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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5월24일
바로 하루전
봉화마을 부엉이바위에서 아래를 보며
“사람들이 지나가는군…”하시고
사람들 곁을 영영 떠나려 하셨을 무렵
덕수궁 대한문앞
아직도 수천의 경찰들과 경찰버스에 둘러싸여 있고
삼엄한 경찰들은
겨우 사람이 마주 지날 만큼의 길을 틔여 놓고
10여명의 조문객이 두줄로, 한번에 두사람씩
분향하고 절을 올리고 있다
운동모자 쓰시고 미소 짓는
초모자 쓰시고 활짝 웃으시는
몇은 절을 올림에 긴 뜸을 드리더니
돌아서며 눈굽을 닦는다
하얀 꽃 한송이 올리고
절 세번을 올리매
가슴이 찡해 오고
생전 모습들이 떠 오른다
이번엔 20여명의 사람들이
두줄이 되어 있고
나는 조금이라도 더
그자리에 남고파 진다
(부언:
같은 날 밤 10시경
시민 조문행열은
경찰들을 피해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 극장까지
참으로 길게 늘어 섰다
한참을 보아도 줄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뒤에 사람들은
새날까지 기다려야 하리라
하지만 슬그머니 이탈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슬픈 내색을 짓지 않았다
분노하지도 않았다
원망도 없었다
경건한 표정들이었다
성숙한 시민들이었다
사랑스런 시민들이었다
더불어 살아갈줄 아는
생존의 각박함속에서도
인간의 도리를 하여가며
인간답게 살아가는
참다운 시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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