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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적당히 포장할줄 알라
2009년 05월 16일 19시 28분  조회:1769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자고로 용병술은 꾀를 앞세운다. 고명한 군사는 가짜로 진짜를 포장하고 가짜인 듯 하나 진짜이고 진짜인 듯 하나 가짜인 속에 적의 시선을 어지럽히고 판단을 혼란시킨다.
경영도 결국은 전쟁과 같다. 어떤 일을 성사하려면 단순 사유나 그 일 자체에만 심혈을 몰 붓는다고 해서 꼭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접수 자 내지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하고 그들의 흥미취향이나 관심사항을 손금보듯 장악해야 한다. 그런 흥미취향이나 관심사항을 다시 시장정보로 분석하여 상품전략과 시장전술을 결정하여야 한다.
1989년, 중국은 뉴질랜드한테 패배하고 다시 한번 에스파냐에서 주최하게 된 월드컵 진출의 길이 끊어지고 말았다. 온 나라가 흥분 속에서 축구가 화제로 되었다. 국가의 한 지도자는 <<축구는 어린이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정보를 장악한 계사장은 선손을 써서 국가 체육운동위원회의 비준을 받고 어린이들을 대상하는 표준 <<배배뽈>>을 시제생산 했다. 그는 상해, 북경 등지의 어린이들한테 <<배배뽈>> 3만개를 무료로 보내주었다. 이어서 상해의 어느 한 회사와 손잡고 연합으로 <<진흥아동축구진흥회>>를 결성하고 5차에 걸쳐 전국 성을 띤 <<배배컵축구시합>>을 조직하였다. 그리고 또 스포츠신문<<축구천지>>와 함께 <<어린이축구>> 논문 상을 설립하였다.
계사장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축구를 선호하는 심리를 시장정보로 하고 <<축구는 어린이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국가 지도자의 호소를 아이디로 잡았다. 그리고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배배뽈>>에 크게 문장을 지어 공업, 스포츠, 교육, 언론에 거쳐 성세 높은 상업환경을 마련하였다.
자기를 적당히 포장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상이 있고 목표가 확실해야 함을 뜻한다. 실속이 없고 포장이 지나치게 과장되면 도리어 역효과를 일으키거나 사기행위로 되고 만다. 일언이 중천금이라고 언약한 것이면 지켜야 하고 지킬 수 없는 것이면 언약하지 말아야 한다. 상품광고에서 생산품의 허점을 생략하고 독특한 효과를 대서특필할 수 있으나 무중생유(无中生有)로 허위날조하면 소비자들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지어는 상업사기행위로 확인되면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는 화를 자초하게 된다.
생활일상에서도 자기를 적당히 포장할 줄 알아야 한다. 너무 직설적이고 사사건건 시비를 가르려 하거나 진실만 주장하다간 도리어 문화가 없고 아둔하고 경박하다고 비난받을 수 있다. 문화인이라면 어느 정도 위선적인 포장이 필요하다. 제사 집에 가서 슬퍼하고 잔치 집에 가서 기뻐하는 것도 문화인의 인생예술이다. 식탁에 마주 앉아 측간 얘기를 하면 미개인 취급을 받을 것이고 알몸으로 길거리에 나서면 원시인이나 미친놈으로 손가락질 받을 것이다. 때와 장소에 맞게 자기를 적당히 포장하면 이쪽 저쪽에서 밀고 당겨도 영원히 넘어지지 않는 오뚜기처럼 대인관계에서 자기를 불패의 위치에 설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궤변은 외면해야 한다. 궤변은 어떤 이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의 내용이나 이치는 전혀 무시하고 형식적인 논리 위에서 거짓을 함부로 꾸며 무작정 적수를 곤경에 빠뜨리거나 희롱하려는 사악한 변론이다.
학생이 선생한테 궤변이란 무엇인가고 묻자 선생은 한참 생각하더니 이런 말을 했다.
<<두 사람이 우리 집에 유숙했는데 한 사람은 아주 깨끗하고 다른 한 사람은 아주 더러웠어. 내가 그들보고 몸을 씻으라고 했지. 너의 생각에는 누가 씻었겠니?>>
<<그거야 물론 몸이 더러운 사람이 씻었겠죠.>>
학생은 당연하다는 태도로 대답했다.
<<아니야. 깨끗한 사람이 씻었어. 그는 몸을 깨끗이 거두는 습관을 양성했지만 더러운 사람은 그런 습관이 없기에 더러운 거지.>>
선생은 학생더러 다시 대답해 보라고 했다.
<<깨끗한 사람이 씻었어요.>>
학생이 대답했다. 그런데 선생은 또 학생의 대답을 부정했다.
<<아니야. 더러운 사람이야. 그 사람은 몸이 더러워 씻어야 했으니깐.>>
그리고는 다시 학생의 대답을 기다렸다.
<<더러운 사람이 씻었어요.>>
학생은 처음의 대답을 중복했다.
<<틀렸어. 두 사람이 다 씻었지. 깨끗한 사람은 자주 몸을 씻는 습관이 있기에 씻은 거고 더러운 사람은 몸이 더러워 씻어야 했지. 어때, 도대체 누가 씻었겠어?>>
<<그럼 두 사람이 다 씻었겠죠.>>
학생은 신심 없는 태도로 그냥 대답해버렸다.
<<틀렸어. 두 사람 다 씻지 않았지. 더러운 사람은 몸을 씻는 습관이 없고 깨끗한 사람은 씻을 필요가 없었어.>>
<<일리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가요? 매 번의 결과가 다르지만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요.>>
그러자 선생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게 바로 궤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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