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당신은 누구입니까. 단지 중국 동북 변방지역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중국국민을 구성하는 55개 소수민족의 일원이라고 말하겠습니까. 아니면 한민족이 20세기에 겪은 질곡의 역사가 만들어낸 이주 한민족의 설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면서도 모국으로부터 냉대 받고 있는 슬픈 족속이라고 말하겠습니까. 당신은 행여 눈앞의 현실만 바라보며 스스로 위축되어 이방인 아닌 이방인으로, 천덕꾸러기 아닌 천덕꾸러기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조선족 당신은 결코 이방인이 아닙니다. 물론 천덕꾸러기도 아닙니다. 눈을 들어 당신이 살아온 지난 세월을 돌아보세요. 당신은 한국과 중국 모두로부터 당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당신이 살아온 과정이 힘겨웠고 그래서 당장의 세상살이가 고단해도 낙담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이 살아온 세월이 굽이굽이 눈물로 얼룩졌을 지라도 그 과정은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또 중국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일제하에서 민족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이 그랬고, 해방 후 국공내전의 와중에서 중국에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는데 참여한 과정도 그랬습니다.
조선족 당신은 주어진 업보를 외면하지 않고 온 몸으로 부딪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지금의 고단함도 어쩌면 그러한 업보가 다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빌리면 조선족 당신은 여전히 이 세상에서 귀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이지요. 쓰일 데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 만큼 당신 스스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또한 현재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고통 너머의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로운 마음을 필요로 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따뜻한 마음이 당신의 삶에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조선족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고 싶습니까. 만약 ‘조선족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이 여전히 생경스럽게 느껴진다면 지금 당장 자신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져 보세요. 그리고 ‘나는 자랑스러운 조선족이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되풀이하십시오. 그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워야만 당신은 조선족의 이름으로 세상에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당신이 조선족으로 당당히 설 수 있을 때만 진정한 한민족의 일원으로 또 중국국민의 한 사람으로 거듭 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당신의 당당한 태도는 당신의 현재는 물론 미래를 보장하는 튼튼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선족 당신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세상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도 없으며 세상에 대해 당당해 질 수도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당신 스스로 당신을 사랑하며 귀하게 여길 때 당신은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당신 스스로 자신을 귀하게 생각하게 되면 저절로 다른 사람도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당신이 행복해야만 당신과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이 많아지면 세상은 그만큼 아름다워지게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당신은 행복해야만 합니다. 조선족 당신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함으로써 행복하고 귀한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조선족동포에게 고함>글싣는 순서
0. 칼럼 <조선족동포에게 고함> 연재를 시작하며 1. 조선족 당신은 누구입니까 2. 지혜로운 사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듦니다 3. 당신의 삶에 무엇을 보태겠습니까 4. 조선족 당신은 무엇으로 살아갑니까 5. 조선족 당신의 사랑은 어디에 있습니까 6. 조선족 당신은 무엇을 꿈꾸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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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2 ]
2 작성자 : 샤랄라
날자:2009-01-23 11:13:59
2003년인가 싶습니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시민권 획득 100주년 기념연회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제일 처음으로 미국 시민권을 가진 분의 딸 - 90여세 되는 할머님이 오셨는데...
그분이 하시는 말씀 -
아버지는 저한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훌륭한 미국인이 되어라, 하지만, 너의 뿌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 뒤는, 고향의 봄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관객들 모두 같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아직은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이 평균적으로 부유하지 못하여, 조선족 거주지인 연변이 발달하지 못하여 많은 사람들이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에 갑니다만... 자식을 위하여 자신의 인생을 바치는 이런 부모님들 키워낸 저희 세대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등 선진국가에서, 또 중국의 북경, 상해, 광주, 대련 그리고 기타등등의 도시에서 자기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또한 고생하신 부모님들한테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곽승지 님의 글에서 조선족을 가여워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단지 그런 측면으로만아니라, 다른 적극적인 측면도 반영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좋은 글 기대합니다.
1 작성자 : 최균선
날자:2008-08-02 16:38:28
곽승지님, 드믈게 보는 좋은 글을 잘 읽었습니다. 마디마디 가슴을 울립니다. 넓고 공정한 아량으로 하나의 민족을, 그러나 뿌리는 같이한 이 땅에 겨레를 너무도 명철하게 투시하고 있어서 감동을 주는 글입니다, 승지님같은 민족지성인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감동을 얹어봅니다. 더욱 많은 글들을 읽게 해주셨면 하고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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