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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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와 올챙이철학
2013년 07월 17일 17시 59분  조회:770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개구리와 올챙이의 철학
 
                                   최 균 선
 
    개구리와 올챙이가 근원적으로 다른가? 아니다. 올챙이는 개구리의 유아기일때이고 개구리는 올챙이가 커서 변모한 모습일뿐이다. 양서류인 개구리들은 대부분 알에서 부화하면 꼬리가 긴 개구리 특유의 올챙이라는 유생시기를 거치게되는 과정문제이지 결코 종의 기원문제가 아니다.
    늪가에 사는 개구리이든 논도랑에서 사는 개구리이든 숙명처럼 사랑을 하다보니 알을 낳게되고 비바람부는 생존환경속에서 살아남은 알들은 올챙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나고 나름대로의 생존에 몸부림치며 대가리와 몸뚱아리와 긴 꼬리뿐인 몸으로 바글대며 진화를 재촉한다.
    그렇게 바둥대다보면 다리가 생겨나고 반비례적으로 꼬리가 사라진다. 자연은 인간이야 알던 모르던 자연스레 진화와 퇴화를 거듭하는 법이다. 개구리 자신도 모르게 꼬리가 없어지고  발달된 근육질의 네다리가 도약을 마련해준다. 그것이 자연이고 그것이 개구리의 본연이다. 사지와 꼬리의 함수관계를 구태어 해석할 필요가 있을가? 꼬리는 네발과 반비례한다. 그것 하나만 헤아린다면 쉽게 개구리와 올챙이를 리해할수 있다. 그런데 종의 기원문제인것처럼 왈가왈부하니 우습지 아니하랴,
    올챙이가 꼬리를 버렸는가? 저절로 떨어져버렸는가? 그것은 선각자, 후각자문제가 아니라 행동방식의 진화에 따른 퇴화일뿐이다. 왜 백두호랑이의 꼬리는 그렇게 아름답고 힘있어 보이는데 염소의 꼬리는 그렇게 볼품이 없는가고 생각하는것이 부질없는것과 같은 문제이다. 빈호수에 빈낚시대를 드리고 별을 헤아리는것은 아름 다운 무료함이나 여기서는 별개의 문제이다.
    개구리와 올챙이하면 언뜻 개구리 올챙이적생각 못한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분명 개구리가 된적도 없고 올챙이가 된적은 더더욱 없었으련만 선조님들의 재치와 해학이 돋보이는 속담이다. 국문이 열리고 외류가 가능해지여 제살던 고장을 떠나 새 삶의 방식을 터득한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면서부터 마치 대번에 선각자가 된듯이 고향사람들을 우물안개구리니 안광이 좁으니하는 말들이 지면에서나 인터넷글에 심심찮게 오르는데 그야말로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을 못하는것이라고 생각된다.
    제가 나서자란 땅을 떠난지 몇해 안되면서도 곧장 연변이 어떠하고 조선족이 여사하오 조선어가 어떻소하는 뜬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큰바람이 새여나오는 껄껄 소리는 아니 나오고 그저 지나가는 바람과 구름에 허황함을 띄워보고싶다.
    조선족개조론도 좋고 신조선족도 좋고 조선족종말론도 좋고 콩이야 팥이야 한들 해결되는게 무엇인가? 의론은 문제의 제기일뿐 해결방법은 아니다. 설계도가 건축물이 아니듯이, 설계도도 못그리면서 소위 대개조론을 운운하는것 자체가 허황한 일이 다. 그냥 국외인처럼, 하늘에서 뚝떨어진 천생적인 선각자인양 하는데 조괄의 지상담병으로부터 온 탁상공론이란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세상사람들은 렴파의 경륜보다 조괄의 화끈함을 좋아하는 이상한 취미가 있다. 관념문제는 늘 이 시점에서 생긴다. 나가돌아다니는《개구리》들은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올챙이》로 치부하는데 한 민족의 사회청사는 나돌아다니는《선각자》들에 의해 세워지는것이 아니라 실천하고있는《후각자》들의 어깨에 받들려 이루어지는법이다. 그렇지않은가?
   무엇이 뒤틀렸가는 지각있는 사람이면 다 알수 있다. 진리는 고아대는 사람한테서 도망친다. 진리는 평범한 농민들의 입에서 나온다던가? 누가 더 진실을 살고 진리를 모색하고 있는가? 답은 뻔하다. 한갖 서생의 의기로 고아봤대야 아무것도 달라질것 없다. 지지미를 번져놓듯이 그렇게 쉽게 번져지는것이 민족이며 어느 개인의 의지에 의해 개조되는것이 민족인가? 소위 신조선족이란 제기법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시각이 위치를 결정하지 못하지만 위치는 영원히 시점의 부동함에 따라 달라진다. 관건은 우리가 하나의 확정된 위치에 처해있지만 시각은 의연히 아무방향에로든 지향할수 있다는것이다. 만약 눈길이 줄곧 위로 향해있다면 자신은 그냥 아래에 있는것으로 느껴지고 반대로 그냥 아래만 굽어본다면 자신이 늘 위에 있는것으로 지각된다. 만약 줄곧 자신이 앞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면 줄창 뒤만돌아보게 될것이다. 자신이 의연히 뒤떨어져있다고 생각되면 필시 앞만바라볼것이다.
    시각을 돌리면 새로운 풍경이 보이지만 풍경자체게 새롭게 부연된것은 아니다. 여기에 개구리의 삼단론법이 있다. 큰늪가에 옮겨가서 살던 어떤 개구리가 제가살던 물웅덩이가 생각났던지 개선장군마냥 찾아왔다. 역시 그때의 동류들이 그냥 거기서 서식하고있었다. 실망이 나오는것 같았다.
 《야, 늬들 아직도 여기서 사냐? 그 꼴이 뭐니? 촌스럽게… 》
  토박이개구리들이 어이없어 쳐다보았다. 분명 동족인데 중뿔나게 굴었다.
《넌 누구냐? 갖잖게스리》
《누군가구? 나 신개구리족이야,》
《웃긴다. 역시 개구리가 아냐?》
《그러나 늬들과 차원이 달라?》
《그럼 개구리신사인감???》
《정말 깨지못했구나. 3단론법 들어봤어?
  대전제: 무릇 타고장에서 사는 개구리는 모두 신개리족이다.
  소전제: 나는 타고장에서 산다.
  결론:   고로 나는 신 개구리족이다.
  늬들 촌놈들은 이런 새로운 추리방법을 모르지?
 《흥, 개가 뜨물먹는 소릴하고 자빠졌네. 그소릴 지껄이려고왔냐?》
《그래? 그럼 늬들 낡은터에서 이밥이랑 지어먹으며 잘들 살아보래이》
   대천세계 늪가에 산다는 개구리의 철학은 참으로 기특하다. 개구리의 철학대로라면 미국에 이민간 한국인들은 왜 신한민족이라 부르지않을가? 그리고 그들보다 더 일찌기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각지에서 군체를 이루고사는 엄청많은 중국인들을 왜 신한족이라 부르지않는가?북미주에 건너가 정착한 유럽인들은 곧 미국인이라 불렀지 신구라파인이라 하지않았다.
    이건 아닌것도 아니고 아닌게 아닌것도 아니고 소가 하품하는 사이에 소의 혀바닥에 재빨리 쉬를쓿고 도망치려는 쉬파리의 꼼수인가? 진리를 평범하게 말하게 되여있다. 소총명이 과잉해도 걱정이다. 늪가에가 살던 개구리가 올챙이들을 보고 왜 상기도 꼬리를 달고있는가고 비웃는것은 우스운 사유이다.
   본지방에 남아있다해서 다가 멍청이들인것은 아니다. 토박이지성인들이 많이는 침묵을 하고있는것에 무지해서라거나 사유에 개연성이 없어서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해외선각자》들 못지않게 사색하고 있을뿐이다. 왜 사색할수밖에 없는가? 민족이란 개념은 임의대로 해석되는 개념이 아니요 한 민족의 생리와 신진대사를 어느 누가 의지대로 할수도 없기때문이다.
   늪가에 개구리들은 온밤 합창해도 영원히 곡조가 맞는 합창은할수 없다. 아무리 배불뚝이 청개구리로 컸더라도 그냥 개구리이다. 올챙이는 필경 크면 큰개구리가 되지만 들고양이가 아무리 살이쪘더라도 호랑이로는 될수 없다.  

                              201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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