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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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갈이 가세
2020년 05월 06일 11시 05분  조회:986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밭갈이 가세
 
   손바닥만한 뙈기  땅이라도 밭갈이가 필요하다. 밭을 갈아 번져야 땅이 폭신폭신해지고 수분을 먹을수 있는데 그래야 종자 발아에 유리하다. 맨땅에다 종자를 넣어서는 농사가 잘되지 않는다. 곡식이건 채소건 밭고랑을 따라 북을 돋구어줘야  뿌리가 튼튼해지고 대가 건실하게 자라날수 있다.
 
   전에는 밭갈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소가 한다고 생각했다. 보통  대전밭은 소두마리로 밭갈이 해야  한다. 한마리로서는  그많은 밭을 감당해낼수 없기 때문이다. 소나 말을 역축(役兽)이라고 하는것은 일하는 짐승이라는 말이다. 그당시 소나말은 선진생산력이였다.  몇사람이 해야 할일을 소 한마리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밭갈이 하려면 농부의  팔기운이 세야 한다. 보습이 너무 땅에 박히면 소가 힘들고 너무 옅으면  땅을 번지지 못한다. 이런것을 모두 농부의  팔뚝으로 조절해야 한다.
 
   재미있는것은 농사군과 소의 대화다.
    "들어서 들어서"
    "이랴 가자 가자"
    "올라서 올라서"
 
  소가 무슨 사람의 말을 알아듣겠냐만 농부는 자기로 말하고 자기로 웃고 성내며 진종일 소와 같이 일한다. 그러면서 고된 로동에서 해탈되려고 노력한다.  농사일은 어느 한가지가 고역이 아닌것이 없다 .
 
   시대의 발전과 더부러 지금은 부역소가 가본상 소실되였다. 왜냐하면 생산효률이 낮고 또 소사양 할려면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릴때 신문방송에서는  네가지현대화를 건설한다고 선전하였다. 그중에 농업현대화가 있는데 현대농업은 또 원전화 수리화 기계화가 있었다. 기계농사를 보급하자던 념원이 지금 많이 현실화 되였다 .  농사 짓는 집이라면 기본으로 경인기 한대 정도는 갖춰져 있다.
 
   왕년에는 밭을 부치는 친구가 밭갈이를 도맡아 해주었다. 때가 되면 친구가 녕파에서 생산한 네바퀴 뜨락또르를 몰고 와서 밭갈이를 했다. 그런데 올해 그친구가 출장중이다. 밭갈이도 철기가 있다. 요지음 해야하는 상황이다.   우리 동네에는 미국에가서 한 20년 일하다온 친구 형님이 있다. 형님으로 말할진대 위로는 나의 누님과 동창이고 아래로는 나와 형님동생은 친구사이다. 내가 형님을 찿아 이야기 했다.
"형님. 사간나면 내 밭갈이 해주오"
"응 . 그래마"
형님은 흔쾌히 받아 주었다.
 
   15마력짜리 경인기에 보습을 메웠는데 힘이 좋았다. 한참 일하는 모습 보았는데 원통 밭고랑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걸 가르켜 밀잡이라고 한다.  그래서 물어 보니 밭을 더 부드럽게 하려고 먼저 밀잡이를 하고 나중에 다시 밭갈이 하겠다고 했다. 너무도 감사한 일이였다. 그저 대충해줘도 뭐라고 할 사람 없는데 형님의  진심에 감동되였다.
 
   나는 경인기 뒤따라 다니며 돌맹이를 줏어 내였다. 그러면 동서내외간이 그 돌맹이들을 차에 실어서 밖에 내다 버린다. 우리 밭에는 원래 돌맹이가 없었는데 몇해전 수도공사를 하면서 돌맹이가 많이 나왔다. 보일때마다 주어 내니 땅이 부드럽다. 검고 부들부들한 땅 이런 땅을 가르켜 땅 힘이 세다고 한다. 무엇을 심어도 잘 된다. 거기에  또 몇해 전에 친구가 유기농 비료 몇차를 실어다 내였다. 비옥한 땅이다.
김소월의 시 한구절이 떠올랐다.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일본놈의 통치하에 땅 잃고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심정을 잘 보여주었다. 나는 보습대일 뙈기밭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일이 거의 끝날 무렴 동서가 목탄 불을 짓피였다. 형님이 수고 하셨는데 맥주에 양고기뀀을 대접할려고 말이다. 형님은 맥주도 얼마 마시지 않았다.
 
   소뿔은 단김에 빼라고 오늘 손을 대였던 김에 옥수수 파종까지 마무리 할 참이다. 무슨 일이나 집적 해봐야 한다.  전에는 친구가 파종해주니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였다. 형님의 옥수수파종가를 가져다 한참 봐도 종자를 넣는 곳과 비료를 넣는 곳을 찿지 못하겠다. 물어 보니 이 파종가는 종자만 넣게 된것이라고 한다. 아참 원래 이런판이였구나.  
 
   나는 차를 운전하여 소영촌에가서 파종과 시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파종기를 가져 왔다 . 기계농사라 얼마 안되여 파종도 마무리 했다. 기계가 하니 말이지 호미로 자리를 찍고 씨앗을 넣고 밟고 하자면 원간히 품이 가는 일이 아니다.
 
      요 며칠은 누구를 찿아 밭갈이 할가고 걱정도 했는데 오늘 형님덕에 밭갈이 끝냈으니  한 시름을 놓았다.
   전통적인 우애는 이렇게 이어  온다. 부모들끼리 사이 좋으면 자식들 사이도 좋고 형님네끼리 사이 좋으면 동생들 사이도좋다.
 
   뭐나 내가 잘나서 대접받는다고 생각 말고 모두 우리 부모 형님 누님들이 잘 해주었기에 내가 덕을 본다고 생각하자. 그러니 자식을 위해서라도 내가 허투로 남을 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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