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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장의 각축전은 삼가해야
2013년 02월 12일 16시 06분  조회:3968  추천:0  작성자: 리명근
                         투우장의 각축전은 삼가해야

      개혁개방정세의 심화와 더불어 경쟁의 리념은 갈수록 우리의 생활과 떨어질수 없게 되였다. 따라서 최근 년간 우리 주변에서 제일 많이 거론되는 화제의 키워드(关键词)가 바로 “경쟁기제의 도입(引入竞争机制)”이 아닌가 싶다. 뿐만아니라 사회생활의 제 분야에서도 경쟁과 관련한 수많은 사항들이 자못 긴장하고 엄한 분위기에 휩싸여 진척되고있다. 례하면 “경쟁에 의한 임직”, “동업자간의 경쟁”, “경쟁도태기제”, “상업경쟁”, “입찰경쟁”, “생존경쟁”, “질적경쟁”, “부문내 경쟁”, “과학기술경쟁”, “인재경쟁”… 등등의 사항들이 살벌한 기운속에서 진행되고있는것은 아니라지만 경쟁자체가 확연한 배타성을 갖고있는만큼 항상 마음을 조이고 정신을 바짝 차리면서 삶을 이어야 할 사연들이 너무나도 많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중국의 근현대사를 자상히 살펴보면 경쟁은 기실 개혁개방의 산물이 아님을 어렵잖게 느낄수 있다. 근대의 계몽사상가로 명망이 높았던 엄복이 영국의 생물학자 헉슬리의《진화와 륜리》를 번역하여《천연론(天演论)》으로 옮긴후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사물은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택되여 적응하는자만이 살아남는다(物竞天择,适者生存)”는 대도리를 크게 깨닫게  되였다. 그러나 당시 중화민족위기의 만회를 위한 무술변법운동이 전국을 휩쓸자 조정의 대신들과 개량주의를 주장한 개화신사들사이에는 변법실시여부를 두고 시야비야 쟁론하지 않으면 변법의 주도권을 누가 쥐여야 하느냐는 문제를 가지고 티각태각 설전을 벌리다가 나중엔 서태후를 정점으로 하는 수구세력에 의해 정치적탄압의 비극이 벌어져 온나라가 아비규환의 수라장을 이루고말았다. 하지만 코앞까지 들어와 바야흐로 중국을 분할하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서방렬강 특히는 일본사람들과의 경쟁앞에서는 너무나도 무기력한 존재로 빛을 잃고말았다. 신해혁명이후에는 민국정부의 여러 파벌의 군벌들이 또 자기의 정치적지반을 세우기 위한 국내경쟁에서 무작정 진을 빼다보니 일본사람들이 힘을 들이지 않고 쳐들어올수 있었다. 민족위망의 고비에 그래도 국민당과 공산당의 합작으로 전국인민들을 하나로 묶어세우고 대외침입에 항격하면서부터 중화민족은 자기의 존엄을 내세울수 있었다. 이러고 보면 대외를 상대한 경쟁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할수 있지만 시도 때도 없는 내부적경쟁은 다 리로운것이라고는 할수 없다.
      경쟁과 관련한 리론은 다윈의《진화론》에서 왔다지만 사실《진화론》은 경쟁만 언급한것이 아니고 합작을 더 강조하기도 하였다. 크로포트킨이라는 로씨야인은《진화론》에 립각하여 펴낸《호조론(互助论)》이라는 책에서 진화의 과정은 합작의 과정이라고 명확히 천명한바 있다. 그는 “생물의 번식이 무성번식으로부터 유성번식으로 이행한것은 생물진화사에 있어서 일대 큰 변화라고 하지만 유성번식자체는 합작을 떠나서는 이루어질수 없다.”는 매우 간단한 생물현상으로써 자기의《호조론》리론체계를 세웠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슬로우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자기의 저서《동기와 인격》에서 다윈과 크로포트킨의 상기 리론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계통론》을 자상히 천명하기도 하였다.
      《계통론》은 “어떤 계통이든지 모두가 명확한 ‘계선’이 있는바 계통내부는 합작을 위주로, 계통외부는 경쟁을 위주로 하여 모든 일이 진행되여야 한다. 가령 계통내부에 유기적인 합작전일체가 이루어지 않고서는 대외경쟁을 운운할 가치도 없다.”고 인정하고있다.
       사실 우리 사회는 줄곧 내부적경쟁이 너무 많았기에 경쟁이 결여된 사회라고 할수 없다. 사회생활에서 서로 상대방을 무작정 적수로 생각하고 갖은 방법을 다하여 대방을 궁지에 밀어넣고있는 가슴아픈 일들을 가끔 우리 주변에서 목격할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사회를 대상하지도 않는 “경쟁에 의한 임직(竞争上岗)”의 겨룸은 흔히 눈에 달이 올라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투우장(斗牛场)의 무시무시한 각축전을 방불케 하고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모든 분야에서 수시로 진행하는 고과평가(考核评比)에서의 매개인들의 “적극적인 발언”도 상호간의 암투와 배척을 내세우는것은 인젠 공개된 비밀로 되고있으니 이와 같은 경쟁이 기업의 발전이나 문명사회구축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있는지 사고하지 않을수 없다. 웬간하면 나라적인 차원에서도 지난세기 90년대 초반에 벌써 “부정경쟁방지법”을 출범시키였겠는가. 
      경쟁은 한 유기체가 대외를 상대한 경쟁으로 되여야지 내부소모전으로 되여서는 안된다. 경제학의 견지에서 놓고보면 합작이 없을 경우 교역을 할수가 없고 사회학의 각도에서 타산해보면 합작이 없을 경우 단체가 이루어질수 없으며 정치학의 립장에서 따져보면 합작이 없을 경우 민주가 있을수 없고 관리학의 측면에서 헤아려보면 합작이 없을 경우 효률이 나올수가 없다.
       경쟁을 옳바른 위치에 놓으라는 뜻이지 결코 경쟁이 나쁘다거나 경쟁을 하지 말라는 권유가 아니다. 말하자면 합작을 선호한다고 해서 경쟁을 밀어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국내나 국외의 선전적인 기업의 운영경험을 더듬어보아도 동업종의 경쟁에서는 “촌토불양, 촌토필쟁(寸土不让,寸土必争)의 강한 이미지를 보여줄 때도 있다지만 기업내부에서는 합작분위기의 형성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내부의 시기와 질투, 암투로 하여 사분오렬의 상태에 처한 기업이라면 발전, 장대해질리가 만무하다.
       국외의 여당과 야당사이의 정치상의 경쟁이 매우 치렬하다는것은 세인들이 다 아는 일이다. 하지만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줄곧 안정을 담보하고 일치한 정치적주장을 유지하기에 진력하고있다. 그도 그럴것이 내부의 모순과 갈등이 뒤엉킨 정당은 정치분야에서 수많은 유권자들의 옹호와 지지를 받을수 없다. 그러나 외적이 코앞에 들이 닥치여 나라의 안전이 바야흐로 큰 위험을 겪는 경우라면 어제까지만 하여도 의회에서 여당을 두고 삿대질하면서 줄욕을 퍼붓던 야당이건만 오늘부터는 분노의 감정을 해시시 풀고 여당의 정책을 옹호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주위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어제까지 경쟁의 적수로 지목되였던 대상이라 하더라도 오늘은 손잡고 나가야 할 파트너로도 될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반드시 경쟁하여야 할 시공간에서는 조금도 주저없이 경쟁을 해야겠지만 합작하지 않으면 안될 시공간에서는 합작을 도모하여야 한다는 도리를 깊이 간직하여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제반 사업과 경영 및 관리 모식의 좌표로 굳어지도록 내세울 때가 왔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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