이제는 아침이겠지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겨우 저녁 9시가 조금 넘었다.  후래쉬 하나 들고 산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 붙은 듯 서 버렸다.  너무나도 많고 선명한 별들이 새까만 밤 하늘에 총총이 빛나면서 나를 눌러 보았다.
  순간, 두려움이 엄습하였다.  인적이 끊긴 깊은 산중에 홀로 텐트를 치고 야영도 많이 해 보았고, 간이 크기로 남들이 알아 주는 사람인데, 이렇게 무서움을 느껴보진 못했다..
  결국,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산장안으로 다시 들어와 버렸다. 새벽 4시, 기나긴 밤은 지나 가고 여명이 서서히 터오는 느낌 이 들었다.  지금 기온은 섭씨 5도, 물에 손을 담그니 손이 시렵 다.  아침을 마치고 하산을 서둘렀다.
  지난해  축구하다 심하게 다친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린다.  병원에 서 수술하라 하는걸 끝까지 별거 아닐거라고 자신하면서 지금까지 버텨온 무릎인데, 저 산 아래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무릎 이 풀리니 힘이 빠진다. 걷는 도중 자꾸 만 휘청거리고 그때마다 식은 땀이 등에 배어 나온다.  무플에 심한 보호대를 꽁꽁 묶고 지팡이 대용으로 사용하는 여벌 스틱까지 총동원 해서 한발 한발 걸어나갔다.
  잠시 쉬고 있는데, 일행중 나이가 상당 하신 분이 지팡이 하나를 빌려 달라고 하였 다.  순간,  아찔한 생각밖에 아무 할 말도 생각이 나지 않아 물끄러면 쳐다보면서 퉁퉁 부은 무릎을 만질뿐이었다. 내가 대답이 없자,  그분은 아무말 없이 조용히 먼저 내려 가셨다.   빌려 드릴 수도, 안 빌려 드릴 수도 정말 난감하였다.  그렇게 몇 시간을 거쳐 하산을 모두 마쳤다.
  산 아래에 도착하니 아까 그 분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무릎 상태를 보여 드리고 이제야 이해를 구했다.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 웠다...그래도 나는 젊은데 하나 드릴걸 하는 부끄러움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대만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이는 우리 국토 산하가 시야에 들어 오는 순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내 강산, 내 국토, 설악산, 지리산,북한산등 우리의 산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봄,여름,가을,겨울 색깔을 달리하고 심산유곡, 쏟아지는 계곡물이 눈에 자꾸만 아른 거린다. 김포공항에 내리는 순간, 가장 그리워했고 사랑스럽게 느껴진 것은 냉장고 속의 시원하게 얼어붙은 보리차물 1통, 그것밖에 아무것도 다른 생각이 없었다.  (끝)
 
칼럼과 수필은 비슷한 것 같지만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위키백과 사전에서는(수필 또는 에세이는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 산문문학이다. 주제에 따라 일상 생활처럼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경수필과 사회적 문제 등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중수필로 나뉜다. 특히 중수필에서 사회적이슈를 주제로 쓴것을 칼럼이라 한다.)라고 해석하고있다.
  수필은 유일하게 사실을 근간으로 하는 문학으로서 외연이 크기에 칼럼이 수필의 범주에 드나들 소지가 고유한다. 수필이 일상에서의 미 적가치를 정감적으로 발굴하고 정서적으로 표현하므로 일상성이 원천 이 되고 칼럼은 사회 생활에서의 이런 저런 현상에 대하여 이치를 따져가며 논평하는만큼 사회적 편달이 취지로 될것은 자명하다. 여기 서 칼럼과 수필의 완전히 동질의 것이 아님이 드러난다.
칼럼은 정해진 형식이 없고 소재가 제한되여 있지 않으므로 수필 같아 보이는 칼럼도, 연설문에 근사한 격앙된 문체도 칼럼이라는 통칭 속에 들어가고 있는데 기사와는 달리 필자의 견해를 제시하는만큼 수필성도 고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칼럼은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을 지니고 있으며 필자의 개성과 소신, 멋이 살아날 수 있어 최근에는 점차 수필을 닮아가고 있다.
칼럼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숨긴채 다른 사람의 견해나 이야 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칼럼은 어떤 제약도 없어보 이지만 고도의 형식미가 있으며 철학적 사색을 바탕으로 해야 제격이 다. 이 시점에서 수필과 칼럼이 혼동해 쓰나 꼭 같은 것은 아니다.
    첫째로, 칼럼, 특히 사회칼럼에는 수필의 바탕이 되는 진지하고 풍부한 정서가 개입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서보다는 논리가 선행하 게 되고 주관적 감수보다는 객관적 논거에 치중하는 것이 칼럼의 고유 한 특징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상징성과 구체성이다. 사회수필은 다루고자 하는 사회 문제에 먼저 상징적으로 또는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반면에 사회칼럼은 매우 구체적으로 또한 직설적으로 설파한다. 사회수필에서 상징은 구체적인 것을 오히려 추상화시킴으로써 주제의 전달에 큰 여운을 주게 되며 따라서 문예적인 효과도 제공하게 된다.
    셋째로, 수필과 칼럼의 공통점은 문체와 표현에서도 다르게 나타 난다. 사회칼럼의 문체는 강경하고 설명적이다. 독자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표현도 직설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회수필의 문체 는 유연하다. 강한 주관의식도 부드러운 어경으로 감싸고 설득시키 려는 조급성보다는 은밀하게 공감성을 유도해낸다.
넷째로, 미적 가치와 론거에서 구별된다. 수필이 일상에서의 미적 가치를 추구하고 전달하려는 데 반해 칼럼은 사회 생활현상에 대해 이치를 따져 논평하는 주장이 있는 평론인만큼 사회성이 기조가 되고 대중적이고 사회적이며 논리적이라면 수필은 개성적인 자아표현으로 서 서정성이 생명이 된다.
칼럼은 지식적이고 시사성을 띠며 문체는 강건체이고 기조는 이론 적인 반면에 수필은 체험적이고 생활적이며 형상적인 표술로서 미적이 다. 칼럼에는 수식이 별로 필요 없지만 수필에서는 비유와 수사가 가능한껏 동원된다. 정감을 공감시키려는 수필에서는 정서 속에 녹아 있는 철리성이 내비쳐야 감동적이다. 이것이 사회수필과 사회칼럼의 문장이 같을 수 없는 이유이다.
칼럼은 논리적이고 수필은 형상적이다. 칼럼은 사실적이고 보고성 적이나 수필은 예술상상력이 수요된다. 칼럼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언어가 많이 사용된다면 수필에는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언어가 다양 하고 사용된다. 수필은 정감의 용솟음으로 이루어 지기에 가슴으로 쓰 는 글이다. 칼럼은 이성분석으로부터 착수하여 머리로 쓰는 글이기에 정보전달, 사상의 교류가 임무이다.
이처럼 칼럼과 수필은 서로의 상관성에도 불구하고 차이성을 갖고 있다. 수필이 아니면 곧 칼럼일 수 없듯이 쓴 것이 모두 칼럼은 아니 다. 지적인 독자와의 대화에 발견이 있고 깊은 성찰이 담기지 못하면 칼럼으로선 미달이며 주체적 사유와 철리, 지도성이 결여하면 칼럼으 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칼럼에서 인생에 대한 각성과 통찰은 공감성을 구비하여야 한다. 말하자면 세상과 자기를 련계시는 것이 칼럼의 사명이 아니라 언어 표현 속에 담긴 내용에 대한 독자의 공감이 중요하다. 사회상의 온갖 부조 리와 인간의 추태, 악습을 살펴보고 인간의 바람직한 양상, 삶의 의미를 추출해 내는 냉철함도 구비해야 한다. 수필은 사적 감정에서 출발하지만 칼럼은 공리성을 앞세우고 길을 떠난다. 개체성을 재단할 때 자성의 거울에 비춰봐야 한다.
훌륭한 칼럼을 쓰자면 지식이 연박하여 정치, 경제만이 아니라 문학, 철학, 사상, 력사 등 광범위한 독서를 통한 지식의 축적과 인생 경륜이 있어야 하고 냉철한 판단력과 서술력이 있어야 함은 자명하다. 다루는 문제에 대한 주견이 뚜렷해야 하지만 주관이 독자의 인지 규율을 역행하는 이론을 삼가고 철학적 사색, 어눌하지 않게 서술 이 순통해야 한다. 문제시되는 사안에 대해 확실히 알고 전후 맥락, 흐름, 현재 상태, 대안 등에 대해 머리 속에 충분한 준비없이는 횡설수설이 되기 십상이다. 
    독특한 투시력을 안받침해 주는 필력이 있어야 한다. 칼럼은 사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갖추어야 함을 물론, 필자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비유적이고 정서적인 문장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칼럼의 어느 부분이 일화이고 어느 부분이 작자의 생각인지 분명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기술하여야 한다.
    여러가지 문체로 말할 때 두부모베듯이 가를수는 없으나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만필이나 현실생활과 사회 현상 에서 받은 각종 자질구레한 감수를 쓴 잡감을 다 칼럼에 넣어서는 안될줄 안다. 수필이 되다가 만 글이 칼럼이 아니며 칼럼에 서정성을 가미한 다해서 곧 수필글이 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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