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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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부강한 연변 만들기
2009년 03월 09일 15시 15분  조회:3962  추천:38  작성자: 곽승지
0. 부강한 연변 만들기

조선족동포들이 돈을 벌기 위해 가족과 생이별하며 외지로 나가는 것은 연변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연변은 남한의 절반 가까운 면적에 고작 2백17만5천명이 살고 있다. 자체 시장이 형성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주민이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개혁개방정책과 한국과의 수교로 상황은 달라졌다.

변화된 상황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연변을 떠나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그 결과 연변 전체의 경제수준은 크게 향상됐다. 변방에 위치하고 있어 개혁개방의 과실을 제대로 맛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노무송출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결과이다.

경제수준이 높아졌다고 하여 연변이 부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여러 가지 점에서 훨씬 더 취약해 지고 또 많은 문제가 새롭게 덧붙여졌다. 특히 조선족사회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거주인구의 감소 현상과 사회적 일탈, 빈부격차가 늘어남에 따른 양극화의 심화, 도시화에 따른 농촌의 피폐화 등등. 부분적으로는 연변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의 일반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연변과 조선족사회의 미래에는 치명적인 일들이다.

최근 중국당국은 연변을 포함한 동북지역의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연변지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당국의 의지에 따라 일정한 수준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이 조선족의 삶의 터전으로서 연변, 동북아시아공동체의 중심으로서 연변과 그 행위자로서 조선족사회의 위상에는 오히려 역기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즉 연변의 발전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형태의 발전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변의 미래는 조선족이 함께 할 때 의미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강한 연변을 만듦으로써 조선족동포들이 다시 찾는 연변이 되어야 한다. 한국사회가 그런 연변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부강한 연변을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이나 연해도시 등으로 나가지 않고 연변에서도 충분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기업인들이 연변에 많은 투자를 하여야 가능하나 당장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자본을 투자할만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선 한국기업의 연변진출을 장기적 관점에서 통일비용 차원에서 접근 하는 것이다. 남북한 및 중국 3자간 월경협력을 강화하여 연변을 미래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한국정부가 기업의 연변투자를 통일비용 차원에서 지원해 준다면 기업인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남북한과 중국이 3자간 월경협력을 강화할 경우 북한을 통한 해상수송로를 확보함으로써 연변의 기업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연변의 미래에 대한 중국의 기대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결코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5년에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향후 경제 집적지역이 동아시아의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중국정부의 개발의지 및 자원보유 현황, 한국 및 일본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동북3성지역이 새로운 경제 집적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조선일보, 2005.11.17)

또한 중국은 동북3성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이른바 동북진흥개발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상대적으로 크게 낙후된 이 지역을 개발하려는 중국당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외국의 참여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 한국정부는 중국의 동북지역 개발계획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을 위한 한중협력을 촉진시키는 한편 조선족사회의 거점으로서 연변을 부강하게 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연변지역의 넓은 농지를 활용한 새로운 농법을 이용하여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등 농업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이는 농산물 가격이 낮은 현실을 감안할 때 큰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장의 수입에 목말라있는 조선족동포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 대다수 조선족동포들이 이미 농사짓는데서 마음이 떠났다는 것도 문제이다.

그러나 농업의 미래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최근 바이오에너지 열풍으로 농산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변의 농업을 특화시키는 것은 또한 조선족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인 탈농촌화로 인한 집거지 해체를 방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연변을 비롯한 중국 동북3성의 조선족집거지에는 이제 농사짓는 조선족동포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외국으로, 연해도시로 나가 고향을 지키며 집거지에 남아있는 동포들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대체로 농사일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한족들이 대체하고 있다. 새로운 동북아시아시대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그동안 잘 지켜온 연변의 땅을 소홀히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남은 땅이라도 조선족들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농업을 활성화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여야 한다.  

셋째, 조선족동포들이 외부에서 벌어온 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보다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무송출로 매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지만 연변에 고용을 창출할만한 생산시설의 건설은 제한적이다. 외부에서 벌어오는 돈이 산업에 재투자되지 않고 소비향락산업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벌어들이는 돈을 모아 생산시설을 건설하는데 투자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조선족사회가 스스로 이런 역할을 할 역량은 없다. 한국사회가 이에 대한 구체적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

제6장 공존을 위한 미래전략 글 싣는 순서
1.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2. 전략적 접근
0.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
0. 똘레랑스와 불이사상: 사상적 패러다임의 전환
- 조선족 포용의 논리로서 똘레랑스
- 중국 설득의 논리로서 불이사상
0. 민족문화의 원형 복원: 조선족 끌어안기
- 한민족 민족문제의 이중성
- 민족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0. 미래공간 만들기: 중국과의 파트너십
- 미래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연변활용론과 중국의 기대이익
- 월경협력을 통한 공존 모색
3. 연변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대안
0. 건강한 조선족사회 만들기
0. 부강한 연변 만들기
0. 주요 성공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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