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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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中伏)ABC
2019년 08월 05일 10시 56분  조회:3847  추천:0  작성자: 한영철
 중복(中伏)ABC
 
     요지음이 중복기간이다. 올해 중복은 7월22일에 시작하여 8월10일에 결속되는데 도합 20일이다. 해마다 중복이 들어 서는 시간은 조금씩 다르다. 한해 여름가운데 삼복철이 가장 덥고 삼복가운데 중복이 또 제일 무덥다.
 
      요지음 해학적인 영상물들이 위챗에서 많이 나도는데 중복이라고 콩크리트 바닥 위로 걷는 닭마저 발이 뜨겁다고   폴짝폴짝  뛰여 다닌다. 진짜로 웃긴다. 뜨거워서 그렇게 걷는지 아니면 원래 걸음새가 그런지는 알수 없다. 겨울에 강뚝에 나가 보면 어떤사람들은 애완견에 신발을 맞춰 신기고 다닌다. 원래 동물은 신발이 필요 없는데 거기에 적응하고 나면 동물의 많은 본성을 잃게 될것이다. 이대로 라면 여름에는 애완견에게 산다라던지 장화를 신게해야 할 것이다.

 
    금년 중복은 지난해에 비하여 그리 더운 편이 아니다. 지난해는 어찌나 더운지 밖에 나 가기가 싫어 졌다. 에어콘도 불이 나게 팔리였는데 물건은 구입하였으나 안장하지 못하여 줄을 서 기다리려야 했다. 안장공인이 부족하여 장춘에서 사람을 급파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람이란 항상 그렇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가도 일에 부디치면 죽을둥 살둥 뛰여 다닌다. 소위 위기 의식이(居安思危,未雨绸缪)부족하다.
 
    문명고국인 우리 나라는 계절에 관한 속담이 많다. 농촌에는 "중복에 무우 말복에 채 립추전후 큰배추"(中伏萝卜末伏菜,立秋前后大白菜) 라는 말이 있다. 계절에 맞추어 씨를 넣어야 건실하고 벌레가 먹지 않는다. 좋은 채소를 얻으려면 계절을 잘 맞춰야 한다. 어제는 마반산에 가서 무우 심으려고 감자밭을 정리하였다.

 
     올해 우리집 감자농사는 쑬쑬한 편이다. 반면에 가지 농사가 잘 되였다. 오늘은 형님이 내려 가서 무우씨를 넣겠다고 하였다.  형님내외분은 시간만 나면 내려와 이것 저것 거두어 준다. 참 고마운 일이다. 지난해에는 무우 속가낸것을 별도로 말리였는데 국을 끓이니 아주 시원하였다.
 
    요지음 중복이라고 슈퍼에 가면 더위를 몰아내는 음식이라든지 음료들이 대대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별라별 상품이 다 개발되여 나왔다. 우리 고모님의 말씀을 빈다면 "고양이 뿔 빼고는 다있다". 그런 상품들이 더위를 식히는 효력이 어느정도 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선조들이 하여 왔던  전통 방식이 더욱 유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열치열"(以热治热)이라고 개탕이라던지 소고기매운탕 밭죽등이 유효적이다. 삼복기간 뜨거운 개탕에 개장즙을 듬뿍 떠넣고  조이밥을 말아서 한두그릇 비워 보시라. 처음에는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다가 나중에는 온몸에서 땀이 배여 나온다. 조상들 말씀에 삼복철개탕은 몸보신에도 좋다고 하였다. 더울수록 문을 닫고 개탕을 마셔야 제격이다. 남성들은 개고기에 소주도 몇잔하고 나면 거뜬하기로 더 말할나위가 없다.

 
      어떤분들은 삼복기간에 삼계탕를 즐겨 드신다. 지난해 중복에 단위친구들 같이 삼계탕 먹으려 갔는데 집집이 만원이다. 5~6집을 돌다가 결국은 냉면집으로 바꾸었다. 요지음 생활질의 향상과 더불어 사람들은 자기몸에 더욱 신경 쓴다. 상가들은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리용하여 홍보전에 나선다. 요지음은 무슨 절기인데 뭘 먹어야 한다.  이런식의 홍보에 사람들은 잘 넘어 간다. 아무래도  먹어야 되는 판에 좋다는대로 해서 나쁠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며칠 후면 립추다. 립추에는 가지를 먹는 다던지 수박을 먹는 습관이 있다. 북경에서는 립추에 살을 찌게하기 위하여 고기를 먹는 습관이 있는데 이것을 이루어 "고기를 붙인다"(贴膘)라고 한다. 하여 장마당의 고기매대에는 고객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선다고 한다. 장사군은 고기 팔아 좋고 시민들은 먹을 것을 먹어 좋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이런 풍습은 생활이 곤난하던 시절에 과동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였나는 생각이 든다. 몸에 고기를 붙혀야 추운 동삼을 지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지음은 덥기만  하면 에어콘을 틀어 놓는데 취할바가 못된다. 몸안의 열이 방출되여야 하는데 차거운 공기로 땀구멍을 틀어 막아 놓았으니 평형을 이룰수 없다. 음식점에 가면 모두들 차거운 맥주를 즐겨 마신다. 처음 한두잔 정도는 입맛때문에 찬맥주가 시원하고 맛이 있지만 많이 마셔야 하는 장소에서는 취할바가 아니다. 상온의 맥주는 위에 주는 부담이 적다.  
 
      여느 보도에 나왔는데 웬분이 더위를 식힌다고 차거운 광천수를 꿀컥꿀컥 마시였는데 심장이 자극 받아 돌아 갔다고 한다. 비록 극히 희소한 일이지만 어느정도 주의해야할 바이다. 우리도 한족들한테서 좋은 습관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그사람들은 찬물을 마시지 않고 더운 차물을  마신다. 찬물은 금물이다. 남방에 가보면 노인들이 년세가 있어도 허리가 꼿꼿하고 얼굴색이 좋다. 건강하게 살려면 좋은 습관을 가지는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은 룡정 영성에 있는 친구집으로  놀려 갔다. 친구는 3월말에 한국에서 들어 왔는데 내가 일이 많다 보니 자주 만나지 못했다. 두주일전에 영성모임에서 만난뒤로는  전화만 통했을 뿐이다. 아침에 약속한 시간과 지점에 도착하니 친구부부가 이미 나와 있었다. 한국생활에 익숙한분들은 시간관념이 강하다.
  
      정심에는 삼합에서 사왔다는 토닭을 삶았다. 닭과 햇감자을 넣고 끓인국은 진짜 감칠맛이다. 토닭의 고유한 단맛과 쫄깃쫄깃한 입맛은 양계장 닭과는 차원이 틀린다. 닭국에 삶기여진 감자 또한 별맛이다. 오늘과 같은 중복철에 친구와 만나 바람이 잘 드는 정자에 앉아 맛있는 음식도 나누고 이야기 하는 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풋옥수수를 먹을 수 있다. 어제 마반산에서 몇이삭 따왔는데 아직 좀 이르다. 왜지는 제철이다. 친구의 왜지 나무에는 붉게 익는 왜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먹기 보다도 자리우는 재미가 더욱 좋다. 봄이면 꽃이 피고 한여름이면 익어가는 왜지를 보면서 촌에서 사는 정취를 느끼여 본다.
 
      덥다덥다할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여름더위도 당분간 지나가게 된다. 우리 연변은 8. 15만 지나가면 날씨가 매우 시원해진다. 8월8일이 립추다.
   올해도 무더운 여름을 잘넘겨 보낸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고 시원한 가을을 맞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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