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곳에 한 신부가 젊은과부집에 자주 드나들자 이를 본 마을사람들은 좋지 않는 소문을 퍼뜨리며 신부를 비난했다. 그런데 얼마후 그 과부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은 신부가 암에 걸린 젊은 과부를 기도로 위로하고 돌보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그동안 가장 혹독하게 비난했던 두 녀인이 어느날 신부를 찾아와 사죄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러자 신부는 그들에게 닭털을 한봉지씩 나눠주며 들판에 가서 그것을 바람에 날리고 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얼마후 닭털을 날리고 돌아온 녀인들에게 신부는 다시 그 닭털을 주워오라고 하였다. 녀인들은 바람에 날려가버린 닭털을 무슨 수로 줏겠느냐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자 신부는 녀인들에게 말했다.
“나에게 용서를 구하니 용서해주는것은 문제가 없으나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담지못합니다. 험담을 하는것은 살인보다도 위험한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인은 한 사람만 상하게 하지만 험담은 한꺼번에 세사람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첫째는 험담을 하는 자신이요. 둘째는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있는 사람들이며 셋째는 그 험담의 화제가 되고있는 사람입니다. 남의 험담을 하는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부족함만 드러내고마는 결과를 가져올뿐입니다.”
자기 자신의 부족함만 드러낸다는것은 스스로 흉허물을 드러내는것이다. 세월의 비바람에 반듯하던 미인의 이마에도 밭고랑이 생기는데 사람이 인두껍을 쓰고 어찌 육신에 흉허물이 없으랴 그걸 곱게 내버려두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험담쟁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중이 제머리를 깎지 못한다고 남을 패풍하는 악습이 있는자들의 자아풍자가 아닐수 없다. 제뒤가 구린줄 모른다는 말이 있으니 말이다.
“헐뜯다”란 말을 농촌에서는 “패풍한다”로 잘 썼다. 패풍이란 남을 험한 말, 류언비어로 흉보고 헐뜯으며 모해한다는 뜻일게다. 뒤에서 남의 욕을 하는 사람들은 흉해보이기전에 우선 가련하다. “촌철살인(寸铁殺人)이란 말도 있거니와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모록코속담도 있다. 혀는 부드러워도 잘못놀림으로써 빚어지는 인간비극이 비일비재이다.
오해와 착각은 시간이 풀어주는데 악감정이 꼬나든 흠잡기는 방비대책이 없다. 험담은 남을 헐뜯는 말이자 욕설이 포함된 비방이고 흉을 빙자한 질투와 비난의 작두질이다. 패풍쟁이들은 렬등감을 등에 지고 사는 정신적인 곱사등으로서 자신의 비뚤어진 심사에 골목소식들을 주어다가 발을 달아주고 덧칠하여 도처에 날리는 재미에 제속창을 드러내는것도 모르니 그 령혼은 황페하기 그지없다.
모든 패풍쟁이들은 천성적으로 심술이 부정하거나 위선의 기질을 타고난듯 인격적으로 당당함은 찾아볼수 없다. 군자는 대도행이라는데 그네들은 뒷길로 숨어다니며 누구의 구린내를 맡기에 열심이다. 패풍쟁이들은 야비하고 아리송한 말로 어떤 사람을 비아냥거린다. 사실은 묻어두고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추측과 개인적인 심사로 어떤 사람을 물어뜯으면서도 흉보는 내내 교양, 도덕을 표방하며 고상한체, 자기는 완미한체 너스레를 떨어내며 입에 침을 튕긴다.
자신은 공들여 쌓아도 타인간의 무너지는 관계들이 그들에게 그렇게 재미나는 일상인가? 그것으로 스트레스인지 하는 불안한 심증을 만족시키려는것일가? 혹은 질투가 미움을 넘어 증오로 날을 세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샘을 내다 무작정 미워져서 마침내 모든 사람이 그와 갈등하기를 바라는 졸렬한 마음이거나 설명할수 없는 콤플렉스의 슬픔같은 그런 심리적취약성말이다. 다행한것은 많은 사람들이 험담을 듣는 순간 그것이 진실인지 모략인지를 너무나 쉽게 구별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거짓말도 세번하면 정말이 된다고 그런 사연이 겹치고 겹쳐 마침내 위기에 직면했을 때 패풍질에 열을 올린다. 그러다가 당사자가 결판내려고 들이대면 오해라고, 결코 본의가 아니였고 귀동냥한 말을 옮겼을뿐이라고, 자신은 관심도 없었다며 비겁한 모든 추태들을 보여준다. 그리곤 돌아서서 다시 이를 간다. 인간들속에 비루먹은 령혼들이다. 연유없이 남에게 악감정을 가진 자들의 심령은 얼마나 처량한가. 험담이란 결국 더러운 자기 심령의 무덤에 저주의 비문(呪文)이 아니던가?
굳이 험담이 아니더라도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자들의 심사는 공통성을 갖고있다. 무식해서가 아니겠지만 역지사지란 말도 떠올리지 않을게다. 자신은 무슨 정보나 전달하는듯이 생각하며 소위 “비리”,“비정”'을 까발린다고 여기기 십상인데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그리고 지력이 월등하지 않아도 뻔한 도리를 왜 모를가?
사람은 누구든 남의 이야기는 재미나한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얘기이기에 당사자 앞에서 행해져야 마땅하다. 설사 그게 날이 잔뜩 선 비판이라 하더라도, 그로인해 모순이 격화되더라도 그렇다. 뒷공론이란 어쨌든 당사자에게 직접 삿대질하는것보다 치졸할수밖에 없다.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는자는 말을 하는것이 아니라 헛소리를 줴치는것이다.
패풍하기 좋아하는 자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거개 말이 달다. 말이 많은 집안은 살림이 안된다는 뜻으로 말 단 집 장이 쓰다(言甘家醬不甘),말 많은 집에 장맛도 쓰다, 말 단 집에 장이 곤다, 장 단 집에는 가도 말많은 집에는 가지 말라는 속담이 있는데 옛말그른데 없이 패풍질에 열불을 올리는만큼 무어나 잘하고 살림도 잘하는가 보면 제집살림은 그저 말도 아니기 마련이다.
어쨋거나 말이 많은 사람 실속이 있는걸 보지 못했다. 패풍질을 잘하는 자들은 불완전한 인격자인만큼 선의적일 때가 없다. 잘 되여가는 대방을 훼방하는게 주요목적이다. 하기에 남을 속이며 중상모략하게 하고 남의 비방만 듣고서 덩달아 비방에 열을 올린다. 하느님신도라면 "너는 네이웃을 대적하여 거짓증언하지 말라." 는 말을 알것이다. 사악한 말들이 입에서 나갈 때 악습이란 얼마나 너절한지 알게 된다면 얼마나 무참할것인가? 하긴 무참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말이 많은 집안에 불화가 그칠새없고 말이 너무 달아서 입덕을 입는다면 웃다가 꾸레미가 터질 암소도 없을게다. 준것없이 마냥 밉다고 무작정 대방이 잘못되기만 바라다보니 어불성설을 만들어 퍼나르다가 공연히 불화를 자초한다면 지극히 우자의 짓이다. 개가 사람을 문것은 뉴스가 아니라고 개가 사람을 물었다고 날조해서야 쓰겠는가? 대방이 마냥 밉더라도 제혀를 씹도록 비방하면 정말 싸가지없다고 하리라.
확실히 “소식통”들이 있지만 그만큼 “나발통”들도 많다. 언필칭 무슨 “소식통”에 의하면 어쩌구 하는데 무책임한 잔꾀로는 그게 “만사통”이겠지만 개체간에 말새질 차원을 넘어서 사회, 국제적언론으로 될경우 “나발통”이 된다면 부메랑인지 하는 악과로 돌아올것이다. 쏜 화살은 돌아오는 법이 없지만 제가 내뱉은 말은 자신을 잘 잡는다. 진실을 심장으로 말해야 진정한 언론인이다. 사사건건 “분석”이요 “풀이”요 하면서 제좋을대로 엮어서 정보인듯 널어놓는 뉴스나 참깨치고 들깨치고 잡채를 버무려서 내놓는 소위 “학자”들의 분석, 예측들도 곁에서 보기에 참 민망스럽다. 두고보는게 가장 현명한 분석인데...
저마끔 아전인수하려니 말이 많아지고 말이 많으니 쓸말이 없게 되는데 패풍질에 “소식통”을 능사로 여기니 재미나는가? 재채기를 몇번 하는것을 감기를 뛰여넘어 페염이라고, 곧 죽을게라고 방정떤다면 곧 망상!헤프닝인지가 너무 자주 생기면 신뢰가 뒤똘이 되니 미사려구라도 당나발! 개입에서 상아가 나올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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