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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란강아 말하라]의 역사적 진실성
2009년 05월 16일 14시 18분  조회:1662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장편소설 <<해란강아 말하라>>(김학철)는 연변 연길현 해란구 버드나무골을 주요무대로 하여 연변인민들의 항일투쟁력사의 비장하고 거세찬 흐름중의 한물결, 즉 혁명의식이 싹트고 성숙되던 시기였던 1931년-1932년의 력사를 예술적으로 재현시킴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9.18>>사변, 추수투쟁, 춘황투쟁 및 항일무장투쟁의 력사를 돌이켜보게 한다. 소설은 이런 력사사변들을 통하여 혁명투쟁의 간고성, 장기성 및 필승의 진리를 밝히고있다.
력사적진실감은 이 작품의 흡인력을 짙게 한 가장 중요한 예술적특징이다. 작자는 생활감정에 필을 푹 묻혀가지고 력사적현실을 보다 미더웁게 예술적진실과 불가분리적으로 통일시키려 애쓰면서 형식적으로만 추구되고 정형된 도식과 정치적으로만 강요되고 굳어진 관념상의 지나친 리상화에서 벗어났기에 생활정취가 짙고 력사감과 진실감이 물씬하며 당시 생활에 동반되였던 흙냄새와 초연냄새가 사실주의적으로 짙게 풍긴다.
주지하다싶이 력사사건을 제재로 한 작품에서 력사적진실감은 무엇보다 먼저 그 작품의 운명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된다. 력사의 페지에 따라 고통은 고통으로, 웃음은 웃음으로 직시해야만 독자들의 력사적상상력을 촉발시켜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는것이다. 력사적현실을 외면한채 순수 관념상에서 추구되는 리상화는 벌써 허위로 되고만다.
그러나 예술의 진실은 생활을 그대로 복사하는데서 담보되는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려과시킨후의 <<현실생활>>로써만 긍정된다.
이것은 력사적현실과 예술적진실의 모순을 유기적인 통일로 전환시킴에 의거해야만 력사소설의 성공이 완성된다는것을 의미한다.
그럼 장편소설 <<해란강아 말하라>>에서 어떻게 력사적현실과 예술적진실을 유기적으로 통일시켰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 작품에서 진실성은 인물형상의 성격창조에 앞서 주제와 제재면에서 벌써 짙은 력사적진실감으로 밝게 체현되고있다.
주제면에서 보면 소설은 일련의 력사적사변들을 통하여 민주혁명투쟁의 간고성, 장기성 및 필승의 진리를 밝히고있으면서도 작자는 이런 주제의식을 이미 승리한 혁명력사에 대한 관념적리상화로써 표현한것이 아니라 작자의 기억속에 생생히 자리잡고있는 경험세계, 즉 민주혁명력사시기의 사회생활과 인민들의 피로써 얼룩진 투쟁을 력사의식의 현실적체험속에서 예술화하여 실감있게 보여주고있다.
다음 제재면에서 보면 소설은 연길현 해란구 버드나무골을 주요활무대로 하여 연변인민들의 항일투쟁력사중에서 혁명의식이 싹트고 무장투쟁의 첫 봉화가 타오르던 때인 1931년-1932년의 력사를 반영하고있다. 작자는 여기에서 지나친 랑만을 추구한것이 아니라 흘러간 력사를 제재로 한다는 특수성으로부터 출발하여 예술적진실과 력사적현실과의 내재적통일을 완성하기에 애썼다.
<<동만 전역이 그러하듯이 32년 늦은 봄에서 겨울에 걸치여 해란강일대의 농민들도 역시 암담한 검정구름의 그늘아래서 세월을 보내였다.>> 일제는 <<9.18>>사변후 저들의 식민지화음모와 파쑈적통치로 하여 야기된 여러 민족 인민들의 반일정서와 반항투쟁을 진압하기 위해 혈안이 되여 날뛰였다. 인민들의 애국의식과 반항투쟁은 반동의 선불맞은 고조기를 휘몰아온것이다. 일제는 저들의 식민지통치를 하루속히 실현하기 위하여 중국공산당의 손길이 아직 인민들속에 확고한 신심과 신념을 키워주기전에 그 싹을 베여버리려 시도하였다. 1932년 한해에만도 일제는 연변에서 4천여명의 무고한 군중을 학살하였다. 1932년 부터 1933년사이에 일제는 연길현 해란구에 대하여 선후로 94차의 <<토벌>>을 발동하고 천칠백여명의 혁명자와 백성들을 살해하여 피로 물든 <<해란강대참안>>을 빚어냈다. (<<조선족간사>> 100~101페지)
작자는 소설에서 이런 력사적현실의 어려움과 참혹성을 관념속에서 분해시켜 리상화로 염색해버린것이 아니라 력사적사변을 원형 그대로 예술적진실과 유기적으로 통일시키려고 애쓰면서 사건본질속에서 비장한 주제의식을 발굴해내고있다.
작자는 이런 비장한 주제의식을 제재다룸에서 선과 악, 정의적인것과 비정의적인것에 대한 작자 자신의 선명한 인민적태도로 체현시키고있을뿐만아니라 보다 개성화된 인물성격창조에 믿음을 주어 부동한 계급성, 부동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의 부동한 인식적대화를 통하여 그것을 힘있게 완성해나가고있다.
인물형상창조에서 작자는 우선 밝은 성격의 창조와 그들의 건전한 정서적발전에 예술적공간을 넓게 주고있는바 이런 밝은 넋들의 힘찬 움직임은 작품에서 재현된 비극적인 력사사건으로 하여금 주제를 위한 로파심에 찬 과잉해석이 없이도 비극속에 새로운 전환요소를 다분히 내함하도록 함으로써 전반 작품의 정서적흐름을 비애적으로가 아니라 비장하고 전투적인 분위기로 차넘치게 하고있다. 또한 바로 이런 인물형상군들의 적극적인 투쟁자세와 질적으로 밝은 삶의 추구로 하여 비록 소설이 사건적비극으로 막을 내리우고있지만 그러나 독자들이 가슴뿌듯이 체험하게 되는것은 전혀 혁명에 대한 실패의식이나 정서적어두움인것이 아니라 승리에 대한 아름다운 믿음과 희망이며 주인공들에 대한 동정과 사랑이다. 이것은 작품의 력사적진실감이 작품의 주제의식과 주인공의식과 독자의식을 미학적인 정서흐름에서 맞물림을 이루어주었기때문이다.
소설에서 림장검의 형상은 비교적 성공적이다. 소설은 그의 성격발전에 알맞는 무대를 꾸며주고 력사적현실의 진감속에서 그의 개성적기질에 맞게 량적성장에 따르는 질적변화를 실감짙게 밝혀주고있다. 인간의 사랑을 일찍 잃은 고통우에 강한 반항의식을 키워온 그는 불같은 성격을 가진 강한 의지형의 인간이다. 무슨 일이나 마음적으로 긍정되여진 일이면 자기의 능력을 의심하거나 가능성을 꼬물꼬물 계산함이 없이 맹호같은 폭발력으로 후닥닥 해치우고만다. 그만큼 성공에 믿음이 깊고 실패에 교훈이 크다. 때문에 매 한가지의 체험적사건에서 그의 의식은 폭발적이고 비약적인 전변을 가져온다. 그러나 아직 혁명에 대해 실천적으로 깊이 체험하지 못하고 특히 관념적사유에까진 성숙되지 못했을 때 그의 의식의 전변은 언제나 리성적이고 관념적인것이 아니라 그의 약삭빠르고 총명한 본성적성격에 토대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감성적이고 감각적인것이였다. 때문에 반항의식이 달구지사건으로 폭발점에 이르러 박승화네 집을 뛰쳐나온 그는 <<나두 사람이다>>라는 심리적반응에 흥분되고 인간가치에 대한 순박한 자각의식에 삶의 자세를 바꾸면서도 박승화와의 갈등을 다만 개인적인 모순으로만 여기고 이를 계급적의식의 이질성에서 초래되는 본질적인 대립으로는 자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갓 혁명에 몸잠그었을 때도 각성된 의식의 자각적인 분투보다는 의연히 자기의 신변생활에 대한 강렬한 불만정서에 사로잡혀 자각적인 의식의 락관이 아니라 맹목적이고 자발적인 본성적성격의 락관에 퍽 흥분되여있다.
혁명자들과의 접촉, 혁명에 대한 실천적체험, 일제의 <<간섭>>으로 인한 신변생활의 공간적확대, 박승화의 로골적인 반공활동, 이런것들로 하여 장검이의 환상적인 꿈은 산산히 부서지며 눈앞에서 펄럭이던 붉은기폭도 훨씬 멀어졌다. 그러나 그것은 혁명에 대한 환멸의식이 아니라 혁명의 간고성과 장기성에 대한 동통이 심한 자각증상이였으며 보다 리지적인 의식의 눈트임과 함께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하면서 내면에 아프게, 그러나 미더웁게 흘러가는 심리적반응이였다. 이와같은 의식의 질적전환에 대한 내적모습의 조명은 후에 장검이가 혁명투쟁속에서 나타낸 강한 의지형의 행위에 성격발전의 론리적합리성을 안받침해준다. 또 이와 같은 불밝은 성격발전으로 하여 장검이의 죽음은 혁명의 실패감과 정서적어두움을 비껴주는것이 아니라 그가 자각한바의 혁명의 간고성 장기성을 가슴저리게 실감적으로 보여주는것이다.
이밖에 버드나무골 농협의 지부책임자 한영수, 농협위원 왕남산, 대소사불문하고 언제나 적극적인 참여의식으로 할말은 허리부러지게 하고 투쟁에서 대중일반속에 코기러기처럼 앞장서는 박화춘, 사랑을 토대로 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무조건적인 방조와 지지로부터 점차 혁명의 도리에 대해 소박하고도 생활적인 리해를 가져오면서 개인적인 목적추구를 계급의 근원적인 목적추구와 련결시키는 허련하, 영리하고 오돌찬 한영옥, 총명하고 지혜롭고 용감한 삐오넬 성길이 등의 인물형상들을 통해 의식의 이질감, 성격의 다양성으로 저마끔의 뚜렷한 개성과 심리적반응차이 및 그에 따르는 행동적반응차이를 보이면서 또 계급의 동질성속에서 밝은 투쟁세력의 복합적형상을 창조함으로써 작품의 주체의식을 예술적으로 감각되게 하고있다.
혁명투쟁의 간고성, 장기성은 또 대상적의미에서 원쑤의 교활성, 잔인성과 강대성을 동반한다. 만약 이를 부정한다면 그것은 벌써 혁명의 간고성, 장기성을 부정하는것이며 선렬들의 피어린 투쟁을 부정하는것이다. 왜냐하면 대상적의미에서 어느 한쪽을 과장할 때 모름지기 다른 한쪽도 과장되고말기때문이다. 이것으로써 작품에서 부정인물형상의 진실성은 긍정인물형상의 진실성과 상호경쟁적작용으로 거의 대등한 예술적가치를 나타낸다는 설명을 대체할수 있을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박승화의 형상이 퍽 성공적이다. 버드나무골의 툰장인 그는 천성적인 음험한 교활성과 유산자의 극단적인 리기주의가 골수 가득 흐르는자이다. 리기주의는 그의 인생관, 세계관이였고 교활성은 그의 생존수단이였다. 나라를 버릴지언정 내것을 잃을순 없다는 이런 인생목적은 그의 교활성에 어떤 수단으로든지 내게 유리하게만 되면 된다는 지시등을 켜주어 가장 지독한 음험성과 잔인성까지를 서슴치 않고 받아들이게 한다. 그러나 교활한마큼 기후에 민감한 그는 환경의 변화에 자기를 곧잘 적응되게 할수 있었다. 소작농들이 자기를 응당한 주인으로 바라보고 아직 새로운 의식과는 낯설어할 때 그는 자기를 선량한 구세주로 분장하고 너그러운 인품과 위엄있는 권력으로 그들을 얽어매고 등쳐 간빼먹는 수단으로 그들을 착취하면서도 극력 자기의 삶의 질에 도금칠을 하였다. 그러다가 소작농들의 불만의식이 쌓여 나중엔 반항의식을 두드려 깨우고 그에게 점점 깊은 적의를 품게 되자 그의 교활성은 위선적인데로부터 음험한데로 탈바꿈을 하고 마침내는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진폭이 큰 력사적사변의 강렬한 진감속에서 보다 음흉하고 잔인한것으로 로골화된다. 이처럼 그의 성격은 객관적충격앞에서 그 자신의 성격적특성에 맞게 주관적선택을 하면서 성숙된다.
이밖에 술과 녀색, 금전과 명예에 오금을 꺾어 빈고농출신을 배반하고 박승화의 충실한 졸개로 충당되여 악한짓을 락으로 삼는 승냥이마냥 잔인한 최원갑, 개를 추겨 사람을 물어뜯게 하고 독약을 풀어 혁명자의 일가를 몰살한 대지주 호가, 계림촌의 부농 리범도, 리범식형제 등의 형상들도 그 각자의 개성적특징을 나탄내면서 반동의 잔인성, 극악성을 여실히 드러내고있다.
이처럼 잔인하고 교활한 적들을 대상으로 한 혁명투쟁이였기에 막대한 피의 대가를 내지 않을수 없었고 많은 력사의 페지를 번지지 않을수 없었던것이다.
<<해란강아 말하라>>는 이와같이 력사적현실과 예술적진실의 통일속에서 긍정인물의 밝은 성격 및 정서적발전과 부정인물의 잔인하고 교활한 성격 및 정서적발전의 불꽃튀는 겨룸을 통하여 혁명투쟁의 간고성, 장기성과 필승의 진리를 실감적으로 밝혀주고있다.
끝으로 의식의 대립적전환을 가져온 김달삼이의 형상과 의식의 질적전변을 보여주지 않은 정적인물인 류인호의 형상도 주제의식을 밝힘에 적극 참여하면서 그 성격들의 력사적진실감으로써 전반 작품의 진실성을 한몫 담당하고있다는것을 홀시할수 없다.
달삼이는 워낙 버드나무골의 농협선전간사이며 사립학교 교장이였다. 비록 한영수의 영향으로 혁명에 몸담은터이지만 그의 마음 구석구석에는 소지식인의 연약성과 배부른자의 리기심이 장난치고있었다. 이것들은 가볍게나마 받아들인 혁명의식과 상호경쟁적인 힘이 되여 수시로 의식의 심리적맞겨룸을 일으켰다. 그것의 힘의 크기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오르내리였다. 아직 반동의 세력이 그닥 강하지 못할 때 그의 혁명의식은 그래도 미약하게나마 그의 행위를 지배할수 있었다. 그러나 반동의 세력이 사나와지고 자기의 생명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되자 그의 마음은 대뜸 추워났고 내몸을 위하여야 겠다는 일념이 일체를 좌우지하였다. 하여 박승화의 위협공갈과 유혹앞에서 끝내 공허한 삶의 의식에 몸부림치면서 표면적으로나마 유지해오던 옳은 가치균형을 깨여뜨리고 부정적힘에 절대적행위권을 주고만다. 마침내 그는 변절자로 되여 유격대행동계획을 밀고하며 자기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련락원을 살해한다. 그러나 그의 광열적인 삶의 욕망은 적의 류탄에 맞아 끊어지고만다.
소설에서 달삼이의 형상은 폭넓은 심리갈등을 통해 연약성과 리기심의 자극적인 발전을 심리본질에 맞게 펴보임으로써 비교적 완정한 성격을 완성하고있다. 소설은 이와같은 달삼이의 형상을 통해 배반행위가 혁명에 얼마나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주는가를 보여주면서 다른 한 각도에서 혁명투쟁의 간고성과 장기성을 밝히고있다.
류인호의 형상은 또 다른 한 각도에서 주제의식을 실감케 한다. 소설에서 성격과 의식의 질적전환을 꼬물만치도 가져오지 못한 정적인물로 묘사된 그는 보수적이고 리기적이며 노예근성이 짙은 인간이다. 그는 대중투쟁에서 언제나 현실도피적립장을 취하고 습관된 소작농생활에 오히려 믿음을 주면서 설익은 인생을 그대로 살아가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심리본질의 부패가 아니라 굳은 의식과 새로운 의식의 모순에서 초래된 락후였다. 사실 훨씬 수량 많은 군중일반은 몇마디 선동이나 행위를 통해 비약적으로 의식의 관념적전변을 가져올수 있는것은 아니다. 그들은 순결한 가치에 동화하려는 적극적자세를 갖추고있으면서도 문화의 제한성과 관습을 굳게 지키는 맹목적인 삶의 신조가 가장 돌출한 원인이 되여 자기의 생활과 의식에 새롭게 뛰여드는 모든것에 대해 경계하면서 청각만을 믿고 쉽게 새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처럼 두 의식이 서로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한테 퍽 효과적인 자극은 감각되는 객관적충격이다. 그러나 이런 객관적충격도 그들로 하여금 새것의 신선함을 실감케하는것일 때라야만 그것을 자기의 삶의 질적추구로 긍정하게 되는것이고 그렇지 않고 객관적충격이 그들로 하여금 새것의 가능성에 어려움이나 묘연한감을 느끼게 할 때 그들은 곧 주저하고 동요하며 그것에 한사코 몸잠그려하지 않는다. 소설은 류인호의 형상을 통하여 이런 대중적심리를 반영하면서 그들의 의식을 각성시켜 투쟁세력을 키우는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려운것인가를 밝히고있다.
총적으로 소설 <<해란강아 말하라>>는 주제, 제재 및 인물형상에서 력사적현실에 퍽 접근하면서 짙은 력사감과 진실감으로 흡인력을 높이고있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결함도 없지 않다. 특히 이 글에서 론의된 력사적현실과 예술적진실의 유기적통일을 완성하는 문제에도 뚜렷한 흠집이 웅크리고앉아 작품의 예술성에 손색을 끼치고있는것이 퍽 아쉽다. 작자는 이야기엮음에 지나치게 열중한탓이였던지 성격창조에서 인물형상에 예술적의복을 못다 입힌채로 막을 내리우고말았다. 말하자면 사건발전과 결과에 따르는 인물성격발전의 내재적완정성이 완성되지 못하였다. 소설에서 비교적 성공된 형상이라 할만한 장검이의 형상마저 정신적인 성숙보다는 행동의 용감한 반복을 굵게 보이면서 성격발전의 근원적탐색은 고작 겉을 더듬었을따름이다. 그리고 추수투쟁, 춘황투쟁에 궐기한 버드나무골사람들을 보면 마치 외부적충격력, 이를테면 <<9.18>>사변과 다른마을 사람들의 투쟁에 감염되여 순전히 자발적인 반항에 떨쳐나선듯한 인상을 준다. 이것은 한영수를 비롯한 혁명자들과 열성자들이 농민들과 직접적으로 살바투 접촉하지 못하고있기때문이다. 다같은 소작농이란 이 점에서만도 그들은 생활에서 어차피 만나지 않을수 없을텐데 혁명자들은 혁명자들끼리만 생활하고 활동하기에 군중을 상대로 격세감이 없지 않다. 야학만 보더라도 황아장수의 입을 통해 버드나무골학교가 공산당에 장악되여 있다고 밝혀지었음에도 <<겨울>>이란 옹근 한장을 통해 대중의식을 각성시키는 활약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있다.
이런것들은 작자가 력사적현실과 예술적진실의 유기적통일을 완성하려고 애썼지만서도 끝내 채 완성하지 못하고 예술적종합처리에서 남긴 흠집이라고 보아진다. 그러나 소설은 어쨌든 력사적현실에 대한 사실주의적태도와 개성짙은 인물형상군의 창조로 하여 예술의 천평을 무게있게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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