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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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전투구”의 괴질
2013년 07월 25일 20시 05분  조회:11051  추천:8  작성자: 최균선
                              “니전투구”의 괴질
 
                                        진 언
 
    어떤 리해득실, 주장,견해를 두고 옥신각신, 아웅다웅하는 현상을 “니전투구”라는 말로 잘 비유하는데 개들의 싸움은 제쳐놓고 인간사회에서 니전투구의 문화현상은 뿌리깊은 정신괴질로서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일찍 조선조 태조인 리성계가 정도전에게 팔도사람의 품섬을 말해보라고 일렀다.  정도전은 고려를 뒤엎고 조선왕조를 건립한“설계자”였으나 방원(芳遠)에게 “역적” 으로 몰리여 자업자득한 사람이다.
    조선팔도인에 대한 비유적평론이 인상적이다. 정도전이 가로사대 경기도사람들은 경중미인(鏡中美人)이요  충청도사람들은 청풍명월(淸風明月)요, 전라도사람들은 풍전세류(風前細柳)요 경상도사람들은 송죽대절(松竹大節)이요 강원도사람들은 암하노불(岩下老佛)  황해도사람은 춘파투석(春波投石)이요 평안도사람들은 산림맹호(山林猛虎) 요 함경도사람들은 “니전투구(泥田鬪狗) ㅡ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 하였다.
    자기 고향사람을 개에 비유하자 리성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에 당황해난 정도전은 강인함뿐만 아니라 돌밭을 가는소 “석전경우(石田耕牛)”처럼 우직한 품 성도 있다고 둘러대어 대왕페하의 기분을 풀었다한다. 리성계가 자초에 노여움이 진동하였겠으나 자기의 후손들이 진짜“니전투구”가 될줄이야 어이 알았으랴
    리성계가 “위화도회군“”으로 리왕조를 세운 초기부터 왕자의란으로 막을 열어서 소론,로론, 남인,서인, 사색당파 등 붕당싸움은 끝이 없었다. 그러다가 조선의 제21대왕 영조 (英祖)가 즉위해 당쟁의 폐단을 지적하고 “탕평책”을 폈는데 노론과 소론의 사이의 화해를 유도하고 당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선언해 이전까지의 격렬한 당쟁은 영조대에 이르러 한동안 사라진듯 하였다.
     비록 영조가 자구지책으로 탕평책을 펼쳤으나 호경기는 길지않았고 가도록 숭산이라고 그 과정에서도 오히려 “탕평책”을 지지하는 “탕평당”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당파를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승냥이를 잡으니 호랑이가 하산했다고나 할가, 붕당의 개싸움이 얼마나 소란스러웠으면 정몽주어머니가 시조를 지어 경계하였겠는가?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까마귀 흰빛을 세우나니.
                                  청파에 씻은몸 더럽힐까 하노라
 
    이 시조에서 당쟁싸움에 공연히 끼여들지 말라고 권고한데는 막무가내한 체념속에서 도출된 일리가 담겨있어 청고한 선비들의 탈속리념에는 맞을지라도 결국 명철보신으로서 능사는 아니였다. 소인배들이 득세하던 리씨조선, 임진왜란중에서도 당파 싸움으로 많은 우국지사(忧国之士)들을 사지에 몰아넣은 몹쓸놈의 당쟁과 패거리 문화의 부패상은 극한에 이러르렀다.
    당시 북인은 대북, 소북으로 나누어지고 대북은 골북, 육북으로 쪼개지고 소북은 다시 탁소북, 청소북으로 쪼개진다. 이렇게 사분오렬이였으니 국방을 튼튼할수 있었겠는가? 임진왜란시기 해전의 기적을 창조한 리순신도 당쟁싸움의 희생자였다. 원래 리순신은 류성룡의 천거로 전라좌수사가 되였기에 동인으로 분류된다. 반면 서인은 원균을 옹호했다. 선후7년전란속에서 백성이 도륙당하는판에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그게 고려 5백년혈통을 뒤엎은 리성계가 세운 리씨조선의 걸작이였다.
     보통 조선은 당파싸움때문에 망했다고 말하는데 그게 일본인들이 먼저 제기한 주장이라고 반기를 드는 학자도있고 당쟁이 조선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얼빤한 궤변도 있다. “조선인의 혈액에는 특이한 검푸른 피가 섞여있어서 당파싸움이 계속 됐으며 이는 결코 고칠수 없는것이다”라는 일본인들의 평가라고해서 무작정 부인하는것은 늘어나지못할 느지를 하는것이다.
    그게 망언인지 극언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스스로를 재량해보면 알수 있는 일이다. 리조가 “당파싸움때문에 망한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데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격이려니와 매우 옹색한 궤변이다. 그래서“리조(李朝)는 왜 쇠망하였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여 근세 조선은 500년이나 지속할수 있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한단다. 조선왕조가 500년을 버틸수 있었던 리유를 당시 지배층이 그들 나름대로 엄격한 책임감으로 사회를 지탱해왔다는 점을 떠나서는 생각할수 없다던가? 누구를, 무엇을 위한 “책임감”이였던가? 참으로 사이비도 아닌 어불성설이다.
   “이조의 당파싸움 체질은 조선사회의 다양성의 존중을 반영하는 동시에 다양성 진작에도 크게 기여했다. 물론 다양성을 나쁘게 말하면 분렬주의지만 분열하지 않고 어떻게 다양해질수 있겠는가”고 한다. “분렬”과 “다양”이 뭐냐? 소학생도 알다싶이 분렬이란 하나로 존재하던 사물이나 집단, 사상따위가 갈라져 나뉨이요 갈라져 나뉘게 된다는 의미이다. 다양은 종류가 여러가지로 많음을 뜻한다. 
    하나의 완정한 거울이 산산쪼각이 났다면 다종인가? 다양인가? 참으로 사이비철학이다. 기득권을 위한 “니구투전”으로 나라가 사분오렬될수록 다양화라는 뜻인가? 그러면 반만년 혈통을 이어왔다는 단군족의 민족혈통이 허리가 동강난 분단현상도 바람직한 다양화이겠다. 그리고 “성패를 결정지은건 늘 상황과 맥락이었다”고 하는데 환경에 지배되는 인간이라해도 국사는 세상이 돌아가는대로 맡겨두고 위정자란 주색이나 즐기면 된다는 말인가? 참으로 무지해도 그저 무지막지한 소리가 아니다. 한국의 력사학자 함석현선생은 “통일신라는 수치의 역사,고려의 역사는 간신의 역사, 리조의 역사는 똥물의 역사이다”라고했다. (2009.02.07 |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보통 당파싸움은 현대말로 리론,로선투쟁이라기 보다는 리익,권력투쟁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그 어떤 분식도 불필요한 피비린 암투였다. 패거리지어 인재를 모함하고 모살하는 행태는 어느 민족국가에서나 비일비재하였지만 리씨조선에서 극 치를 창출하였다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리조통치배내부의 “니구투전”은 조선민족의 힘을 잃게하였고 마침내 “을사늑약”으로 망국노로 전락되고말았다.
    진정한 사가들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겼던 원인도 역시 당시 조정내부의 당파싸움 때문이였다고 판정하고있다. 일제가 부국강병책으로 대륙진출의 기회탐색에 여념이 없을 때, 리씨조정에선 끊임없는 당파싸움에 나라걱정, 백성걱정은 안중에도 없었다. 매관매직, 가렴주구에 친일파모리배들까지 뒤엉켜 설쳐댔으니“고래싸움”에 등터지는건 죄없는 백성들뿐이였다. 내우(內忧)는 반드시 외환(外患)을 자초한다. 조선반도를 발판삼고 대륙침공을 노리던 일본이 혼란스런 한반도 시국정세를 리용했던것이다.
    흔히 력사는 라선식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일본군국주의자들은 식민통치향수를 곱씹으며 개꿈을 지금 행동으로 보이고있다. 이는 무엇을 설명하는가? 일찍 당태종은 “력사를 거울로 삼으면 천하의 흥망과 왕조교체의 원인을 알수 있다.”는 경세지언을 남긴바있다. 이는 치욕스러운 망국노의 력사를 기록하였던 배달민족에게는 현시대의 거울로서는 전혀 무가치한것인가? 력사에 대한 망각은 배반이라 하였다.
    우리 민족은 36년 식민지질곡에서 벗어나자 아무런 죄도없이 미쏘의 작간으로 분단되여 60년!오늘에 이르렀다. 력사발전의 곡선은 부정의 부정이다. 자체내에서도 “니전투구”처럼 소수인의 기득권을 놓고 으르렁거리여 민심이 사분오렬되는 민족은 결코 리상적인 민족일수는 없거니와 미래가 명랑할수 없다.  

                                        2013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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