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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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앞일은 모른당께로…
2013년 04월 06일 23시 21분  조회:9513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사람의 앞일은 모른당께로…
 
                                              진 언
 
    예로부터 사람의 앞일은 모른다고 하는것은 인생에 화복의 무상함을 이르는 말로서 오늘 눈앞에 보이는 모습을 보고 함부로 왈가왈부하지 말아야 한다는 고훈이다. 복(福)이 화(禍)가 되고 화(禍)가 복(福)이 되는 등 인생일사가 너무 변화다단해서 예측할수 없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곧잘 인생은 널리알려진 새옹지마(塞翁之馬) 이야기로 해석되기도 하는것이다.
    그 사람의 어제를 알면 오늘을 알수 있고 오늘을 보면 래일을 알수 있다는 명언같은 말이 있지만 인생자세를 두고하는 말일것이고 그렇지만도 않은 경우가 푸술하다. 옛날, 내가 살았던 마을에 집집이 살림이 어슷비슷 팍팍한 중에도 유별나게 각골한 집이 한호 있었는데 마을에 “천덕꾸러기”로 되였다. 사람들이 이렇쿵 저렇쿵 뒤공론을 할때마다 식자도 좀있어 마을에 유지로 치부되는 남도치어르신이 곰방대를 툭툭 털며“사람의 앞일은 뉘기도 모른당께로 지금은 저래도 장차 어찌될지 알고 그리들 패풍하능교? 너무 업신보지 않는게 좋을기라…”라고 질책하였다.
    아닌게 아니라 한구들 둘러앉아 밥소래를 후벼대던 아이들이 하나둘 커서 둘째는 장춘의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도문전업국에 취직하고 딸은 도문철로직원에게 시집을 가서 저마끔 효도하였다. 맏이는 목청이 좋아 노래를 잘하더니 조선에 나가 꽤 이름난 작곡가가 되였고…이런 일은 어디에나 있을수 있는 보통의 얘기다. 아무튼 사람의 운세는 막힐때도 있고 풀릴때도 있는법이라 그래서 모두 희망을 안고 사는것이다.
    인생은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다. 일신상에 돌발상황은 더구나 그렇다. 래일은 아직 오지않았고 불투명한것이다. 어떻게 보아도 인생현장ㅡ인간세상은 변화무상한 바다와 같다. 먼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은 늘 불안하다. 거울같이 잔잔하 던 바다에 갑자기 폭풍이 일고 집채같은 파도가 덮쳐와 배와 사람을 순식간에 삼켜버릴수도 있때문이다. 인생의 바다에서 사람의 일은 한치앞도 모른다. 오늘 나에게 무슨일이 벌어질지, 몇시간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수없기때문이다.
    각설하고, 개체의 일신상돌발사건만이 아니라 사회,력사사변도 그 조짐은 느낄수 있겠으나 어느때일지 단언하지 못한다. 문화,과학기술도 락후한 (一穷二白)이라던 중국에서 마침내 버섯구름이 피여나고 인조위성이 날아오르고 달나라탐사선을 띄우고 유일무이한 초대강국이라고 거들먹거리던 미국을 제치고 제일경제대국이 된다고하니 과연 어느 예언가가 발전도상에서의 이런 격세지감의 거변들을 예언하였던가?
    세월이 흘러가고 시대가 바뀌는것은 섭리였지만 그누가 세기를 넘고넘도록 굳게 닫혔던 국문이 열리고 개혁개방의 춘풍이 신주대지에 불줄을 예상했던가? 큰가마밥을 먹던 사람들이 도거리농사에 신이나더니 불과 2-3년어간에 집집에 쌀독이 넘쳐나고 떡밥을 베고자며 살림이 윤색해지더니“병술”이면 고작이다가 술상표부터 읽고 비게는 느끼하다고 다이어트타령을 하게 될줄을 점이나 쳐보았던가?
    올리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고 모두는 아니라도 민초들이 거개 고생끝에 락을 보고있는것이다. 참으로 인생은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고 사람의 앞일 누구도 모르듯 사회가 돌아가는 방향과 속도는 초민백성으로서는 전혀 알수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국인들중에는 눈물젖은 이왕지사를 싹잊고 지지리도 가난했던 때를 떠올리는것마저 길상스럽지 못한 말로 여긴다. 하긴 상처딱지가 앉은 머리가 빗을 꺼리듯이 오늘 잘만사는데 자꾸만 시쿤내나는 묵은 김치독을 가실 필요가 없기는 하다.
    하지만 중국사람들속에는 그젯날 뼈속까지 절어들었던 가난때를 벗은듯 싶으니 몸값이 높아져서 어떤 나라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좀 어렵게 살고있다고 거지니 뭐니하고 비웃으며 가가대소하던데 개구리 올챙이적일을 모른다는 기억력문제도 아니고 명지하지 못한것도 아니라 무모하다 해야 할것이다. 아니면 근본을 잊은 흰둥이들인가? 부하고 귀함도 일조일석에 달린 일이라는것을 잊고있으니 말이다. 부귀공명이 일장춘몽이거늘 봄꿈이 좋다한들 깨지않는다고 누가 장담하랴, 
    아프리카를 위주로 빈궁한 나라가 어디 한두나라인가? 눈을 들어 풍물을 멀리 내다보라. 눈앞에 현상만 보고 왈가왈부하는것은 한치보기도 아니다. 모든것이 변한다는것은 섭리이다. 그 어떤 예언도 예언이 못된다. 오직 시간ㅡ력사만이 증명해낼수 있을뿐인것을 동족으로서는 더구나 자신은 못살던 과거가 없었던듯이 재세피우지 말고 “사람의 앞일은 모른당께로”를 명기하는것이 명철한 사유방식에의 접근일게다.
   모든 사물의 발전에는 과정이 있다. 과정이 길수도 있고 짧을수도 있으며 굴곡이 많을수 있고 적을수도 있다는것은 상식문제도 아니다.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고 개똥밭에 이슬내릴 날이 있다는 속담은 우리 선조할배들의 지혜의 결정체이다. 세상에는 끝까지 울퉁불퉁한 길은 없거늘 인간의 욕망에는 못살고 굶주리는 렬악한 방향에로 발전하려는 추구는 없다. 슬기로운 조선민족은 잘 살기 위해 꼭 해낼것이다.  
    프랑스의 수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하나의 갈대이다. 자연중에서도 가장 약한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사람은 아무리 많은것을 알고 있다해도, 아무리 지혜롭다 하여도 결국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래일 아침일을 오늘저녁에도 알수 없고, 오늘아침에도 저녁에 발생할 일은 예측불능이다. 마치 증권시장같은 인생마당에 매일같이 희비극이 엇갈리기에 우리 모두는 항상 불안할수밖에 없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태고이래 인간의 최대관심사였다. 요즘같은 과학시대에 한편으로 정보의 범람으로 혼돈(카오스)의 시대가 되고 미래를 점치는 점쟁이나 미래학자들이 많이 생겨나고있다. 전통관념에서는 미래의 일을 점치는것은 얄팍한 무당 이나 점쟁이가 하는것으로 여기였다. 그래서“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는 말도 생겨났을것이다. 앞일은 하늘이 정하는것이니 사람이 관여할바가 아니며 오직 내할일만 하면 된다는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때문에 동양에서는 앞일에 대한것을 리치있게 따지는 일을 하지 않았다.
    한편 서양에서는 어떠한 현상에서라도 숨어있는 배후가 있다는 믿음과 그 법칙성을 발견하려는 문화전통이 있었다. 존재와 비존재, 존재와 사유라는 철학상의 중대한 문제로부터 출발한 고대희랍의 철학자인 파르메니데스는 론리적인 필연성으로 우주현상을 설명하려했던 최초의 한사람이다. 어찌보면 인생현장은 도박장같기도 하다. 도박에서 확률론이라는 수학이 독특한 철학에서 비롯되였지만 인생일사는 오르내리는 수자로 계산되지 않는 미지수이다.
    하긴 극히 드물게 예언가들이 없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영국작가 스티븐슨은 2차 대전발발 년월일을 정확히 맞춰 유명해졌고 16세기 프랑스의 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세기말 예언》이 한때 지구촌을 뒤숭숭하게 만든적도 있었다. 그러나 예상 이란 항상 빛나가기 마련이다. 노트라다무스후에도 지구는 하루에도 8만리를 갔다. 중요한것은 예언 그 자체가 아니다.  미래는 어떤 예언으로 열리지 않는다. 애오라지 인간 스스로가 헤치고 나가며 분투해야 할 힘겨운 일만이 마중올뿐이다.

 
 
                                      2013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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