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민족의 발원지로 알려진 흑룡강은 ꡐ어머니 강ꡑ이란 뜻으로 우리 민족의 젖줄이기도 하다. 흑룡강은 시베리아 남동부에서 발원해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따라 동쪽으로 흐르다 하바로프스크 부근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북태평양 오호츠크해로 흘러드는 길이 4350 킬로미터의 세계 8대 강이다. 205만2천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강 유역을 따라 여러 민족이 각기 다른 삶의 양식으로 생존해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모두 같은 젖줄을 빨고 자란 동일한 문화권으로 볼 수도 있다. 노동절 휴가 기간 중국 최북단 흑룡강성 막하현 막하향 북극촌으로 떠나 러시아와 맞닿아 흐르는 어머니 강을 찾았다. 고즈넉하게 흘러 평화롭기만 한 데 아직 녹지 않은 얼음덩어리들이 서로 부딪히며 이른 새벽을 깨운다. 여름철엔 북극광(오로라)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지만 날씨가 흐려 붉게 타는 저녁노을이나 건너 러시아 쪽에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새벽녘 막 떠오른 태양 빛이 검은 구름 사이를 뚫고 강물을 비추기 시작하자 강물은 그 색깔과 흐름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해뜨기 전 흰 얼음덩어리를 태운 채 검푸른 빛을 띠며 유장하게 흐르던 강물은 검은 구름 사이로 비치는 태양 빛에 맞장구쳐 짙은 물감으로 번지다 영롱한 빛을 발하며 하나가 되어 춤추며 호흡한다. 밤새 잠자던 강물이 아침 태양과 만나면서 깨어 용틀임을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변함 없이 활력 넘친 생명력을 과시한 강은 아래쪽으로 갈수록 마치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넓어져 주변 마을을 감싸돌며 오롯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어머니 강은 이렇게 살아 움직이며 품안의 생명체가 번성해 대를 이어갈 수 있게 뒷바라지하고 언제든 돌아오는 생명체의 영원한 안식처 구실을 해낸다. 마치 북태평양을 휘저으며 자라나 오호츠크해를 거쳐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를 받아주는 것처럼. 민족의 젖줄 어머니 강에서 우리 민족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끊임없는 번창과 발전을 위한 회귀의 필요성을 또한 느낀다. 세계는 더욱 빠르게 지구촌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민족도 어머니 강 유역인 동북아 지역에서 벗어나 세계 속으로 힘차게 뻗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안에서도 대도시로 연해지역으로 남방으로 나아가 서역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는 활력 넘친 생명력을 보여준다. 오늘 세계와 중국 속의 한겨레가 참으로 대견하다. 하지만 연어가 번식과 안식을 위해 회귀할 때는 태양의 움직임을 나침반 삼아 태어난 강의 냄새와 물맛을 기억해 돌아온다고 한다. 우리 민족도 그 생명력을 끊임없이 이어가기 위해서는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처럼 민족의 젖줄인 어머니 강의 냄새와 물맛을 잃어버려는 안된다. 어머니 강의 냄새와 물맛은 곧 스스로 민족의 태양으로 자리잡은 개개인이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말과 글이요, 전해 내려오는 풍습이요, 가꾸어 가는 문화일 터이다. iwbbac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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