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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범람과 문화폭력
2016년 07월 18일 18시 39분  조회:3923  추천:1  작성자: 최균선
                                           《문화》범람과 문화폭력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갑자기 유식해지고 문명해져서인지 입에 걸고 다니는것이 “문화”이고 문인들이 붓을 들면 언필칭 “문화”여서 없던 문화기분이 버쩍 들기도 하는데 그에 앞서 문화홍수에 익사하지 않을가 걱정된다. 아닌가? 하긴 문화라 하면 지성적이고 우아함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웬 뚱딴지같이 문화가 범람하고 폭력이 된다는것이냐? 하고 불편하게 생각할 분들도 있겠다.
    독일의 문화인류학자 란더만은《문화는 인간으로 하여금 직립보행하게 하였는바 인간은 오직 문화의 기분속에서만 호흡할수 있다. 문화는 마치 신체내의 혈관계통이 인간의 일부분이 된것처럼 혈관속에서 흐르는 주관적정신혈액과 같다.》고 했다.
    이렇듯 인간은 문화의 창조자이면서도 되돌아와서 문화의 산생물이기도 하다. 이것을 문화술어로 “위대한 인과순환체계”라고 한다. 이 시점에서 문화가 없으면 인간이 인간으로 되는 조건이 결핍하게 되고 문화가 없으면 인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러니 자연히 문화에 집착하게 되고 문화아집이 생길만도 하겠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정의는 수십종이나 된다. 비록 문화란 수많은 세포로 구성된 하나의 정체지만 변연이 정제하지 못하고 내함도 불확정적이고 외연도 불확정적이다. 문화는 인류사회의 력사실천과정에서 창조한 모든 물질재부와 정신재부의 총화라는 광의적의미에서 이른바 “문화”범람이 야기되였다고 할수 있겠다. 바꾸어 말하면 그 모든것에 문화딱지를 붙이는 괴이한 문화현상이 나타났다는 말이다.
    문화의 광의적의미에 리론근거를 둔다면 물질문화의 전초적인 생산기지인 농업, 공업, 상업, 어업, 림업 등 5업에 문화가 나름대로 들어붙게 될것이다. 이를테면 농업문화라는 개념이 성림될 때 자계통으로 가대기문화, 보습문화, 소수레문화, 써레질문화, 호미문화, 모내기문화…등 이루다 헤아릴수 없는 문화산사태가 무너져내릴것이고 공장문화 하면 중공업문화, 경공업문화, 선반기문화, 함마문화, 수압프레스문화, 철공문화, 스파나문화 등등 공업계에 문화홍수가 범람할게 아닌가?
    상업문화가 가능하다면 그 내연에 도매문화, 되거리문화, 투기모리문화, 납세문화, 탈세루세문화 등 이름지어진 그 모든 장사행위가 다 문화범주에 들것이다. 교통은 왜 문화모자를 쓸수 없단말인가? 발구길문화로부터 포장도로문화, 고속도로문화, 교량문화, 립체교문화, 로타리문화우에 질주하는 트럭문화, 하이야문화, 찌프차문화에다 자가용문화, 택시문화, 자전거문화, 삼륜차도 교통문화로서 불가할 리유가 없겠다.
    세인이 모두 다 아는 일을 가지고 횡설수설하자니 너무 싱겁고 허무해서 이만 략하고 화제를 좀 돌려보자. 협의적의미에서의 문화란 사회형태 내지는 그에 상응한 제도와 조직기구라고도 한다. 이 리론에 근거하면 국가정권기구도 문화로 되여지고 그 자계통으로 권력문화, 정부문화란 말이 성립될것 같기도 하고 부임, 승직, 강직, 전근, 퇴직, 로임, 장려 등에도 정정당당하게 문화계관을 씌울수 있을것 같다.
    문화는 인류지혜의 창조물의 정화로서 인류문화사의 “별책”에 오른것들이지 일상의 온갖 잡동사니들이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현대인은 문화폭력에 진저리를 친다.
    거리에 나가보라. 큰거리에서 제일 특권자가 자동차들이고 버금으로 오토바이고 그다음 자전거이고 “천하지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天下地万物之中唯人最貴)”라는 말은 이미 옛말로 되였다. “에라, 길비켜라!”하고 광분하는 자동차들과 오토바이들의 횡행에 눈이 아찔, 가슴이 덜컥할 때가 비일비재라 숨이 한줌만해지니 이 아니 문화폭력인가?
    집안에 들어와서 텔레비죤을 켜보라. 보이고 귀가 멍멍하도록 들리는것이 명인효응을 앞세운 광고, 광고, 광고이다. 그야말로 광고홍수에 문화향수를 하기전에 정신이 먼저 익사할 지경이다.  컴퓨터를 켜보라. 온통 미인들의 광고폭력이 부나비처럼 날아다닌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총을 받쳐들고 큰거리에 버티고선 한 이스라엘병사의 위엄에 겁이 질려 벌벌 기여서 큰길을 건너는 예닐곱살난 팔레스티나 소년의 공포에 떠는 처절한 모습을 보며 그만 “문화폭력”에 환멸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 오지랖이 넓은것인가?
    하긴 콩과 팥을 섞어놓고 메주를 쓴다고 설치는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현시대 류행되는 문화론과 문화설에 힘을 입어서 범람하고있는 문화경관에 감탄하던 나머지 이렇게 말주둥이에 당나귀주둥이를 맞춘것같은 글제를 달고 횡설수설해보았으나 문화차원에서 조금 보아주기를 기대하는바이다.


                                     2006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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