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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의 말을 인용하여 적을 이겨라
2009년 05월 16일 19시 30분  조회:1884  추천:0  작성자: 방룡남

설전은 지혜의 대결이다. 싸움을 걸어오는 쪽은 흔히 이쪽의 어떤 치명적인 허점을 노리고 풍자와 유머로 그의 인격이나 재간을 헐뜯는다. 이때 만약 그냥 성을 내거나 물러선다면 바로 상대방의 올가미에 걸려 지고 마는 것이다. 상대방의 풍자와 유머를 지혜롭게 받아 넘겨 다시 그 풍자와 유머를 이용하여 상대방의 허점을 꼬집는다면 도리어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제나라의 재상 안자가 국사로 초나라를 방문하게 되었다. 초령왕(楚灵王)은 여러 대신들을 불러놓고 안자를 골려줄 계책을 꾸몄다. 안자의 체면을 깎는 것이 제나라의 체면을 깎는 것이었다.
<<안자는 키가 작고 몸도 왜소한데 제나라에서 명성은 높더라. 지금 제후 중에 우리 초국이 제일 강대 하노라. 짐이 그를 희롱하여 우리 초국의 위풍을 보여주려 하거늘 그대들은 무슨 묘책이 없는고?>>
대신들은 신이 나서 안자를 골려줄 계책을 짰다.
그리하여 초나라에서는 그 날 밤으로 성곽의 동쪽 문 옆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는 초령왕이 파수를 보는 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제나라의 사신이 오거들랑 성문을 굳게 닫고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게 하라.>>
이튿날, 안자가 남루한 옷을 걸치고 삐껏 거리는 낡은 차에 앉아 동쪽 문밖에 와서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파수를 서던 군사가 보니 제나라의 사신인지라 곧 문 옆에 난 작은 구멍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난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시구려. 왜소한 몸으로는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으니 성문을 열 것까진 없소이다.>>
그 말에 안자가 성을 낼 대신 태연하게 대답했다.
<<저건 개구멍이지 사람이 나드는 문이 아니다. 구국(개나라-狗国)에 출사(出使)했을 땐 개구멍으로 들어가지만 인국(사람나라-人国)에 출사했을 땐 인문으로 들어가야 함이 당연 하노라.>>
그 말에 초령왕은 급히 사람을 시켜 동쪽 문을 열고 안자를 맞아들이게 하였다.
안자는 작은 구멍을 개구멍에 비유함으로써 만약 초령왕이 기어이 그더러 작은 구멍으로 입성하게 한다면 초나라가 바로 개 나라임을 암시했던 것이다.
안자는 왕궁으로 안내되었다. 키 작은 안자가 초라한 모습으로 키가 껑충 큰 호위대 가운데를 지나 어전에 나가 예를 오렸다. 보좌에 높직이 앉은 초령왕은 멸시의 눈길로 안자를 내려다보면서 짐짓 놀라운 소리로 물었다.
<<그대의 제나라에는 달리 파견할 사람이 없던가?>>
그러나 안자는 얼굴색 하나 변함이 없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웬 말씀이나이까. 제나라에 사람이야 많지요. 장안거리에는 사람들이 홍수처럼 몰려들어 어깨에 어깨를 스치고 발끝에 발끝이 부딪치나이다. 그런데 사신을 파견하는데 하나의 규정이 있나이다. 잘 생기고 재간 있는 사람은 강대하고 정의가 있는 나라로 출사하고 누추하고 무능한 사람은 약소하고 미개한 나라에 출사한다는 것이옵니다. 소인이 제일 못나고 무능한지라 귀국에 파견되었나이다.>>
초령왕은 그 말에 모욕을 느꼈으나 워낙 자기가 안자를 희롱하려다가 당한지라 성을 낼 수도 없었다.
안자는 자기의 왜소함과 무능함을 초나라의 형상에 비유함으로써 초령왕의 풍자를 반격했던 것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강대한 실력을 믿고 풍자와 조소로 인격을 위협하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할 때 지혜롭게 상대방을 풍자와 조소의 대상이 되게 하므로 주동을 장악하는 것은 어떤 역경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는 오뚜기모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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