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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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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억대비밥 그리고 나라의 주인
2013년 11월 25일 11시 15분  조회:6712  추천:6  작성자: 넉두리





 
 
우리는 나라의 주인이란 말을 많이 해왔다. 누가 나라의 주인인가? 우리 모두 나라의 주인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나라의 주인자격을 가지고있는가? 적어도 회억대비밥을 먹던 그 시절에는 우리가 나라의 주인이 아니였다.
 
내가 소하교에 다니던 1960년대말과 1970년대초에는 매 학기마다 꼭꼭 회억대비밥(忆苦思甜饭)을 먹었던것으로 기억된다.
 
회억대비밥은 구사회(해방전)에서 고생스럽게 살았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지금의 새 중국에서 사는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행복할수록 쓰라린 과거를 잊지 말라는 뜻에서 먹는 음식이다. 그러니까 헐벗고 굶주리며 살았던 가난한 빈하중농들이 지난날에 먹었던 음식인것이다.
 
회억대비밥에 사용되는 재료는 그 지방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것으로 선택했다. 어떤 고장에서는 옥수수가루나 고무마가루를 빚어서 찐 워터우(窝头)를 먹었고 어떤 고장에서는 밀기울과 옥수수가루를 혼합하여 워터우를 만들어 먹었으며 어떤 고장에서는 남새(채소, 야채)잎, 토란꽃, 호박꽃, 무우잎이거나 산나물에 쌀겨를 넣어서 끓여 먹었다.
 
그런데 우리가 먹었던 회억대비밥은 조선족특색에 맞게 하느라고 그랬는지 콩비지에 시래기를 넣어서 국을 끓여 먹었던것으로 기억된다.
 
우리 반에서는 회억대비밥을 지을 때 우수한 학생의 학부형(학부모) 두셋을 청해서 짓게 했다. 원래는 맛이 없게 만들수록 지난날의 쓰라림을 회상하고 오늘의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효과가 좋다고 선전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부형들은 음식재료를 생생하고 좋은것으로 선택하고 양념도 살짝 넣어서 맛을 돋구었다.
 
해마다 회억대비밥을 먹기전에 먼저 빈하중농을 청해서 지난날을 회억하는 보고를 듣군 했다. 어느 한번은 보고자가 낯익은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의 이웃이며 이웃반에 다니는 종호의 아버지였던것이다. 종호의 아버지는 자신이 어떻게 해방전에 악패지주에게 압박받고 착취받았으며 어떻게 우마보다 못한 굶주린 생활을 했는가를 주먹을 부르쥐며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종호의 아버지가 피눈물 나는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를 끝마치자 반장이 먼저 구호를 부르고 우리가 따라 웨쳤다.
 
“계급의 쓰라림을 절대 잊지 말자!”
“피맺힌 원한을 기억하자!”
“지주, 부농, 반혁명분자, 나쁜 분자, 우파를 타도하자!”
 
회억대비밥은 맛이 없게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맛이 없는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이 칭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한공기씩 먹었고 두공기를 먹는 학생도 있었다. 그런데 한번은 한 아이가 다섯공기나 먹었다. 그 아이가 누구였던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튼 그것을 본 선생이 “동무들, 이 학생의 사상각오가 얼마나 높습니까? 우리 모두 이 학생을 따라 배웁시다”하고 말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하는 말이 가관이였다.
“회억대비밥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평소에 먹는 음식보다 더 낫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동생들이 많아서 그런 음식도 배불리 먹지 못합니다. 오늘 정말 생일을 쇤것 같습니다!”
 
그 바람에 학생들 사이에 참다못해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나더니 급기야 한바탕 와 하고 교실이 무너지는듯한 웃음보가 터졌다. 그러다가 선생이 엄숙한 표정으로 서있는것을 보고 웃을 일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는지 이내 웃음을 거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문화대혁명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아닐수 없었다. 그러나 그 시기에는 그런 일에 웃을수도 없고 웃어서도 안되였다. 그것은 엄중한 반동언론이였기때문이다. 구사회에서 헐벗고 굶주리던 빈하중농들이 먹던 회억대비밥이 사회주의 새 중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어린이들이 먹는 밥보다 더 맛있다니? 이게 어디 될법이나 할 소리인가? 맛이 있다고 해도 “정말 소태같이 쓴것이 죽을 맛입니다. 지난날에 빈하중농들이 이렇게 돼지뜨물보다 못한 음식을 먹었다니? 회억대비밥을 먹고나서야 나는 사회주의 새 중국에서 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였습니다. 행복할수록 이 행복을 마련해주신 공산당과 모주석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인민과 대만인민들은 지금 도탄속에 허덕이고있습니다. 세계 3분의 2나 되는 인민들이 도탄속에 허덕이고있는데 우리가 해방해주기를 기다리고있습니다”하고 말해야 한다.
 
실제로 회억대비밥을 먹은 감상문을 쓸 때 학생들이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그렇게 썼다. 또 그렇게 써야 통과될수 있었다.
 
그럼 회억대비밥을 집에서 먹던 밥보다 더 맛있다고 했던 그 학생은 어떻게 되였는가? 원래 이런 일은 반동분자라는 모자를 쓰고 비판을 받아야 했지만 학생이라고 그랬는지 선생이 눈감아주면서 학생들에게 그 일에 대해 함구하라고 부탁했다. 그것은 정말로 잘 한 일이였다.
 
옥수수궈테(玉米锅贴)마저 배불리 먹지 못했던 그 시기에 “우리 나라 좋은 나라 행복한 나라”를 불러야 했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량표(粮票)가 모자라 누런 옥수수떡을 먹고 부표(布票)가 부족하여 더덕더덕 기운옷을 입고 다니면서도 헐벗고 굶주린 대만이나 남조선(한국)어린이들을 걱정하던 우리가 얼마나 한심했던가?
 
나라가 대문을 닫아매고 백성들의 눈과 귀를 가려서는 안된다. 지금은 대문을 활짝 열어놓으니 얼마나 좋은가? 백성들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 인민을 나라의 주인이라고 했지만 나라의 주인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왔으니…그런 세월이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야 하다. 억울하게 모자를 쓰고 조리돌림을 당하고 옥살이를 한 사람들도 통탄할 일이지만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은 사람들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살아왔으니 그 세월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했지만 그 세월에는 나라의 주인이 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살아왔다.
나라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백성인가? 간부인가? 《중화인민공화국헌법》에는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명문으로 밝혀놓았다. 《중화인민공화국헌법》 제1조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은 로동계급이 령도하고 로농련맹을 기초로 하는 인민민주전정(专政)의 사회주의국가이다”고 명시했다. 인민민주전정의 함의는 국가는 인민에게 속하고 인민에 대해 민주를 실시하고 적에 대해 전정을 실시하며 인민의 리익을 수호하는것이다. 인민민주전정의 본질은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것이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나라의 주인은 인민이다. 그럼 인민이란 무엇인가:? 인민은 백성, 평민 즉 주요하게 로동대중을 주체로 하는 사회기본성원이다. 인민은 공민(국민)과 다른 개념이다. 인민은 사회발전에 추진작용을 하는 대다수인을 가르키고 공민은 한 나라에 소유되여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며 진보작용을 일으켰는가, 일으키지 않았는가의 여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인민은 집체개념으로서 대다수인의 집합체이기때문에 어떠한 개인도 인민이라고 칭할수 없다. 하지만 공민은 매 한 사람의 개인이 공민이라고 칭할수 있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이다!”
이것은 맞는 말이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인민이다!”
이것은 틀린 말이다. 마땅히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인민중의 한 사람이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인민은 정체를 대표하고 공민은 개체이기때문에 공민의식이 박약하면 인민의 명의로 공민의 개인권리를 박탈하는 작법이 개체는 정체에 복종하라는 가치관념하에 보편적으로 합리화될수 있다.
실례로 어느 한 간부가 “인민군중의 일은 모두 큰일이다”고 공개연설을 했다. 그래서 한 백성이 그 간부를 찾아가서 “당신이 인민군중의 일은 모두 큰일이라고 했는데 해결해달라”고 문제를 반영했다. 그런데 그를 접대한 간부는 “당신이 어떻게 인민군중을 대표할수 있습니까?”하고 대답했다. 그 말인즉 “군중의 일은 모두 큰일이지만 당신은 군중이 아니고 개인이기때문에 당신의 일은 작은일이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을 피면하고 나라의 주인된 권리를 당당하게 향수하려면, 회억대비밥이 지금 우리가 먹는 음식보다 더 맛있는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려면, 미국, 대만, 남조선(한국)이 우리보다 더 나은 생활을 했다는것을 모르고 살았던것과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려면, 우리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려면, 중국조선족이 소수민족정책의 헤택을 떳떳이 향수하려면, 우리 조선족사회가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마땅히, 꼭, 반드시
 
우리 중국조선족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서, 연변축구팀을 응원하듯 하나로 뭉쳐서 누구도 부정할수 없는 당당한 나라의 주인(인민)이 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고 함께 해당부문에 문제를 반영하여 해결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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