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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에 생각이 따라 (66-70)살구는 익어터지고 외 4수
2015년 03월 08일 19시 07분
조회:5431
추천:1
작성자: 최균선
(66 ) 살구는 익어터지고
시골도 하마래촌 어느빈집에
참살구나무 혼자도 궁금해서
조동고개쪽으로 더 가지뻗고
살구철도 잊었나 혼져옵셔예
에라, 싹 다 털어뿌릴까보이
가지 흔들며 푸념질 한-마당
뿌리박고 한백년 살자하더니
출국바람에 모두들 신들렸나
십년세월 묵은기억도 날리고
불평에 옆구리 터진놈 에-라
뿌리에 떨어져 원-망 썩이며
저도 안부가 궁금한가보이네
(67) 길섶 바위돌에 쓴다
야조
20년전, 이 시골길로
터벅터벅 오고갈 때에
다리를 뻗던 너럭바위
지금도 덤덤히 누웠네
그 한자리에 천년만년
오가는 발길 지켜보려
작정한듯 드팀없는 너
바위야 이끼도 안돋냐
버리고 생각나 또한번
찾아-걷는 백바위굽에
엎어져 멋대가리 없네
떨군 사과면 주어가지
바라-보다가 굳어져서
망부석 되였단데 너는
한자리 지켜도 무명석
떡판같은 너럭-바위야
다들 떠나버리고 너만
상기 길목에 파수보냐
흘러간 시골-큰길목을
호을로 지키니 서럽지
(68) 모래에 써놓은 시
야 조
밀물이 일고간 금모래
썰물이 일렁인 은모래
손으로 쥐노니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새누나
삼라가 고요히 잠든밤
달빛에 가슴을 헤치고
구름을 띄우고 설레며
바다는 그렇게 숨쉰다
하얗게 솟구며 와서는
물러나 남겨둔 은조개
버림에 원망을 하는듯
기다림 숨기고 말없다
젖어든 모래에 젖은시
굵직이 깊도록 써놓고
쓸쓸한 그림자 밟으며
작별을 남기고 떠난다
2011년 7월 15일 (황도의 밤)
(69) 그래, 그냥 걸어라
야 조
그래 맞다!그렇게
그냥 멋대로 걸어라
길은 갈래도 많거니
큰길이면 씨엉-씨엉
걸어라, 오솔길은
오불~꼬불 걸어라
가시밭 험난한 길은
헤쳐가며 걸어라
비탈길은 숨말리며
절벽길이면 엉금엉금
넘어라, 짙은 안개속
초행길은 더듬어가라
탄탄대로만 있것냐
동이랴, 남이랴
가다가 지쳐도
가는 시간, 걸어야
줄어드는 길이여
외다리, 징검돌은
마음잡고 걸어라
허허벌판 주막은
멀어도 내처가라
동으로 천리
북으로 또 만리ㅡ
지쳐도 줄어든 멋에
걷고걷는 길인것을…
(70 ) 발을 씻으며
야 조
농부야, 긴-긴 해가 꼴깍졌다
팔다리 해나른, 위도 발꿈치에
발벗어든 흙길이라도 발씻어라
석양빛 도랑물에 고달픔 풀고
부글대던 논물에 두발 잠근채
마라초 태운 담배연기 별로다
호미,지탑, 삽자루에 걸어둔채
숨찬 청춘 요로코롬 시드는가
저멀리 하전자골 높은 동산령에
얼씨구,달이 둥글어 벌쭉웃네
어저, 얼러덩가자 오이랭국이
갈한목 기다린다. 농부의 만찬
농-부일-생이 무한이로다아아
뿌리를 긁어준 벼포기들 우-쭐
올해는 몇마대 착실히 탈라나?
낼아침 다시오마, 뼈농사 벼야
1969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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